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Taboo가 여전히 상존하는 선상
예로부터 선내 생활은 징크스로 꼽히는 금기시 하는 게 많은 환경을 지녀왔다.
위험한 상황이 많고 주위와 고립된 환경이 그런 징크스를 양산한 원인이 되어준 거로 이해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런 징크스의 대표적인 것으로 선내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특히 브리지 등에서 휘파람을 불었을 경우, 상급자에게 욕을 듣거나 심한 경우 뺨이라도 한 차례 맞음직한 일로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은 휘파람이 세찬 바람소리를 닮았고, 때에 따라서는 위급을 알리려는 의도로 부는 휘슬 소리와도 비슷해서, 그런 것들과 혼동시키지 않기 위하여, 휘파람을 불면 원하지 않는 바람이 온다는 미신을 퍼뜨리며 존재시켜온 모양이라고 꽤 과학적인(?) 풀이로 나는 이해하고 있다. 세월이 흘러도 우리는 배운 대로의 경험을 존중하며 생활을 해왔기에 내가 생활하는 층의 건너편 방에 기거하는 사관들이 아무 때나 휘파람 부는 걸 들으면 옛날이 생각났고 또 신경이 곤두서기도 해서 그때마다 종종 속을 끓이곤 했다.
아마도 그 친구는 그런 금기가 예전의 선상 생활 중에 있었다는 사실을 이미 잊어버린 채 심심하면 휘파람 소리를 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제는 금기 중의 금기 사항이었던 <여성의 승선근무> 문호까지 활짝 개방된 시점에 누가 휘파람 정도 분다고 언성을 높이어 말릴쏜가? 하면서 그냥 지나치기로 해왔다.
인정해 주기로 작정은 했지만 아무 때나 느닷없이 들려오는 그 소리가 어떤 때는 쭈뼛하니 신경을 곤두세워주므로 그때마다 짜증 나는 심상의 표출 또한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언젠가는 배안에서 휘파람을 그만 불라는 말을 하여 볼까 하였다가, 별 것(?) 아닌 일로 얼굴 붉힐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과 쓸데없는 타부도 깰 겸 그냥 넘어가자 하는 되돌이 마음이 금방 들어서서 헝클어진 신경을 스스로 다독인 적도 몇 번 있었다.
사실 나의 마음이 안정되어 있을 때는 그런대로 괜찮은데, 어딘가 신경이 곤두서 있을 때는 그렇게 듣기 싫어지며 이런 이중적인 스스로의 잣대 또한 짜증을 증폭시키게 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진짜로 멋있고 매끄러운 음색으로 흘러간 노래라도 한 곡조 멋들어지게 뽑아줄 수 있는 실력의 휘파람 소리라면 나도 마음을 털어내며 환영도 해 보련만 목쉬고 김 빠진 것 같은 소음성의 휘파람 소리는 이젠 좀 그만 불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