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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가책방 Oct 27. 2022

기계적 알림과 기계적 글쓰기와 기계적 기록과 기계적,,

소모하는 글쓰기와 소유하는 글쓰기

글쓰기란 내게 일종의 감각적 행위다. 

감각이 이끄는대로 이리저리 내딛다 보면 어느새 하나의 글이 만들어지는 일들을 오래 보고 겪어왔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당연하게 여기게 됐다. 쓰는 건 당연하고,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지고, 사라지는 건 다시 돌아오지 않으며, 돌아오지 않는 건 없던 것과 다르지 않게 된다고, 글쓰기는 필요가 아니라 생활, 호흡처럼 하는 거라고. 


 숨을 쉬지 않고 살 수 없는 것처럼 글을 쓰지 않으면 좀이 쑤셔서, 죄책감마저 느껴서 쓸 수 밖에 없던 나날이었다. 그러나 글쓰기는 숨쉬는 것과 전혀 무관했다. 수십 일 동안 단 한 글자도 끄적이지 않았건만 여전히 잘 숨쉬고 잘 먹고 잘 잤다. 오히려 전에는 엄두도 못내던 심심풀이들에 시간을 흥청망청 쓰는 데 익숙해졌다. 잘 맞는 옷, 딱 맞는 옷, 이 옷 아니면 입지 못할 옷이라고 생각했던 글이 사실은 악세사리에 불과해서 오히려 거추장스러워진 듯 느끼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사이에 콩나물이 끼어있는 것처럼 그 존재감은 확고하고도 커서 쓰는 일은 미뤄둔 숙제, 언젠가 치러야 하는 홍역 같은 일로 남아있다.


 제목은 별 의미 없이 그냥 기계적으로 적어봤다.

기계적 알림이 60일동안 글을 쓰지 않았음을 알려왔고, 상투적이긴 해도 내 글이 보고 싶다는 말이 밉지는 않아서, 생존 신고처럼, 기계적 알림에 맞춰 짤막한 기록을 남긴다.


 나는 지금 제주도, 사람들을 만날 준비를 한다.

사람들이 만나는 모습을 보고 기록할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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