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정비 작업을 해 보다.
배를 건조하면서부터 선장 방과 사무실에 깔아 주었던 카펫이 너무 오랜 사용으로 먼지가 많이 나고 위생상 좋지 않다고 판단한 회사에서, 내가 승선하기 바로 전 항차에 모두 걷어 내도록 했었다.
그렇게 리노륨으로 바꿔 깔아 준 것 까지는 좋았는데 시공하든 친구들이 제대로 하지 않아 리노륨 장판이 서로 포개어진 채 씌워져 턱이 생긴 대로 작업을 끝내 놓은 상태였다.
그런 실내를 한 번씩 걷다 보면 그 겹쳐진 턱에 발이 걸려서 잠깐씩 넘어질듯 멈칫거리게 만드는 불편한 일이 자주 발생했다.
그때마다 그런 식의 시공을 한 친구들에 대해 속으로 욕을 해대며 짜증스러운 생각에 나라도 직접 나서서 고쳐 놔야겠다는 생각을 앞세우게 되었다.
그러던 중 바로 잡아주는 일을 하는 데는 아무런 거칠 것이 없었던 침실의 것은 얼마 전 칼을 들어 부풀어 올라 있는 부분을 적당히 잘라내어 평평하게 만들어 준 후 그 바닥 면을 본드로 붙여 주었다.
하지만 사무실 것은 붙박이 탁자를 일단 걷어내는 등 부대 작업이 수반되므로 차일피일 미룬 채 오늘까지 왔었다.
마침 아침의 툴박스 미팅 때 방바닥에 고정시킨 탁자를 안전하게 분리하는 방법을 알아내어, 리노륨을 완전하게 시공 마무리 짓는 작업을 시작하기로 맘먹었다.
드라이버를 빌린다는 명목으로 통신장을 찾아가 그를 이 작업에 끌어들이는 일에 착수하였고 결국 그도 탁자를 해체하는 걸 도와주게끔 만들어 좀 귀찮고 힘든 일은 타인에게 맡기게 했지만, 리노륨의 절단은 한번 해본 솜씨를 믿고 브리지 차트 룸에서 쓰는 푸로팅 차트용 긴 자를 가져다 대면서 직접 잘라내기를 실시했다.
아침나절 한 시간 반 정도를 그 일로 시간 보내고 나니 훨씬 번뜻하고 깔끔하고 흡족하게 처리된 방 안의 분위기가 되었다.
이제 날씨가 궂어지는 날, 바깥에서의 외부 작업이 취소되고 실내 미화 작업으로 바뀌어야 되는 그런 날이 있을 때, 리노륨 왁스를 칠하는 선내 청소 및 미화 작업을 하도록 유도할 일 만이 남았다.
그렇게 하여 내 방도 덤으로 왁스를 칠하게 되면 이 배를 타면서부터 머릿속에 들었던 불편한 일 한 가지가 해결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