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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희태 Jun 13. 2019

잊힌 사고는 또다시 되풀이된다

세월호 추모공원을 생각해 보는 이유이다.

 이 사진이 텔레비전 방송으로 비치고 있을 때만 해도 나는 모든 사람(승객)들이 다 구조되었다는 방송 멘트를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세월호의 사고로 인해 대한민국의 모든 산하와 그 안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심한 경악과 실의를 받아가지게 되었습니다.


더하여 자기혐오에 빠져들게 하는 무거운 사회적인 분위기에 짓눌려 주춤해진 모든 활동 속에 지난 40일을 움츠리며 살아온 셈이다. 


 며칠째 줄어들지 못하고 있는, 16명이란 실종자의 숫자가 아직 남아있어 힘든 수색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기에 얼마나 더 무기력하고 허탈한 사회적인 분위기에 머무르는 생활을 이어가야 할지 걱정 또한 늘어가고.....


 모든 구조 여건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형편이기에 조바심을 가지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유가족과 온 국민의 생활 활동은 계속 크나 큰 위축 속을 헤매고 있다.


 그간 너, 나 할 것 없이 우리 사회가 이 사건에 대응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너무나 많은 잘못된 관행과 시행착오가 그 사고 안에 숨어 있었던 것이, 한 가지씩 표면으로 드러날 때마다 그 어처구니없는 행태의 괘씸함에 대한 분노로 인해 우리 국민은 결코 편할 수 없는 매일을 살아온 것이 아닌가?


 그러나 이제는 무기력한 슬픔에서 벗어나야 할 때를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몸과 마음을 가다듬으며 일어나 새롭게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이번 재난이 우리 모두에게 준 커다란 교훈을 갈무리하여 두 번 다시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게 정신을 차릴 기회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지금 세월호 사고로 인해 세상을 떠나신 분들을 위한 분향소가 전국적으로 설치되어 있어 많은 조문객이 진정 안타까운 마음에서 그곳을 찾아 조문 애도를 계속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그런 사고를 내게 만든 모든 것에 대한 분노를 삭이기 위해 그곳을 찾은 사람들도 꽤나 있음 직해 보인다. 


 조문 참배객 숫자가 2백만을 넘어서고 있다는 뉴스를 전해 들으며 이렇게 조문 행렬에 참여만 할 것이 아니라 더하여 뭔가 달라야 하는, 아니 달라져야 하는 전 국민의 의지를 보여주고 관철하기 위한 방안에 동참하자는 말을 이제 조심스레 해 본다.


 지금껏 이 땅에서 어떤 대형 사고가 났었을 때를 되돌려 반추해 보면, 사고 당시에는 사고를 둘러싼 여러 가지  감정적인 분위기까지 겹쳐져 떠들썩하니 들끓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 싶게 조용히 망각의 세계로 모든 걸 떠나보내주는 식으로 지내왔다는 느낌이 너무나 새삼스럽다.


 불에 올려놓자마자 즉시 끓어오르고 내려놓으면 그냥 식어 버리는 양은 냄비 같은 얄팍한 근성과 너무나 닮아있는 우리네의 사회적인 기질은 어떤 사고의 유발 방지나 사고 뒤처리 조치에 표 나게 도움이 되질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나 혼자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라 감히 우겨 본다.


 그러기에 나는 이번 사고는 여전한 냄비근성을 꼭 벗어나서 가장 합리적으로 순탄하게 매듭짓는 뒤처리로 마무리 지으면서도, 더하여 이번 사고에서 억울하게 숨진 모든 이들의 못다 피운 한도 풀어 주고, 아울러 이 일을 역사에 길이 새겨주어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비슷한 재해를 예방할 수 있게, 우리의 후세들이 계속되는 경각심을 갖도록 만들어 주는 완결된 후속조치가 이어지길 바라는 것이다.



그 후속조치의 방향을,


 1. 사고 희생자들이 당한 사고의 자세한 상황을 찾아 밝힌, 설사  남은 자들의 부끄러운 치부를 드러낸 내용이 담기게 되더라도, 정직한 진실을 담은 위령비를 세운다.


2. 사고 선박을 인양 후, 사고 당시를 정확히 알려 줄 수 있는 상황을 재현시킨 해양박물관으로 만들어 육상에 연계된 안전한 구조물로 건설한다.


3. 주위에 인접한 필요 구역을 공원화하고 안전교육장, 숙박시설도 갖춘 다목적 메모리얼 파크로 만든다..


 이로써 그 기념공원을 후세를 위한 안전교육장을 겸한 수학여행지로도 활용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어졌으면 바라는 마음이다.


수힉여행을 위험시하여 무조건 금지하는 것보다는 안전한 수학여행지를 만들어주며 학창 시절의 꿈도 키워줄 수 있게 하는 것이 좀 더 앞서 나가는 사고방식이 아닐까요?


 미국은 "진주만을 잊지 말자!(Remember Pearl Habour!)"라는 구호가 국민들의 정서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게 하였고, 태평양전쟁이 발발한 하와이 진주만에다 피습 당시 당했던 전함(애리조나호)을 피습당한 형태로 둔 채 전시하여, 전쟁의 비참함과 아픔 그리고 앞으로의 전쟁은 막아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기념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목표하는 바의 의미는 조금 다를지라도, 후세에 알리어 경종을 울려주며, 바른 역사를 알리려는 의도만큼은 다를 바 없다고 믿어집니다.


 "세월호를 기억하자"는 구호를 가진 기념 공원을 출현시켜, 그곳에서 참신하게 진행될 교육이나 안전훈련 등의 기회를 만들어서, 이 나라의 기성세대가 갖고 있는 욕심과 안전불감증을 개선해 줄 수 있는 젊은이의 풋풋한 요람이 되었으면, 간절히 고대하는 마음이다.


아울러 이번 참사에서 억울하게 생을 접어야 했던 모든 이들에게 다시 한번 더 명복을 빌며 이들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게 마무리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잊힌 사고는 또다시 되풀이된다.>는  이야기가 너무나 마음에 걸리는 요즘입니다.  2014년 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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