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SH, PUNCH

냥냥 펀치가 우습니?

by 가가책방

가가책방에서 가가C입니다.


오늘 아침 문득 벤치프레스에 얽힌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제법 오래된, 10년도 지난 일인데 아직도 그때의 기분이 생생해서 조금 놀랐어요.


어떤 기억이냐 하면요.

뜬금 질문 : 벤치프레스 몇 Kg 들어 올리세요?


나름 근력이 강하다고 생각하며 살던 시절이었습니다.

우연히 체력단련실을 발견했죠.

거기에 벤치프레스도 있고요.

'한 번 해볼까?'


여유롭게 등을 대고 누워 철봉을 쥐고 으쌰 힘을 줘봤습니다.

안 움직이더군요.

'응?' 싶었어요.

몇 번 더 끙끙거려봤는데 부들부들 떨리기만 하고 조금 움직이는 듯하다 마는 거였습니다.


'흐음'

상황이 예상과 다를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저질렀죠.

원인, 이유를 밖에서 찾아서 핑계 삼고자 한 거죠.

양쪽에 달려있는 철판 무게가 의심스러워 한참 살펴보고 더하고 빼봤어요.

결과는, 5Kg을 줄였더니 들어 올릴 수 있게 되더군요.

평균적으로 얼마쯤 드는지 몰랐지만 뭔가 터무니없이 허약한 편에 속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의기소침해지고 말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중량운동을 좋아하지 않고, 헬스는 커녕 역기도 들어보지 않았죠.

아령이 있긴 하지만 뭔가를 눌러 둘 때 더 많이 쓰지 운동에 쓰는 일은 거의 없었고요.


쿨하게 잊어버려도 좋았을 텐데 지금까지 기억하는 건 역시 그때 입은 마음의 상처가 아직 남은 거겠죠.


벤치프레스 얘기가 좀 길어졌는데 벤치프레스를 생각한 건 '밀어내기' 혹은 '밀기'에서 시작해 관계를 돌아보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벤치프레스가 약한만큼 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부담스럽거나 싫은 상황을 현명하게 밀어낼 줄 몰랐구나 싶어서요.

그리고 하나의 질문과 재회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잘 밀어내고 있는가?"


예전처럼 끌려다니는 일이 없도록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게 혹시 다른 실수로 이어지거나 하지는 않는지 생각하게 된 거죠.

Push가 Punch가 되어버리는 일은 없었을까, 돌아보면서요.


냥이와도 거리가 중요하다

길냥이, 다정이는 엄마와는 무척 다정하지만 아직 사람을 경계합니다.

그래도 가끔씩 장난을 받아주기도 하는데요.

한 번은 손가락으로 장난을 하다 냥냥 펀치를 얻어맞았어요.

냥냥 펀치 본래의 기능을 잊어버리고 귀엽고 살살한 펀치를 상상하다가 찔끔 피를 보고 말았습니다.


다정이는 본능에 충실했으니 잘못이 없죠.

다만 거리 조절에 실패한 제 책임이 있을 뿐이었어요.


Push는 목적성 없이 무작정 미는 느낌이라기보다 어떤 목적, 방향, 의도를 실현하기 위한 행위라는 느낌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능숙하고 적당한 Push는 관계에서도 일에서도 도움이 될 듯하고요.

Punch가 되어 상대를 상처 입히거나 충격을 주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면서요.


그러고 보니 푸시업은 잘했는데 왜 벤치프레스는 못했을까 싶은 생각이 문득 떠오르네요.

Press를 싫어해서 그랬을까 싶기도 하고.(팩트는 대흉근 등, 근육이 약한 거겠죠)


벤치프레스를 생각하고 관계를 생각하고 냥냥 펀치를 생각하면서 오전을 보냅니다.

오늘도 더울 예정일 텐데 더위 잘 밀어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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