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y Point 에 도착하다

Hydrographer passage 통항기

by 전희태


CA(3244)1.jpg 에메랄드 빛 때깔로 아름다운 호주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대보초)의 어느 곳.(인터넷에서 )


Hydrographer passage는 아름다운 호주의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대보초) 중간 부분의 섬들로 끊긴 깊은 곳을 항로로 이용, 호주 대륙의 해안으로 들락이는 바닷길 중의 하나이다.

출입구 부근에 있는 천소인 Blossom Bank 에는 등대가 설비되어 있지만 해발 높이가 너무 낮기 때문에 예전 GPS가 보급되기 전에는 가까이 근접하여서야 겨우 찾아내는 안타까움이 많았던 도선사 승선 구역이었다.


이번 항차는 태풍을 피하기 위해 늘어난 항정으로 인해 그곳 도착시간이 많이 늦어지었는데, 태풍과 멀리 헤어지고 난 후에도 새로운 ETA를 잘 유지하며 내려오다가, 그만 네 번에 걸친 주기관의 고압 파이프가 말썽 부린 것 때문에 결국 최초의 예정보다는 많이 지체되어 도착하였던 것이다.


호주의 유명한 산호초인 Great Barrier Reef (대보초) 사이에 난 뱃길 중 하나인 하이드로 그래퍼 패시지의 동쪽 도선사 승선 구역인 Blossom Bank 도착시간을 당초 예정됐던 오늘 아침의 06시에서 저녁 1530시로 10시간 정도 늦어진 것을 어제 낮에 최종적으로 대리점에 통보해주었는데, 그 시간만큼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채 도착되어 그나마 큰 다행이었다.


MNY TKS YR TLX WELL NOTED. WE CONFIRM HARBOUR PILOT WILL BOARD YR VESSEL FOR BERTHING AT 0130/10TH (AS PER FINAL ETA). PLS ENSURE TO ARRIVE AT THIS TIME. FAILURE TO ARRIVE AT THIS TIME MAY CAUSE CANCELLATION COST IE TUGS AND HARBOUR PILOT. Regards


통보후 받아 든 이 전문을 보더라도 만약 마지막으로 통보해준 시간이 다시 늦어졌다면, 미리 맞춰서 준비하게 한 도선사와 터그보트가 취소되고, 그에 따른 취소 경비로 경제적인 손실조차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로 인한 은근한 압력이 나의 초조감을 부추기고 있었는데 무사히 그 약속을 지켜내며 도착한 것이다.

계속 내편을 들어주지 않았던 날씨까지 어제 아침부터는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1530시에 Hydrographer Passage의 도선구 도착 예정이 순조롭게 이뤄졌던 것이다.


본선의 그곳 도착에 맞춰서 날아온 헬기에서 옮겨 승선한 도선사가 120 여 마일의 꼬불꼬불한 뱃길을 오후부터 한밤중을 꿰뚫은 열 시간 정도 열심히 도선하여 통과하는 동안 나도 옆에서 날밤을 새워 지켜보며 항해당직에 동참하였다.


목적지인 Hay Point항 도선구역에는 새벽에 도착하여 이번에는 항내 도선사가 보트로 찾아와서 아무런 기다림이나 지체 없이 그대로 Hay Point Sea Berth 돌핀에 접안까지 이뤄진 것이다.


접안이 끝나자마자 이어 올라온 대리 점원과 입항수속을 하느라고 쉴틈도 없이 서고 앉으며 계속된 걸음이 정말로 다리를 뻐근하게 만들어 힘들게 한다. 며칠간은 그 후유증으로 피곤할 것이란 예감조차 든다.


하지만 이미 무사한 항해로 마무리시킨 홀가분한 기분에서 마음은 한결 편해 있다. 수속을 끝낸 후, 아침 식사 시간 때까지 잠깐 눈을 부치기로 하고 침대를 찾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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