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는 사람 열이라도 도둑 한놈 못 당한다. 고는 하지만....
요사이 우리 선원들은 해상강도(해적) 출몰이 있었다는 통보가 없는 해역을 항해하면서도 만나게 되는 모든 항행 선박을 포함한 해상 구조물들을 확인할 때면, 예로부터 느끼며 지녀왔던 오랜만에 만나는 동료 선박이란 의미의 반가움이나, 처음 보는 모습에 대한 호기심을 표시하기 이전에, 혹시 우리에게 해코지를 할 수 있는 해적들과 관계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부터 하며 쌍안경을 들 만큼, 근래의 해상 환경에서 낭만은 저 멀리 가버린 각박하고 삭막한 지경에 이르러 있다.
이렇게 해상 환경이 어느 해역에서는 해적들이 들끓는 험악한 환경으로 변화한 주된 원인은 무엇일까?
그 이유를 우선 짚어 보고, 그간 해적 침입 방지를 위해 해보던 방안 몇 가지를 적어 본다.
1. 해적이 발생하는 원인.
첫째. 국가의 치안 공권력이 지방의 구석구석까지 미치지 못하는 정정(政情)이 불안한 나라의 해역과 그에 가까이 여러 나라의 국경이 맞닿아 있어 일사불란한 대처가 힘든 점이 많은 해역.
둘째. 그런 나라일수록 경제적으로도 피폐되어 실업자가 많아 먹고살기도 힘든 국민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어 그들이 해상강도의 풍부한 예비 원이 될 수 있는 곳.
셋째. 위의 두 가지 이유가 결합되어 그들 실업자 불량배 들 중에서, 평소는 치외법권의 권역으로 접근이 어려웠던 외국선박에 불법으로 침투하여 금품이나 물건을 훔치거나 탈취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경험과 인식을 가진 자들이 많아진 점.
넷째. 동남아에서의 예전 월남 패망 후 월남 난민인 보트 피플을 습 격하 여재 미를 본 불량배들이 보트 피플이 없어지자 약탈의 눈을 일반 상선이나 어선으로 돌린 점.
다섯째. 황금만능으로 팽배해진 세상 풍조로 인해 한탕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조악한 인간들이 늘어난 점. 그들은 모의하여 화물과 선박을 함께 탈취하는 기업형으로 발전하여 비밀유지를 위해 선원들을 모두 살해하는 악질적인 해적으로 까지 변질되고 있다.
여섯째. 내란 중인 나라의 반란군이 그들의 존재도 알리고 군자금도 우려내려는 의도로 자국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을 나포하여 인질극을 벌이어 합의금을 노리거나 직접 위해를 가하고 돈을 빼앗는 경우.
2. 해적의 유형.
① 몸을 파는 여자를 포함하여 배에 볼일도 없는 사람이 정박 중인 선박에 알게 모르게 승선하여 개인 방이나 휴게실 등에서 견물생심으로 금품이나 귀중품 기타 선용품을 훔치는 좀도둑 유형.
② 정박 중인 선박에 여러 명이 조를 이루어 주로 야간에 침입하여 화물을 포함한 선수 창고 등의 물품을 훔치거나 기부속 등의
선용품을 대량 반출하는 4~5 인의 떼를 지은 유형.
당직자가 약세이면 육체적으로 가해 당하는 수도 있다.
③ 연안 근처를 항행하는 선박에 빠르고 작은 스피드 보트로 몰래 접근 승선하여 선원들을 위협하여 주로 선장 방금고를 위시한 선원들의 금품을 탈취하는 좀 더 기동성이 있고 포악해진 해상 강도 형태의 유형.
이들에게 기선을 제압당했으면 반항하지 않음이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다.
④ 화물을 위주로 하여 선박마저 탈취하는 유형으로 이 과정에서 선원들은 모두 실종 처리되나 실제로는 살해당하는 가장 악질적이고 잔인한 진짜 해적의 유형.
⑤ 필리핀, 아프리카의 몇몇 국가 등과 같이 국가의 공권력에 대항하는 무장단체가 자신들의 힘이 미치는 부근을 항행하는 선박에 대해 불법적인 나포나 공격을 행하여 피해를 주는 유형 등으로 구분 할 수 있겠다.
들켰을 때 강도로 돌변하는 좀도둑에서부터, 칼등의 무기를 갖추고 떼를 지어 정박선이나 항해 중인 선박에 침투하여 강도로 행세하는 부류까지는 그래도 인명 피해가 없거나 있더라도 경미하다.
하지만, 고가의 단일 화물의 탈취를 노려 육상에서부터 추적 처리를 하여 그 화물을 선적한 선박까지 함께 탈취하는 과정에서 선원들을 모두 살해하는 극악한 무리에 이르면 해적이라고 그냥 부르기를 넘어선 부류이다.
