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점검에 들어가다

푸로팅 독크(FLOATING DOCK)에 오르다

by 전희태



B603(8670)1.jpg 우리 배를 올려 놓고 물 위에 떠있는 푸로팅 도크.


이 수리조선소 부두에 대어 놓고 일을 시작한 지 오늘로 꼭 40일째인데, 이제 어지간히 일이 진척되어 마지막 선저 검사 및 외부 페인트를 위해 푸로팅 독크로 옮겨 놓는 과제로 일이 진행되고 었다.


저녁을 일찍 먹고 준비하고 기다렸지만 현문 철거 한 가지로만 한 시간 이상 소비하는 꾸물거리는 일의 진행으로 밤 아홉 시가 되어서야 푸로팅 독크 입구를 향한 접근이 시작되었다.


배가 제 힘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도 오래간만에 움직이니 문득 어지럼증이 살짝 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고소를 짓게 한다. 땅 멀미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 아내도 같이 매일을 함께 생활하는 그동안의 생활패턴이 나도 모르게 몸 컨디션을 그런 방향으로 틀어 놨구나! 짐작해 본다.

터그보트들의 밀고 당기는 움직임으로 배는 어느새 푸로팅 독크가 묶여 있는 곳으로 옮겨간다.


본선의 기관을 사용 중이라면 그 소리로 인해 여러 가지 소음들이 묻히기라도 하련만 현재는 기관이 아예 손을 놓고 쉬고 있는 Deadship 상태이라 독크마스터의 워키토키로 전달하고 전달받는 소리만이 크게 들리고 있다.


이윽고 3미터 정도의 CLEARANCE 만이 있는 비좁은 푸로팅 독크의 폭 사이로 우리 배를 밀어 넣어 안착시키는 독크 마스터의 솜씨는 젊은 친구 이건만 혀를 내둘러 줄 만큼 잘 해내고 있다.


위에서 내려 다 봐서는 선미의 엔진룸 하우싱 부분이 허공에 매달리게 될 것 같은 모양새이나 독크의 길이가 본선 길이와 거의 일치하는 상황이라 괜찮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실은 지금까지 이 푸로팅 독크를 이용한 배 중에 우리 배가 가장 큰 배라고 하더니, 이들이 진행하는 행동은 대단히 진중하고 조심스럽다.


이리로 들어오기 전 우리는 배가 수평을 이루며 푸로팅 독크에 들어갈 수 있도록 발라스트를 주입시켜서 거의 Even Keel의 흘수로 잡아줬었다.

이제 제대로 자리가 잡힌 것을 확인한 독크측 연락을 받고 그대로 조용히 앉히기 위해 실어주었던 발라스트의 밸브를 열어 차례대로 배출하도록 지시한다.

B608(7140)1.jpg 선미 푸로팅 독크의 끝 단면과 거의 수직으로 만나고 있는 본선의 선저 후미의 프로펠러와 타(키)의 모습. (프로펠러의지름이 8 미터가 넘고 있다.)

 

B601(2074)1.jpg 푸로팅 독크에 올라 앉은 본선 선수부의 모습.


이렇게 폼을 잡고 사진을 찍은 후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다가, 푸로팅 독크와 부두 사이의 물 위로 떠 올라와서 놀고 있는 알에서 깨어난 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어린 학꽁치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내는 새삼 환호성을 쳤었다.


그런데 자연의 어항이라도 조우한 듯한 즐거움으로 더욱 자세히 살펴보던 그 학꽁치들의 모습 중에 등줄기가 굽어 움직임이 둔한 기형인 녀석을 몇 마리를 만나게 되면서 이곳의 공해 환경이 생각보다는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는 증거가 아닐까?라고 걱정스레 말을 걸어왔다. 그러고 보니 사실 이곳은 황해의 서북부 쪽에 위치한 발해만이니, 우리나라 와도 막힐 것 없이 연결되어 있는 해역이다.


그 바다에 심각한 해양오염이 생겨있다면 우리나라도 똑같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께름칙하게 받아들이니, 어떤 물가이더라도 어린 고기떼만 만나면 즐거워하던 어렸을 때부터의 한결같은 마음을 접어 주며 우리는, 심각한 우려의 우울한 대화를 흘리며 그 자리를 떠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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