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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희태 Aug 31. 2017

내부 감사 수검을 받다.

어딘지 떨떠름한 마음을 갖게 하는 감사


  어제저녁에 승선해 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던 SQM 내부 감사원들이 오늘에야 승선한다는 기별에, 만 하루의 접안을 기다리는 시간을 내부감사 수검받는데 쓰도록 하여, 육지에 닿아 있는 시간들을 조금이라도 더 가족들과 함께 유용하게 사용하리라 가대했던 예정이 아쉽지만 어그러졌다. 


 그래도 오늘이 나마 통선을 타고 들어온다는 연락에 더하여, 교대 일항사까지 함께 들어온 다니, 현임 일항사가 제 때에 하선하여 선장 진급 B교육 코스를 무사히 받을 수 있게 되어 그나마 다행스러운 마음아 든다.


 기왕지사 뒤를 봐주기로 마음먹은 일이 어그러지는 게 아닌가? 약간의 조바심마저 가졌던 교대를 무사히 치를 수 있게 되어 한시름 놓게 된 것이다. 

 마침 도선사의 승선도 예정보다 시간이 당겨진 상태로 이루어졌고, 그렇게 부두를 향해 들어가는 동안, 내부감사 인터뷰 사항을 전임 일항사부터 받도록 감사인에게 요청하여 그대로 실시하니 교대차 온 일항사에게 선수 지휘를 맡기고 Y 일항사는 내부감사 일정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니 그만큼의 감사일정 단축이 가능해졌다. 


 사실 감사라는 어감상 느낌이 떨떠름하긴 하지만, 그것이 경제적인 일로 하는 상사들의 회계감사나 문책성 행사와는 그 내용이 다른 현장에서 본선과 관련된 모든 안전 상황을 지키기 위해 운영되는 각종 규정이나 일을 회사의 안전 방침에 따라서 실천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현장에서 제대로 알고, 또 지키고 있는가를 확인하며, 잘못된 사항은 시정토록 하기 위해 있는 감사이니 피감사인이란 단어가 풍기는 일반적인 피해의식(?) 같은 마음은 없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하지만 실제의 마음속엔 아무래도 머쓱하고 좀은 기분 상하는 심정이 들기도 한다. 특히 그들 내부감사자들 대부분이 학교의 후배로서 육근을 하는 사람들이니 그들 앞에 나를 벌겨 벗겨 놓은 듯이 펼쳐 보여야 하는 심정이 매끄럽기만 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우리가 받는 감사 종류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이번에 수검하는 내부감사와 같이 회사가 지정한 내부 근무자들로 된 감사인에 의해 받는 감사와 선급이나 기타 감사를 전담하는 외부의 감사 전문인들로부터 정해진 기간 안에 수검받아 적법한 수검 증서를 교부받도록 하여, 외국에 기항했을 때 관할 당국의 PSC 검사에도 유용하게 사용하게 해주는 외부 감사가 있다.


 어쨌거나 감사라는 말의 어감은 아무래도 피감사자들에게는 주눅 드는 그런 마음을 부추기는 일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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