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헤어짐의 인연
대대적인 수리를 위해 대련 수리 조선소를 찾아온 후 밖으로 외출을 할 때마다 수시로 이용하던 자가용 택시를 오늘 마지막으로 부르기로 했다. 그 차를 타고 미사 참여를 위한 상륙에 나서며, -오늘이 이 차를 타는 마지막 날-이라고 인사를 보내는 마음에 만감이 교차한다.
기대하거나 아니 가능성도 가늠할 수가 없는 공산주의 국가로만 여기고 있던 중국에서, 미사참례라는 종교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 기쁘고 감사한 일이었다. 차분한 마음으로 그간 이 곳에서의 미사 참여를 되돌아보며 성당을 향한다. 마침 선양에서 온 한국인 최기식 신부님이 미사 집전을 하여 더욱 뜻있는 대련에서의 마지막 미사 참여를 기대하고 있었다.
미사 참례를 마친 후 그간 알게 모르게 정이 들었던 이곳 교우들과도 헤어지는 인사를 하기 위해 앞으로 나가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부터 하며 헤어짐의 인사를 시작했다.
나는 그저 이 곳에서의 인연이 좋았고 잘 지내다 가게 되어 감사하다며 혹시나 서울에 오실 경우 우리 성당에 들려 만나지기를 바란다는 인사를 했다.
아내는 중국에 오면서 미사 참례를 할 수 있을까 무척 조바심쳤는데 좋은 성당이 있어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주일날마다 미사 참여를 하게 되어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대련에 있는 성당에 많은 교우들이 모이어 생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시간이 닿는 대로 이곳 성당의 교우들을 위해 기도를 계속하겠다는 인사의 말을 하여 모두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이곳의 율리안나 자매도 아내가 기도생활을 열심히 하는 좋으신 분으로 만나게 된 인연을 기쁘게 여긴다는 인사를 대표로 해주셨다.
사람들의 만남과 헤어짐의 인연을 이토록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 이국 땅에서 만나 짧은 기간이었지만 따뜻한 교류를 갖게 된 것도 기쁨이요, 행운이었음을 마음속에 깊이 새기며 한낮의 대련 성당을 뒤로 두고 떠났다.
사람들 과의 별리도 애잔한 일이니 찡한 기분이 들었지만, 백여 년을 그 자리를 지키며 서 있는 유서 깊은 대련 성당과의 짧았던 만남과 헤어짐 역시 환한 한낮의 밝음이 무색하도록 마음을 착잡하게 만들어 준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