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직업관
-자네는 군 면제만 필하고 나면 배 타는 일 떠나려 하는가?
솔로몬 해에 들어서 순항하고 있는 배의 브리지에서, 항해 당직 중인 3 항사에게 물었다.
-예, 육상근무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 얼마 정도 배를 타려고 그러는 데?
-일 항사까지는 해봐야 할 것 같아서 앞으로 4~5년은 걸리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그래, 그렇구먼.
잠시 생각할 틈을 주는 뜸 들일만한 시간을 준 후 다시 말을 건넨다.
-한데 자네는 현재의 생활이 내가 할 생활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건 아니겠지?
-예?
무슨 뜻이냐는 강한 의문을 표시하는 3 항사에게,
-사람들은 현재 속해 있는 상황이 자신에게는 과소한 일이거나 관련이 없는 일이라서, 스스로는 그곳을 벗어난 다른 큰일을 하여야 할 사람이라는 식의 엉뚱한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아서.... 혹시 자네도 지금 생활에 대해 그런 모양의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해서 물어보는 말 일세.
-아~, 예. 저는 안 그렇습니다.
-그래? 다행이라 여겨지는군 허허.
모처럼 긍정적인 의사를 보이는 대답에 웃음을 보내주었다.
-지금까지 만났던 많은 후배들 중에는 현재 자신이 위치한 자리를 인정하고 그곳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도 있지만, 때로는 그곳에 속 할 인재가 아니라든지 또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일이라는 식으로 빨리 그 자리에서 떠나길 원하는 사람도 종종 만났었지.
-................
대꾸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는지 3 항사는 가만히 있다.
-지금껏 보아온 결과로도 항상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일하던 사람들은 구태여 육상근무를 하겠다든가 이 자리가 어떻다는 둥, 불평 비슷한 말들을 하던 사람들을 제치고 육상으로 픽업도 되고 진급 역시 빨리 되는 상황이었음을 느끼고 있다네.
-..............
-배 타는 것이 자신의 일이 아닌 양 불평이나 하고 항상 배를 떠나겠다는 이야기나 하는 사람 들일수록 나중에 봐도 계속 배를 타고 있으면서도, 그런 식의 불평불만을 입에 단 생활을 계속하고 있더라는 말이지.
-..................
-결국 세상사 어떤 자리에 위치해 있던 그 자리에서 필요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곳 어떤 직책에 갖다 놓아도 역시 최선을 다하는 어디서나 필요한 사람이 되더란 말일 세!
-그리고 이건 지금까지 내 경험을 통한 사실을 두고 하는 이야기이라네!
3 항사는 표정이 좀 굳어지긴 했지만, 진지하게 생각에 몰두하는 표정이다.
-자네가 앞으로 어떤 곳에 있건 항상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현재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마지막 결과는 그렇게 자네가 베푼 것 이상으로 항상 자네에게 되돌아오게 되어있다고 나는 굳게 믿는 다네.
-그것이야 말로 공평한 세상에서 주는 보상일 걸 세, 한 것만큼 되돌려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잠깐 착각하거나 잊고 있다가 놓치게 되는 이들이 결국 실패하는 사람으로 되는 것이야, 언제나 현재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을 잊지 말고 실천하면서 승선 생활을 해 나아가길 바라기에 하는 말일세.
-예, 잘 알았습니다.
3 항사는 공손한 태도로 내 말에 수긍하며 따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자네도 마찬가지네.
마침 옆에서 같이 듣고 있던, 실습차 승선한 아직은 학생인 실항사에게도 한 말 보탰다.
-예, 잘 알겠습니다.
실항사도 수굿이 대답한다.
-자, 나는 내려갈 테니 수고들 하 게나.
-예, 편히 쉬십시오.
배웅하는 그들을 두고 좀은 엄숙해진 분위기의 브리지를 떠남은, 저들이 내 말을 속으로 삭여 보는 시간을 가져보라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브리지에 오르면 공식처럼 행하든, 차 한잔 얻어 마시는 일은 이미 끝낸 후에 있게 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