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은 소중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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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맑게 개인 날이 찾아왔다.
이곳 중국 대련에 온 지 20여 일 만에 처음으로 화창한 날씨를 만나서 푸른 하늘과 맑은 대기를 구경하게 되었다.
그래도 공기 중에 있는 미세한 불순물은 여전한지 콧구멍이 간지럽고 목구멍에 가래가 끓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어 보인다.
아내는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나의 도움 없이 혼자서 밖으로 나가기로 했었다. 물론 같이 나가는 사람은 있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란 뜻이다.
그래서 조선족 출신 승조원인 최군 씨의 새댁과 같이 나가려고 하였는데 마침 배의 부식인 채소류가 떨어진 걸 걱정하는 조리장을 일행에 넣어주어 채소와 과일을 구입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오늘 함께 밖에 나갈까요?
하고 묻는 아내에게,
-과일도 가지고 나가야 하나요?
하며 피크닉을 가는 아이들 같은 표정으로 최군 부인이 묻더란다.
-아니 그럴 필요는 없고 나가서 시장 구경도 하고 점심은 먹고 들어오면 되지요.
하며 점심을 아내가 사겠다는 이야기도 했단다.
이제 결혼한 지 겨우 한 달 조금 더 지난 신혼인 최군 씨의 부인은 지금의 순간들이 어쩌면 그녀의 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그런 기회 일터인데, 그런 시간을 함께 해 줄 얼마간의 순간들을, 아내가 어떻게 잘 대해줄는지 궁금하다.
만약 채소류를 사게 되면 그 운반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는 택시를 대절해서 정문을 들어와야 하니 오늘의 상륙에선 택시 대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