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이 닦아 내는 일

둘러보면 주위 모두가 닦아내야 할 일들이지만...

by 전희태


DS0055(9624)2.jpg 선내 계단 통로의 벽에 누군가 시꺼멓게 손자국을 내 놓은 곳이 보인다.



혹시 손에 기름기를 잔뜩 묻힌 채 피치 못할 상황이라 계단을 오르던 중 배가 롤링이라도 해서 미처 못 가눈 몸을 바로 세우려다가 벽에 손자국을 낸 것일까?


그러나 통로 벽 아래 부분의 곳곳에도 신발 신은 발바닥으로 시꺼멓게 기름기가 배인 자국이 남겨진 걸 보면 꼭 그런 건 아닌 모양이다.

벌써 몇 시간 전에 그런 벽그림이 생겨났는 데 누구나 그걸 탓하기는 하면서도 스스로 닦아 내주지는 않고 있다.

하물며 그곳이 담당 청소구역인 청소 당번들조차도 외면하고 있는 그 상황을 보니 괘씸한 마음 그지없다.

이런 상황을 만날 때마다 우선 그렇게 만들어 놓은 작자를 위해 아리랑을 불러 주고 싶은 마음 굴뚝같다.

그러나 그렇게 저주(?)한 아리랑이 들려주는 노랫말처럼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나거나> 손이라도 부러지면 사실 그것도 배 안이라는 약점 때문에 더욱더 귀찮은 일로 남겨지는 부담이 되니 함부로 저주(?) 섞인 노래도 할 수가 없고...

하여간 괘씸한 마음이 들끓어 모두를 모아놓고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당신들이 매일 통행하며 보고 있는 계단 통로에는 낙관을 찍듯이 시꺼먼 손도장을 찍어 놓은 것이 있는데, 그것을 한 사람은 마치 제가 무슨 안중근 의사라도 되는 양 생각했는지는 몰라도 모든 이의 입 살에 오르내리며 욕이나 굉장히 먹지 않는다면 다행일 것이다.


이렇게 우리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만들어 놓은 더러움은 우리가 보고도 못 본 채 하고 있는 동안 우리의 뇌리에는 그런 상황이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은 당연. >이란 식으로 굳어 버려서 결국 우리는 더러움의 한가운데서 매일을 살아야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는 셈이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생활하면 되는 것을 마치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인 양 행동하면서 살아가는 때문에 이런 일은 개선되지 않는 것이라 믿어진다.

이제 우리 삶의 터전을 깨끗이 가꾸고 누구에게나 즐거운 우리 직장을 만들기 위해서 하여야 할 일을 생각해 보기로 하자.


첫째로 제일 먼저 그런 더러움을 만들어 놓는 일을 각자는 하지 말아야 하며,

둘째로 만약 더럽히는 일을 저질렀을 때는 즉시 닦아내는 일을 해야 할 것이고,

셋째는 일을 저지른 사람이 미처 치우지 못한 남은 부분은 그곳을 담당한 청소 당번이 당연히 닦아내고 쓸어 내도록 하자.


이런 일들을 할 때는 욕을 앞세우고 짜증을 섞어 가며 할 것이 아니라 좋은 기분으로 당연히 내 할 일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는 습관을 가질 때 우리들은 훨씬 더 자유롭고 기분 좋은 선상생활을 하며 인생을 즐기는 그런 사람들이 될 수 있다.

작은 하나의 일도 못하면서 어떻게 세상 일에 소금 같은 사람이 되고 남 앞서 나가는 삶을 살 수가 있겠습니까?

몇 사람은 나의 말에 공감하는 낌새를 보이지만 과연 어느 정도 개선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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