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버스로 星海公園을 가다

열세 번째의 편지

by 전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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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께 성당에 미사참례를 하고 나서 본격적인 이곳의 관광지를 구경하기로 작정하면서, 탑승요금이 1위안 인 2층 버스를 타고 성해 공원(星海公園)이란 곳을 찾아갔다.


프라타나스 가로수가 우거진 거리를 달리는 2층 버스의 2층 맨 앞자리에 앉아 있으려니, 결코 다칠 일이 없는 경우이지만, 버스의 질주로 인해 다가오는 가로수의 늘어진 가지가 마치 내 머리를 치고 덤빌 것 같아 고개 숙이는 일을 몇 번이나 빈 복 해야 했다.


그렇게 찾아간 공원에 도착하니 반겨주며 맞이해 주는 제일 첫 번째 사물이 짙은 안개로서 결국 그 안개 때문에 제대로 관광은 하지 못하고 만보 걷는 발걸음 숫자 채우는 걸로 만족해야 했었다.


그러나 공원이나 광장의 규모가 우리나라의 그것들과는 비교하는 게 민망할 정도로 크고 넓어 부러움을 불러일으키는 게 역시 땅이 넓은 나라라는 점을 다시 각인시켜 주더구나.


깨끗하게 손질된 잔디 밭을 지나며 아주 말끔하니 잘해 놓았구나! 하고 부러운 마음도 들었는데, 그렇게 만든 것이 기계의 힘을 빌린 것이 아니라 오직 사람이 손가락으로 풀을 뜯어서 그렇게 만들었다는 점에 또 한 번 놀라면서 공원에 들어섰단다.


잔디 깎는 일을 기계로 한다면 편리하고 능률도 크겠지만 그로 인해 몇 사람의 굶어 죽을 사람이 생길지도 모르기에 일부러 사람의 맨 손으로 잔디 깎기를 시키는 형편이란 뜻이다.

그만큼 인구가 많다는 이야기이지만 어찌 보면 이 인구가 많다는 것이 세계가 중국을 무시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무서워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싶은 아이러니도 있어 보인다.


이곳의 교통수단인 탈것을 살펴보면 오토바이 뒷좌석, 오토바이를 개조하여 만든 딸딸이 차, 택시, 마이크로버스, 버스, 전차, 궤도버스와 관광을 위한 마차까지 아주 다양한 가짓수가 마련되어 있어 저마다의 특색을 가지고 있단다.


택시도 기본요금 6위안짜리와 8위안짜리의 두 가지가 있지만 외국인이 타면 미터 요금보다 더 받으려고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여 꼭 타기 전에 요금을 결정해서 말을 해두어야 한단다.


그날 다시 시내로 들어와서 저녁을 먹으러 식당을 찾아가는 도중에 네거리의 한 코너에서 구두닦이를 발견하여 그곳에 앉아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구두를 닦을 기회를 일부러 가져보았었단다.


한 사람 당 10위안으로 깎은 가격으로 20위안에 두 사람의 구두를 닦았지만, 그 요금 역시 외국인이라고 비싸게 부른 것을 깎았지만 역시 내국인 가격보다는 어쩔 수없이 많은 액수였단다.


덕분에 내 구두가 오랜만의 호사를 했었다 고나 할까? 마침 구두 닦은 값을 치르는 과정에서 길을 지나가려고 보도를 건너오던 허름한 옷을 입은 아저씨가 손을 내밀고 달려들어 3위안의 동전을 털려야 했지.

거지가 없는 곳이라고 생각했던 이곳에서 실제적인 거지를 만난 것이었지.

C3080509(4844)1.jpg 성해공원 방문 기념으로 생화 화관을 쓰고 포즈를 취한 아내.

(장사꾼들은 화관을 쓰고 관광을 하면 다시 이곳에 찾아오게 된다는 설명을 하며 팔고 있었다. 이곳을 물러날 때 이 화관을 공짜로 물려받은 현지 여자 애의 즐거워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또 하루가 지나면서 마침 이곳을 찾아온 회사 감독의 가족과 함께 관광을 하게 되었는데 어저께 우리가 가봤던 그 성해 공원을 다시 갔단다.


