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Y POINT 부두에서의 첫 상륙

난바다에 말뚝을 박아 만들어진 돌핀 부두들

by 전희태

Hay Point 항의 도선사

E9(8233)1.jpg 윙브리지 데크에서 찍은 선미쪽 모습



상륙 시간은 지정해 놨지만, 화물 싣는 일을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선원들이 직접 나서서 몸으로 때워야 하는 일로 나타난 본선의 LINE SHIFTING을 위해 모두들 상륙을 잠깐 보류하고 작업에 투입되었다.


이곳은 부두 로더(LOADER)의 움직이는 궤도가 짧은 관계로 모든 선창에 짐을 싣기 위해서는 해치(창구)를 로더 궤도의 한계 안으로 옮겨주기 위해 배를 앞뒤로 움직여 맞춰주는 라인 쉬프팅이 필요한데 이 일이 선원들의 몫인 것이다.


육상 컨베이어의 작은 이상으로 예정보다 9번창 선적이 늦어져 마지막 작업을 그곳에 해 주고 난 다음 앞쪽 선창에 실어주기 위해서는 바쁘게 스턴 라인(후미 계류삭)을 감아 들이어 배를 뒤쪽으로 20 미터 정도 옮겨 주어야 하는 것이다.


새롭게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이미 오후 두 시로 미뤄놓았던 통차 시간이 다시 늦어지게 될 것이 빤해서 통신장을 먼저 내보내어 통차가 좀 기다려주도록 청해 놓았다.


30분가량 걸린 쉬프팅 작업을 끝내자 상륙자는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튀겨 먹듯이 부리나케 상륙 준비를 하면서 달려 나간다.


그래도 먼저 사람을 보내어 기다려 달라고 한 일이 먹혀 들어가, 통차는 우리를 싣고 나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통차가 우리들을 그렇게 기다리던 시간에. 먼저 타고 있던 우리 뒤에 접안하고 있던 배의 선원들도 같이 기다린 것이다.

인도 사람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여자들도 서너 명 있었는데, 선원이 아니라 그들 역시 동승으로 승선한 선원 가족들로 보인다.


그들을 기다리게 한 것에 미안한 감은 들었지만, 이곳에서는 처음 실시하는 상륙을 위해 최선을 다하여 배려해주고, 더욱이 동승한 가족들의 상륙할 기회를 만들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라 우리 때문에 기다려야 했던 그 외국 선원들에게 미안하면서도 이해해 줄 것이란 믿음을 가져본다.


그간 이곳을 처음 기항했던 십여 년 전 이후 다시 찾은 때가 여러 번 있었지만, 상륙은 처음으로 해보는 형편이라, 호주라는 땅이 생전 처음인 아내에게도 딱히 설명할 이야깃거리를 가진 게 없으니, 오히려 같이 관광을 나서게 된 형편이다.


통차가 떠난다. 그런데 통차는 또 한 곳의 부두에 더 들려서 그곳의 선원들도 태우고 나갈 예정이란다.


각각의 부두(돌핀부두) 쪽에서 볼 때는 배 한 척 길이 정도의 거리를 두고 서로 빤히 쳐다보이는 모습이지만 구조물로서는 이어지지 않은 별개의 돌핀 부두인 다림풀 베이 부두 쪽으로 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출입하는 찻길로는 한참을 돌아 나갔다가 그쪽으로 다시 들어가야 하는 경우로 그곳 부두 다림풀 베이 쪽에 접안 중인 선박 두척의 선원들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선원들 상륙을 위해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무려 세 시간 가까이 늦어졌지만 상륙은 이루어졌다.


시내에 가까워지며 통차 버스 창밖으로 스치듯 지나치는 누구나 볼 수 있는 한길 가에 있는 주택 마당의 풀장 모습이 너무 오픈된 것이 아닐까? 조금은 이채롭게 느껴진다.


처음 와보는 고장에 대한 한껏 기대에 찬 우리들이 한 시간 여를 달려가서 내려진 곳은 맥케이(Mackay)의 중심 가에 있는 SHOPPING MALL의 버스 정거장이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낚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