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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희태 Aug 16. 2019

또 한번의 해난 소식

어선 501오룡호의 침몰 소식을 접하면서

금년들어 또 한번의 커다란 해난사고의 소식을 우울한 심정되어 뉴스로 듣는다. 


<사진출처: mbn> 사고는 좌초가 아니고 과도한 침수로 인한 전복,침몰로 여겨진다.


 지난 12월 1일 오후 2시경에 러시아 서 베링해의 어느 구간에서 어로작업을 하던 OO산업의 명태 잡이 북양 트롤선인 1700톤급 501오룡호가 침몰하였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아아! 또 많은 사람들이 불귀의 혼이 되어 그 바다에 잠들게 되었구나! 하는 지레짐작이 섬찟함을 동반한 슬픔이 되어 찾아 들었다.

 

 그곳은 겨울철이 되면 대낮임에도 햇빛을 몽땅 거두어 준 으스스한 날씨 속에 선수를 향해 회색의 멍석말이로 몰아치며 덤벼드는 큰 너울이 춤추며 일으킨 포말의 비산에 안타까운 눈길을 보내며 한숨을 삼키곤 하던 힘든 항해를 하던 해역 부근이기도 하다.

 혹시나 선체에 어떤 위해라도 가해줄까 조바심 치며 항해하던 그곳 베링해 바깥쪽의 겨울철 황천항해가 새삼 뇌리를 치며 떠 오르는 차가움 속에 듣게 된 참으로 애절한 뉴스다.

사고해역.  인터넷에서.


 침몰 당시 501오룡호에는 한국인 11명, 인도네시아인 35명, 필리핀인 13명, 러시아 감독관 1명. 이렇게 총 60명이 탑승하고 있었단다


 이렇듯 501오룡호가 조업과 관련하여 적법하게 작업을 하는지 여부를 지켜보려고 승선시킨 러시아 당국의 감독관을 빼고도, 많은 외국인이 함께 한 혼승선원으로 구성된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원양어선의 승선을 3D직종으로 인식하여 기피하는 속사정이 가장 큰 원인이리라.


따라서 어떤 면에서는 우리같은 일반 상선인 원양 외항선의 선원으로서 만나는 그곳 베링해의 열악한 기상 환경과 이번 사고를 당한 원양 어선의 선원들이 겪어야하는 혹독한 환경과는 좀은 다르다는 살핌이 있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나와 같은 상선 선원들에게는 모든 대양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3차산업의 일(물류의 해상로를 이용한 이동)을 완성하기 위하여 기필코 통항하는 통로로서 만나는 길이지만, 그들 어선 선원들은 그야말로 그곳에서 직접 그물질하고 낚시질하여 수산물을 포획 생산해내는 1차산업을 위한 뱃사람의 삶과 일터로서 그곳이 존재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사실 상선만을 타던 선원은 어떤 곳에서 황천을 만나면 빨리 그곳을 벗어나려고 열심히 달려야 하는 풍토 속에서 어느새 위험을 벗어난 곳에 다다르면 그를 기뻐하며 안도를 하는 환경 속에서 황천과 조우,이별을 같이 셈하는 삶을 산다.


  그러나 조업중인 어선의 경우는 좀은 다른 점이 있는 것이, 한번 어로작업을 시작하면 그 결판을 보기까지 어쩔 수 없이 그곳에 머무르며 닥쳐 온 황천과 사투 아닌 사투를 벌려야 하는 어려움을 가져야 하는 극한상황인 것이다.


조업중이던 어선이 선원과 함께 멸실되는 사고가 뉴스를 타게 되는 경우, 많은 일반 사람들은 왜 그런 황천이나 나쁜 환경에서 어로 작업을 강행하여 사고를 당했느냐? 는 식의 힐난하는 듯한 제3자적 코멘트를 뱉어내는데 이는 조금은 본질을 왜곡시킨 선입견 때문으로 여겨진다.


그들은 그 시간 그 장소에서 배가 파선하거나 침몰하리라고는 결코 생각지 않고 어로작업이란 자신들에게 주어진 험한 일을 마무리 짓고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만의 하나 출항 전에 기상 환경이 나빴다면 안전을 위해 출항을 미루는등으로 대처할 수야 있겠지만, 이렇듯이 어로작업에 이미 투입된 경우라면 어느 정도는 그일의 끝맺음 하는데 까지 작업은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베링해를 포함한 북태평양을 대권항법으로 수도 없이 항해하면서 갖가지 황천을 만나 고생하며 항해했던 옛기억이 아직도 생생하지만, 그들 어선은 그런 황천속일지라도 하고 있던 어로작업은 끝내야 피항을 위한 움직임에 임할 수 있는 그야말로 극한의 직업인인 것이다.   


 이런 배경으로 볼 때, 이번 사고에서 501 오룡호의 선장은 마지막 교신이 된 주변의 선박과의 통화에서 배에 끝까지 남아 있겠다는 의지를 보였는 데, 이는 자신이 퇴선에 합류하기 보다는,그 자리에서 배가 피항하여 떠날 수 있게 되는 끝까지 배를 포기하지 않고 헤쳐나갈 길을 모색할 결심을 가지고 있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이다.


 통상적인 관념으로 볼 때, 인간이라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숨이라고 꼽으며 세상살이에 임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따라서 사고 당시 그가 자신의 목숨과 가족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보았다면 결코 배에 남아서 마지막 순간까지 승조원과 선박을 위한 일에 전념하려는 결정을 택하지 못하고 배를 떠나려 했을 것이다.


그 최후의 순간에 오직 동료선원들과 배의 안전만을 생각하여 자신의 목숨은 도외시 하듯이 취한 그의 임무를 위한 책임 있는 행동에 숙연한 응원을 보내는 마음 가득하지만......,

비극적인 끝마침에 이르러 준 결말에는 너무나 애석함에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와중에 사고의 속보가 점점 늘어나면서 생각지도 안 했던 일이 발표되고 있다.  본선 선원들이 자신의 직무에 걸맞는 해기면허를 가지지 못한 형편으로, 즉 무자격자의 상태로, 승선근무에 임한  선원이 네 명이나 된다는 쪼잔한 관행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전을 도외시하고 있는 불감증이 아직도 제도적으로 이 사회에 남아있어, 소탐대실의 택도 없는 욕심을 부려버린 육상의 어리석고 한심한 작태라고 쯧쯧쯧 혀를 차기 전에 자격경감이란 합법적인 방법도 있기에 그에 준한 조치였으리라 짐작해 본다


 만약 그런 준법이 결여 된 불법적이고 무법적인 잘못이 크다면 당해 회사는 사고를 대비해서 미리 들어 두었던 보험에서 사고를 보상받을 보험금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도 당할 수 있으니..., 소탐대실이란 진리의 전형적인 케이스에 발목이 잡힐수도 있다는 짐작 또한 서글프다.


 처음 뉴스를 접하면서 이미 행방불명의 실종자로 분류 되신 분들이 살아남을 확률은 거의 전무하다는, 현장 상황을 지레짐작이지만 예상할 수 있는 나의 형편에선, 야속한 뉴스였지만, 그분들이야말로 뱃X이 아닌 뱃님으로 대접 받을  수 있는 <진정한 뱃사람>이라는 헌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 글을 쓰고있다.    201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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