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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희태 Mar 21. 2019

밤잠 설치며 쓴 메일이 연기처럼 사라지고



 밤잠 설치며 쓴 메일이 연기처럼 사라지고        2011.01.25



  어제는 잠자리에 들어 잠을 청해 보았지만 잠이 안 오더군요. 그래서 당신께 안부의 메일을 작성한 후 마지막으로 보내기를 눌렀다고 생각했는데 무언가 잘못 눌러져 순간적으로 화면이 싸악 사라져 버렸답니다. 아무리 찾아도 다시 나타나지 않는 화면을 야속해 하며 그냥 잠을 청해야 했습니다. 

이제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다시 소식을 적었습니다.


 요즘은 매일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는 기온이라 이제 어지간한 추위에는 면역이 생긴 것인지 견딜 만 하지만, 이것도 우리 집 마루의 연탄난로 때문에 매일을 따뜻하게 보내는 게 큰 도움이 되어 주는 것 같습니다.


퇴근길에 한강을 보니 얼어붙은 강물 위로 눈이 내린 것이 새 하얗기만 하더군요.


 엊그제는 서울에 눈이 6센티가 왔다 했지만 우리 동네에는 10센티 정도는 되어 보이게 실팍하게 왔답니다.


그 바람에 눈을 쓸고 염화칼슘 뿌리기를 다섯 번이나 했지요. 큰 애는 쓸고 나는 삽으로 치우고, 늦은 밤까지 한 것이지요.

하기야 앞집 사람들이 장기간 외출로 어디를 갔는지 아무도 나와보지 않아서 언덕 아래까지 둘이서 모두 치우느라 그리 된 것이지요.

결국 염화칼슘도 우리 동네에는 다 떨어져 동회까지 가서 가져와 뿌려 주었지만 정말 고생한 보람은 있더군요

아침 출근길에 편한 마음으로 대문을 나서며 우리 집 앞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미끄럼 걱정을 안 하게 되어 기분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요.


 오늘 뉴스에서는 석해균 선장 가족 <부인과 아들> 그리고 우리 의료진이 오만으로 저녁 무렵에 출발한다고 하더군요

 혈소판이 모자라 수술이 연기가 되었다고 하고 회사분들이 헌혈을 한다고들 하고 아무튼 치료를 빨리 받아 하루빨리 건강 회복하시기를 기도해 봅니다.


작전중 사살된 해적들의 시체는 소말리아에 넘기고 생포된 해적은 우리나라에서 법의 심판을 받게 되나 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그 어떤 협상도 해적들과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아침 출근할 때 당신과 둘째를 위해 묵주기도를 바칩니다.


 오늘 반모임에 가니 외양간 3층, 누군지 아시지요? 전 구역장이셨던 임요한/카타리나 부부 말입니다. 그분들이 당신의 안전항해를 위해 기도를 드린다고 하더군요. 모두 기도 해주고 계시니 주님께서 그 기도 들어주시어 편안한 항해가 될 것을 믿습니다.


 보이소 그래도 조심 또 조심하셔요. 아시지요 지금 우리 마음을? 

늘 당신과 둘째가 가는 길 주님 함께 하시고 지켜주시어 편안한 항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 합니다.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매사에 감사하며 늘 기쁘고 즐거운 나날이 당신과 함께이기를 바라면서 당신을 그리워하는 율리안나가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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