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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바닥 리노륨 깔아 정비하다.

자체 정비 작업을 해 보다.

by 전희태
%BC%B1%C0%E5%B9%E6%BC%D2%C6%C4(9389)1.jpg 카펫트를 걷어내고 리노륨을 깔아 놓은 선장 사무실 모습



배를 건조하면서부터 선장 방과 사무실에 깔아 주었던 카펫이 너무 오랜 사용으로 먼지가 많이 나고 위생상 좋지 않다고 판단한 회사에서, 내가 승선하기 바로 전 항차에 모두 걷어 내도록 했었다.

그렇게 리노륨으로 바꿔 깔아 준 것 까지는 좋았는데 시공하든 친구들이 제대로 하지 않아 리노륨 장판이 서로 포개어진 채 씌워져 턱이 생긴 대로 작업을 끝내 놓은 상태였다.


그런 실내를 한 번씩 걷다 보면 그 겹쳐진 턱에 발이 걸려서 잠깐씩 넘어질듯 멈칫거리게 만드는 불편한 일이 자주 발생했다.

그때마다 그런 식의 시공을 한 친구들에 대해 속으로 욕을 해대며 짜증스러운 생각에 나라도 직접 나서서 고쳐 놔야겠다는 생각을 앞세우게 되었다.


그러던 중 바로 잡아주는 일을 하는 데는 아무런 거칠 것이 없었던 침실의 것은 얼마 전 칼을 들어 부풀어 올라 있는 부분을 적당히 잘라내어 평평하게 만들어 준 후 그 바닥 면을 본드로 붙여 주었다.

하지만 사무실 것은 붙박이 탁자를 일단 걷어내는 등 부대 작업이 수반되므로 차일피일 미룬 채 오늘까지 왔었다.


마침 아침의 툴박스 미팅 때 방바닥에 고정시킨 탁자를 안전하게 분리하는 방법을 알아내어, 리노륨을 완전하게 시공 마무리 짓는 작업을 시작하기로 맘먹었다.


드라이버를 빌린다는 명목으로 통신장을 찾아가 그를 이 작업에 끌어들이는 일에 착수하였고 결국 그도 탁자를 해체하는 걸 도와주게끔 만들어 좀 귀찮고 힘든 일은 타인에게 맡기게 했지만, 리노륨의 절단은 한번 해본 솜씨를 믿고 브리지 차트 룸에서 쓰는 푸로팅 차트용 긴 자를 가져다 대면서 직접 잘라내기를 실시했다.

아침나절 한 시간 반 정도를 그 일로 시간 보내고 나니 훨씬 번뜻하고 깔끔하고 흡족하게 처리된 방 안의 분위기가 되었다.


이제 날씨가 궂어지는 날, 바깥에서의 외부 작업이 취소되고 실내 미화 작업으로 바뀌어야 되는 그런 날이 있을 때, 리노륨 왁스를 칠하는 선내 청소 및 미화 작업을 하도록 유도할 일 만이 남았다.

그렇게 하여 내 방도 덤으로 왁스를 칠하게 되면 이 배를 타면서부터 머릿속에 들었던 불편한 일 한 가지가 해결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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