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련에서의 마지막 미사참례

만남과 헤어짐의 인연

by 전희태
072911DL(5920)1.jpg 시내 로터리 한가운데 정크선을 올려 놓은 모습을 배경으로 한장 찰칵




C304(9721)1.jpg 대련에서의 마지막 미사를 봉헌하고 나와서.


대대적인 수리를 위해 대련 수리 조선소를 찾아온 후 밖으로 외출을 할 때마다 수시로 이용하던 자가용 택시를 오늘 마지막으로 부르기로 했다. 그 차를 타고 미사 참여를 위한 상륙에 나서며, -오늘이 이 차를 타는 마지막 날-이라고 인사를 보내는 마음에 만감이 교차한다.


기대하거나 아니 가능성도 가늠할 수가 없는 공산주의 국가로만 여기고 있던 중국에서, 미사참례라는 종교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 기쁘고 감사한 일이었다. 차분한 마음으로 그간 이 곳에서의 미사 참여를 되돌아보며 성당을 향한다. 마침 선양에서 온 한국인 최기식 신부님이 미사 집전을 하여 더욱 뜻있는 대련에서의 마지막 미사 참여를 기대하고 있었다. 


미사 참례를 마친 후 그간 알게 모르게 정이 들었던 이곳 교우들과도 헤어지는 인사를 하기 위해 앞으로 나가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부터 하며 헤어짐의 인사를 시작했다.


나는 그저 이 곳에서의 인연이 좋았고 잘 지내다 가게 되어 감사하다며 혹시나 서울에 오실 경우 우리 성당에 들려 만나지기를 바란다는 인사를 했다.


아내는 중국에 오면서 미사 참례를 할 수 있을까 무척 조바심쳤는데 좋은 성당이 있어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주일날마다 미사 참여를 하게 되어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대련에 있는 성당에 많은 교우들이 모이어 생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시간이 닿는 대로 이곳 성당의 교우들을 위해 기도를 계속하겠다는 인사의 말을 하여 모두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이곳의 율리안나 자매도 아내가 기도생활을 열심히 하는 좋으신 분으로 만나게 된 인연을 기쁘게 여긴다는 인사를 대표로 해주셨다.


사람들의 만남과 헤어짐의 인연을 이토록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 이국 땅에서 만나 짧은 기간이었지만 따뜻한 교류를 갖게 된 것도 기쁨이요, 행운이었음을 마음속에 깊이 새기며 한낮의 대련 성당을 뒤로 두고 떠났다.


사람들 과의 별리도 애잔한 일이니 찡한 기분이 들었지만, 백여 년을 그 자리를 지키며 서 있는 유서 깊은 대련 성당과의 짧았던 만남과 헤어짐 역시 환한 한낮의 밝음이 무색하도록 마음을 착잡하게 만들어 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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