더하여 국가전복을 꿈꾸는 반란군의 무장단체가 저들과 무관한 상선을 탈취하는 경우에 당해서는 본선 혼자 힘으론 거의 속수무책 일 수밖에 없다.
3. 해적 발생 빈도가 높은 해역/관할 국가
91년도부터 집계된 해적 발생건수의 3분의 2가 동남아 및 극동에서 있었는데 이들을 국가별로 보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그리고 중국 등의 국가이다. 그 외 아프리카 연안의 정정이 불안한 나라 인근 해역에서도 만날 수 있다.
4. 해적 예방 대책
1) 회사의 대책
회사는 먼저 본선이 배선되어 거치게 되는 모든 해역에서 과거 해적 발생이 있었거나 또는 있을 가능성이 높은 항구나 해역일 경우 그곳 해적의 종류를 분석하여 ①좀도둑형 ②칼 소총 등을 소지한 강도 ③ 기업형 해적 ④반군형 해적 중 어느 부류에 속하는가를 파악하여 그에 걸맞은 대응 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게 사전 대비/준비 상황을 본선이 이루어 낼 수 있도록 긴밀한 협조 연락 체제를 갖춘다.
2) 본선의 대책
① 본선이 해적 출몰이 빈번한 해역을 지나야 할 경우, 대체될 수 있고 안전항해가 가능한 인근 다른 항로를 개발하여 적극적으로 이용, 해적 피습의 회수를 최소로 줄이는 방안을 강구한다.
② 해적 출몰이 보고 되지 않은 연안 해역을 항해 중 일 때라도 만나게 되는 모든 미심쩍은 소형 선박은 우선적으로 해적선이라 간주하고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조심하여 지나치도록 한다.
③ 선내에서 외부로 통하는 모든 출입문은 안에서 잠그고 밖에서는 열 수 없도록 조치한다
3) 선원들의 해적방지를 위해 유지할 당직 태도
① 선원들에게는 어떤 종류의 해적들이라도 본선에 오르기 전에는 본선에서 미리 그들의 존재를 알고 대처하면 큰 사고 없이 끝나진 다는 점을 강조하여 적극적으로 예방 당직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별 이상을 못 느끼더라도 위험구역을 지나칠 때는 본선이 당직을 철저하게 잘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보일 수 있게 임하도록 한다.
② 위와 같은 마음 가짐으로 당직을 섰기에 무사항해가 이루어진 것이지 해적이 없어서 피습을 당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 교육을 한다. 사실 위험항로를 몇 번 지나다녀 봤지만 아무런 일이 없었으니 이번에는 괜찮으리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지게 됨이 가장 위험한 해적 방지에 불충실한 우를 범하는 일이다.
4) 유형별 대책
(1) 좀도둑형
① 본선의 현문 당직을 철저히 실시하여 필요 없는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한다.
② 현문 당직자와 당직사관 간에는 트랜시버로 승선자의 인적사항을 주고받아 즉각 처리한다.
③ 몸 파는 여자들이 올라오는 것을 금지시킬 것
(2) 정박 중 주로 야간에 침투하여 창고 털이를 하는 도둑형
① 일몰 두 시간 후부터 일출 한 시간 전까지의 시간대에는 당직자를 보강하며 필요시 현문을 들어 올려 봉쇄한다.
② 모든 창고는 철저한 잠금장치를 하여 잠글 것.
③ 호루라기, 트랜시버를 꼭 휴대하고 순찰을 할 것.
④ 가능한 해당국의 WATCH MAN을 사용하여 당직의 벽을 두텁게 할 것
(3) 항해 중에 침투하는 형.
인도네시아의 순다 해협, GELASA CHANNEL, 싱가포르, 말라카 해협 등의 위험지역을 항행할 때에는 최소 4인에서 그 이상의 숫자가 스피드 보트와 무기를 갖고 달려드나, 비밀리에 몰래 승선하려고 하므로 본선에서 그들의 승선하려는 의도를 알고 있다는 시위로 사전에 쫓아 버림이 상책이다.
① 기적. 등화, 서치라이트, 물을 쏟아내는 소화호스 등의 물건을 당직자가 사용하여 해적들이 침투하려고 접근하는 것을 미리 알고 대처하고 있다는 식의 시위를 하도록 한다.
② 선외로 출입되는 모든 개구부의 문은 선내에서 확실히 잠가 밖에서는 열수 없게 해 놓는다.
③ 공선일 때보다 만선으로 프리보드가 적을 경우 침투가 더욱 용이하고,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의 시간대에 가장 많이 시도하므로 이런 상황하에서 접근하는 모든 물체에 대해 철저한 사전 확인이 필요함. 그 접근 방향으로 서치라이트를 비추거나 방화 호스로 물을 뿜는 시위를 한다.