날씨가 이곳에서는 아주 좋은 화창한 날씨여서 월요일인데도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들어 인산인해를 이룬 속을 헤치고 다녀야 했는데, 매미의 울음소리마저 우리나라의 매미소리와 똑같더구나.


10위안씩 내고 들어간 공원 안에 있는 수족관을 다시 일인당 70위안이란 거금을 주고 입장해야 했단다.

70 곱하기 160 하면 우리 돈으로 10,200원. 여기서는 제법 큰돈 일수도 있는데 아주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더구나.


머리 위로 고기가 노닐게 만든 물밑 통로에 들어서서 한 바퀴 도는 것을 마지막으로 보여주는 물고기나 바다 밑 풍경은 기대한 것에는 훨씬 못 미치는 상황이었다.


바글거리는 사람들의 틈새에서 사진 찍느라고 터뜨리는 플래시 불빛이 마구 넘쳐나고 사진 찍는다고 폼을 잡고 있어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일을 태연자약하게 하고 있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 너무나 어수선한 풍경이었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우리를 관광 안내해 준 조선소 사람들이 특별히 사준 아이스케이크(모조 오렌지주스 가루를 녹여 설탕을 타서 얼린 듯 한 맛의 진짜 5, 60년대 우리가 먹었던 그런 얼음과자였다.)를 그저 입에 물고 먹으면서 입장하려는 우리들을 집표원이 큰 소리로 제지하는 것이다.


큰소리로 떠드는 말소리가 너무나 커서 고함소리 같아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인가 어리둥절해야 했는데 알고 보니 그렇게 먹으면서 하는 입장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

하기야 나중에 들어가서 보고 난 후 왜 그들이 그랬을까 느꼈던 점이 있었다. 그런 어수선한 공중도덕 상황 하의 수족관 내부에 그런 걸 갖고 들어가는 걸 눈감아 준다면 수족관의 고기나 동물들에게 그 찌꺼기를 마구 던져서 전시 동물들에게 위해를 끼치는 일을 얼마든지 할 그런 사람들의 수준이었단다.

그러니 그걸 막기 위해 우리에게 소리치며 말렸다는 점을 한 바퀴 둘러본 후 에는 얼마든지 이해할 수가 있었단다.


중국을 찾으면 먹을거리가 풍부하고 종류도 다양하므로, 식도락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먹는 일에 열중할 수가 있다.

그러다 보니, 물이 바뀌고 음식 재료가 바뀐 상황 하에서 이 나라 사람들같이 볶으고 기름에 튀기는 익힌 음식이 아닌, 생선회나 조개류의 요리를 시켜 조금이라도 날것으로 먹게 되면 배탈이 꼭 나는 것 같구나.

엄마 아빠도 약간의 설사 끼를 당하긴 했지만 그런대로 지금은 잘 다스리고 있단다.

살아있는 새우를 초장 양념에 찍어 먹고 도미 회도 먹었었는데 아마 그것 때문이었던 것 같구나.

앞으로는 결코 중국 내에서 생선회나 조개 류의 날것대로의 시식은 하지 않기로 굳게 결심은 해보았지만 글쎄 어쩔는지...


보기에는 싱싱하지만 그것이 태어난 물이 너네 엄마의 표현대로라면 X물이나 구정물과 다름없는 곳에서 생산된 것이니 비위생적이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하는데 그 말이 맞는다고 인정하기로 했다.


이 여름 무더위로 인해 힘들고 고생하며 밤과 낮을 맞이하는 모양인데 음식물에 조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니 너무 차거나 조금이라도 변질된 느낌이 가는 음식은 절대로 섭취하지 말거라.


오늘부터는 엄마가 낮에 우리 배 승조원(조선족)의 아내와 함께 관광하도록 배려했는데 아마도 백두산이나 기타 장거리 여행은 좀 힘들 것으로 여기고 있다.

다음에 또 구경하고 들어온 것을 이야기해주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서 좀 쉬었다 가기로 하자.

할머니께 안부 전하고, 둘째와 막내에게 편지 좀 쓰라고 독촉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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