스케치 연습 100일 남짓에 돌아보다

가끔 쓰고 종종 읽으며 매일 그리다로 바꿔야 하나

by 가가책방

2018년 12월 26일로부터 벌써 100일 넘는 날을 보냈다.
시간은 가고 남은 건 60장 정도 되는 스케치.
몇 장은 내 손을 떠나 주인에게 갔고 갔어야 할 몇 장은 건망증 탓에 아직 내 손에 남았다.

죽기 전까지 무소유가 가능할 듯하지 않은 나이기에 그나마 부피가 적은(종이 중에서도) 종이를 소유하기로 한다.

매번 끝낸 스케치를 올리는 데 시큰둥해지고 말았는데 이유라고 하면 이유가 또 있다.
어제였나 그제였나 싶은데 한 100일 넘게 연습을 계속했으니 처음 스케치와 지금 스케치가 퍽 다를 거라 생각 하고는 처음 스케치부터 전부 넘겨봤다.

조금 서운해지고 말았는데 처음이나 지금이나 말 그대로 '눈에 띄게 나아진' 증거를 찾지 못한 탓이다.

역시 드라마틱한, 그야말로 일취월장이라 이름 붙일만한 발전은 만만한 게 아니구나 하는 현실을 새삼 실감했달까.

실망했다거나 스케치가 질렸거나 재미 없어진 건 아니다. 여전히 재밌고 더 오래 그리고 싶고, 더 많이 남기고 싶은 욕심은 가득하다.

그럼에도 욕심은 욕심이기에 적당히, 되도록 오래, 꾸준히 스케치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잃지 않고 지켜나가려 한다.

그러고 보면 눈에 확 띄게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지도 않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지도 않으면서 괜히 서운해했구나 싶다. 서운할 일이 어지간히 없었던 모양인데 그거 참, 얼마나 과분한 서운함이었나.

스케치를 마저 끝내고, 문학 스케치 한 장을 남긴 게 그제와 어제. 오늘은 다른 공간을 스케치 하기 시작했다.

나는 보고,
나는 그리고,
나는 기억하고,
내가 사라진 대도,
스케치는 여전하지,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나 아니고 내가 없어도,
기억 속 모습은 여전하니,
이 즐거움 얼마나 기이한가.

100번째쯤, 다시 돌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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