(4) 육해상에 걸친 조직을 가진 기업형.
우선 본선이 그런 해적들이 노릴 수 있는 사이즈의 선박 형인가? 화물도 또한 단일 종으로 고가의 화물을 선적했는가? 해적들이 준동(蠢動)하는 해역을 통항해야 하는가? 를 검토한다.
실종 처리되고 있는 텐유호의 경우는 알루미늄 괴를 선적하고 있었고, GLOBAL MARS호는 PALM유를 선적하고 있었던 점을 보면 이런 화물을 처분할 수 있는 육상의 범죄 망까지 갖고 있는 것으로 사료되므로 사실 이들에게 걸려들 경우 배를 탈취당하는 순간이 선원들의 목숨이 없어지는 순간이라 여겨지니 전 선원의 일심동체 적인 당직 태세가 요구된다.
① 선외로 출입되는 모든 개구부의 문은 선내에서 확실하게 잠가 놓는다.
② <본 통신문을 접수한 후의 후속 전문이 없을 경우는 해적에게 당하고 있어서라는 점을 밝혀둔> 즉시 발사할 수 있도록 필요 문구를 미리 작성 삽입해준 통신기를 언제라도 무선통신 발사를 할 수 있게 준비해 놓는다.
③ 기한이 지나 보관하고 있는 조난 경보용 조명탄들을 미리 준비해두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즉시 발사 시위하여 침투하려는 해적들의 침투 의지를 꺾도록 한다.
5. 결어(結語)
아무리 좋은 방안을 강구해도 <한 놈의 도둑을 열 사람이 막기가 힘들다>는 속담에서 처럼 해상에서 해적과 조우하는 경우 이들을 철저히 막아 내기는 난감한 일인 것 같다.
그러나 좀도둑 형이나, 돌변 강도 등의 형태인 해적은 본선에서 대처하는 위에 제시한 여러 방안에 따라 인명피해를 없도록 대처할 수가 있겠지만, 배와 화물을 모두 탈취당하는 경우에는 사고 후 선원들 모두가 생존해 있다고 보기가 어려운 실종의 경우로 나타나 선박 단독으로는 대처하기가 매우 어려운 심각한 형태인 것 같다.
따라서 해적들이 노리는 그런 화물을 싣고 해적들이 들끓는 그런 해역으로의 항해를 하지 않는 방법만이 해적 방지에 가장 좋은 방안이라는 답이 나오지만, 이는 상선의 할 일을 무시한 처사이다.
해적들이 그것도 실제 무기로 발포로 위협을 가하는 놈들과 대항해, 본선에 오르는 행위를 최후까지 저지하는 방법만이 해상에서의 유일한 해적방지의 현실적인 방법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상선을 무장시켜 운항하는 방법은 많은 한계점이 있고, 그럴 경우 대항하는 해적들의 무기만 더욱 화력을 보강할 것이 뻔한 일이므로 불가한 방법으로 보인다.
따라서 해적의 출몰이 빈발한 해역을 가진 나라들과 피해 선박의 실제적 당사자인 해운국들이 함께 IMO(주*1) 등에 모여 가장 타당성 있는 방안으로 이들을 퇴치시키는 일을 확정하는 범세계적인 공권력의 응집만이 이일을 해결하는 첩경이라 믿어진다.
주*1 : IMO(International MaritimeOrganization, 국제해사기구 (國際海事機構)
UN 산하기구로 이 기구의 목적은 국제 해운의 안전, 항행의 능률화를 위한 각종 제한의 철폐와 규칙의 제정, 선박의 구조·설비 등의 안전성에 관한 조약 채택, 해양오염 방지,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술지원 등이다.
또한 이 기구는 해운 문제의 심의, 정보교환, 조약의 작성이나 권고 등을 임무로 하고 있다. 조직으로 총회, 지역 총회, 해양환경보호위원회, 기술협력촉진위원회, 기타 하부 위원회, 사무국 등이 있다. 총회는 2년에 1회씩 열리며 활동 프로그램과 예산을 결정하고 위원회를 선출한다.
2002년 현재 161개 회원국이 있으며 37개 국제 정부기구와 61개 국제 비정부기구(NGO) 등과 협력하고 있다. 한국은 1961년에 정식 가입하였으며, 본부는 영국 런던에 있다.
***이 글을 쓰고 나서도 한참이 지난 21세기에 들어서며 새롭게 등장한 소말리아 해안을 중심으로 홍해 아라비아 해등에 준동하는 소말리아 해적들로 인해 지금은 온 지구상이 시끄러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