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가책방 Jan 06. 2016

우리는 미워함으로써 미움을 키운다

제 <불안>을 소개합니다

<불안>을 손에 넣기 위해 좌충우돌 치닫다


오늘 저녁은 몹시 바빴습니다.

하나, 지하철을 한 시간은 탔습니다. 마침 4호선 열차 고장으로 30분이면 갈 거리를 50분 걸려 갔기 때문입니다.

둘, 버스를 20분쯤 탔습니다. 환승을 하고 싶었으니까요.

셋, 2킬로 미터쯤 걸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군요.

넷,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거의 원샷했습니다. 급하게 이동해야 했거든요.

다섯, 10시가 넘어 귀가했습니다. 좌충우돌의 결과물이었지요.


이 모든 분주함과 좌충우돌, 방황의 원인은 단 하나였습니다.

바로, <불안>을 손에 넣기 위해서였지요.


보통 사람들은 불안에서 멀어지려고 하기 마련입니다.

왜냐, 불안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기꺼이 불안을 자처합니다.

왜냐고요? 불안하기 때문이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스스로 자처해서 불안을 손에 넣기 위해 2시간 가까이 여기저기  좌충우돌했던 겁니다.


결국, 좌충우돌 치달은 보람으로 <불안>을 손에 넣었습니다.


제 불안을 소개합니다.


예상대로인가요?


네, 저는 이 <불안>을 손에 넣기 위해  좌충우돌했습니다. 

급하게 읽어야 할 일이 생겨서 이 책을 찾았으나, 제가 가지고 있는 한 권은 고향 집 책장에 박혀 있지요.

어쩐지 카페 몽실에서 본 것 같다는 생각에 여쭙지도 않고 찾아갔지만 없더군요.

여기가 제 좌충우돌의 시발점이었습니다.


이 불안을 손에 넣기 위해 제가 시도한 것들을 적어보겠습니다.


1. 낙성대 흙서점에서 찾아본다. 없더군요. 사장님께서 인기 있는 책이라 금방 팔린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2. 낙성대역 주변의 서점, 문의 결과 교재만 판다고 하더군요.

3. 사당역 반딧불 서점, 재고 0.

4. 신림역 반딧불 서점, 재고 0.

5. 교*문고 신도림 센터, 영업시간 9시 30분까지.

6. 알리밥 신림점, 재고 3.


어디서 손에 넣었는지 아시겠지요? 

네, 마지막 순간에 번뜩하고 떠올린 덕분에 영업 종료 5분 전에 구매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전까지 정말, 오랜만에 땀나도록 달렸네요.


불안을 손에 넣었건만 불안하지 않다는 게 참 묘합니다.

불안은 불안으로부터 멀어지려고 애쓸 때 오히려 그 기세를 떨치는 모양이에요.


불안을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받아들이고, 이해할 때 불안이 우리 삶에 드리운 그늘도 거두어지는 게 아닐까요?


오늘 좌충우돌을 통해 얻은 자그마한 깨달음이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것을 미워함으로써, 그 미움을 키운다."

이해합시다. 조금 더 깊고 넓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