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미뤄지는 일항사의 교대.
지난 항차 연가 신청을 했다가 교대해 줄 사람이 없어 한 항차 더 계승해 달라는 회사의 요청으로 이번 항차도 근무하고 있는 일항사의 후임을 아직도 구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저녁 무렵 위성전화의 벨이 울리는 소리를 듣고 통신실로 가서 수화기를 드니 회사의 인력관리실이다.
-여보세요, D/S호 선장입니다.
-선장님 안녕하십니까? 다름이 아니고 일항사 연가 건 말인데요. 일항사 인원이 너무 없어서 교대자를 찾을 수 없군요.
-그럼 어떻게 할 건데요?
-일항사의 안전 교육 유효기간이 3 월로 끝나지는 것 알고 있습니다.
그 증서 뒷면에 보면 승선 중에 기간이 끝나는 경우 6개월까지 연장된다는 말이 있으니 그것대로 한 항차만 더 승선하도록 했으면 합니다.
하는 말이 흘러나온다.
-글쎄 지금 일항사가 더 타는 상황이 내게는 신경 안 쓰게 하고 편하게 해 주는 베테랑 일항사 이라 솔직히 좋지만…. 우선은 회사의 그런 상황을 본인에게 알리도록 하겠어요.
-그리고 아직 짐을 다 못 실어서 이번 4월 15일 경이나 되어야 입항이 가능할 걸로 예상합니다.
하고 알려주니,
-아 그렇습니까? 입항 시기가 그렇다면 다른 방법도 있겠는데요.
하는 말이 흘러나온다.
-그래요, 그럼 우선은 이 이야기는 보류해두기로 하고 결정되는 대로 알려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일항사 이야기는 그 정도로 마무리하며 기왕에 알려주는 것 다른 연가 신청자들의 이야기를 물었다.
-다른 사람들의 연가는 어찌 됩니까?
하니
-이메일로 보냈습니다.
하는 대답이 돌아온다.
-알았어요. 그럼 이메일을 열어보도록 하지요.
전화를 끊었다.
궁금증에 즉시 이메일을 열어보니 아직 교대자를 포함해서 연가자 들의 이야기는 들어있지 않고 다른 부서의 공문만이 들어있다.
나와의 통화를 끝내 놓고 이메일을 보내려고 하던 걸, 그냥 보냈다고 이야기한 것이던가 아니면 다시 조정해서 보내야 하는 입장이 되니, 이메일 송신을 중단시켰던지 하여간 그런 결과인 것 같은데, 보냈다는 말에 일어난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 밤늦은 할인 시간대에 통신하려던 계획을 바꾸어 즉시 열어 본 이메일의 통신 경비가 아깝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