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손된 현문사다리

여러모로 아쉬운 안전사고

by 전희태
JJS_2539.JPG 현문의 Gangway(현문사다리)가 수납되어 있는 모습.

뉴캐슬항 다이크 부두에서 하역 작업 없이 대기하기 위해 접안을 했다.

우리 배가 선적 작업을 예정하고 있는 구라강 4번 부두에 있는 선착선이 일을 끝내고 출항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일이 내항에 들어가서 미리 시작된 것이다. 저녁 다섯 시면 출항이 되겠다던 그 배가 늦어지며 결국 우리의 쉬프팅은 명일 00시 30분으로 밀려났다.


다이크 부두는 뉴캐슬항에서 오래된 부두이지만, 항구가 커지면서, 구라강 석탄부두나 우든 칩(Wooden Chip)선의 부두, 철강회사 부두로 드나드는 배들은 꼭 지나쳐야 하는 바쁜 길목의 옆구리가 되어 버린 부두이다. 다른 부두로 가는 배들이 꼭 옆으로 지나가야 하는 곳이니, 배가 지나칠 때마다 천수작용과 웨이크 커런트 영향으로 접안선이 부두에서 떨어지려는 경향이 심해지는 곳이다. 혹시 계류삭이라도 느슨한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면, 갑자기 달려드는 그런 외력에 의해 그 자리에서 선박이 전후로 심하게 움직이어 계류삭의 절단이나 급기야는 어~어 하는 비명 몇 마디 질러보지도 못하고 선박의 유실로 인한 예기치 못한 사고까지도 염려되는 형편이다.

offsign.jpg 현문사다리를 통해 승선하는 인원들

항만 당국은 이런 계류 선박의 안전을 담보하려고 다이크 부두 옆을 지나는 모든 선박은 항상 초미속으로 통항하라고 항구의 내규 지침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 한밤 중의 쉬프팅 예정으로 대기하고 있는 중에 바로 우리가 들어가려고 기다리는 구라강 부두에 있던 배가 드디어 작업을 끝내고 만선한 채로 출항하였다. 그 배가 우리 옆을 빠져나갈 때 초미속으로 지나치긴 했지만, 본선을 전후로 약 5-6미터 가까이 뒤로 밀려갔다 밀려오는 일이 발생했다.


이런 소동 속에 결국 부두에 걸쳐 놓았던 갱웨이 래더(주*1)가 살짝 손상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냥 내려놓기만 했으면 될 것을 부두의 구조상 배가 부두와 좀 벌어진 상태이라 부두 출입을 위해 오르내릴 때 도움을 받으려고 AFT- SPRING LINE(주*2)을 잡고 있는 BITT(주*3) 에다 줄을 걸어서 현문사다리 하단 끝에 묶어 놓은 게 화근이 된 것이었다. 그 줄을 당겨서 사다리 끝단 스텝 부분을 부두 위로 접근시켜 승하선이 용이하게 만들었는데 배가 떠밀리어 뒤로 빠지면서 애프트 스프링이 긴장되었고 같이 묶여 있던 작은 줄도 함께 당겨진 것이다. 팽팽해진 묶은 줄을 빨리 사다리에서 풀어낼 수가 없으니 그대로 끌려가다가 어느 순간 그 힘을 이겨내지 못한 사다리의 발판이 휘어버린 것.


사람들이 승하선 할 때에만 작은 줄을 사용하여 편리와 안전을 도모하고 사용치 않을 때는 줄을 걷어 놓도록 했었는데 그 지시에 안 따르고 사용한 후 그대로 팽개쳐 둔 것이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 된 것이다. 사고의 전말을 알아 두려는 과정에서 누가 마지막으로 사용한 사람인가를 찾았는데 일항사의 지시로 일부러 묶어 주었다는 보고가 들어온다.


일항사는 이 부두의 특성을 아직은 잘 모르고 있는 처음 접안해 본 부두이건만, 나의 지시가 과잉의 대응이라 느꼈든지 상륙하고 들어오다 편리를 위해 묶어둔 줄을 계속 고정시키도록 당직자에게 지시했던 모양이다.

편리만을 위해 안전을 등한히 생각한 대가 치고는 큰 손실이지만, 그래도 급히 줄을 풀어주려고 사다리에 올라 있던 사람이 추락하는 등의 사고를 당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었다. 우선 사다리를 임시변통으로 쓸 수 있게 조치하는 중에, 기다리고 있던 쉬프팅을 도우려는 도선사가 도착했다는 보고가 온다.


주*1 : GANGWAY LADDER : 현문 사다리 선박이 부두에 접안하고 있을 때 육상으로 출입하기 위해 내려주는 사다리

주*2 : 선미에서 선수 쪽으로 나가게 잡아 놓는 계류삭

주*3 : 계류삭을 걸어 놓기 위해 부두나 배에 부착시켜 놓은 통상 원통 기둥형의 구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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