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시간에 희비가 엇갈리는 여심

가족과 같이 있고 싶어 하는 마음들

by 전희태




C324(5527)1.jpg 두 여심의 주인공들

집에 전화를 걸었더니 수화기를 들어 통화를 받아주던 큰애가 방금 휴가 나온 막내가 집에 들어왔다면서 급하게 바꿔주었단다.

-야! 네가 며칠만 늦게 휴가를 나오게 되었다면 네 얼굴도 볼 수 있었는데.... 참 안되었구나.

하는 아내의 말에 녀석도 시무룩한 음성으로, 

-엄마가 지금쯤 집에 와 계실 것이라 여기고 휴가시기를 맞췄던 것인데요.

어딘지 맥 빠지고 약이 오른 음색으로 대답을 하더라고 전하면서, 자신도 서운한 기색을 보이는 아내였다.

점심 식사 후의 설거지를 모두 끝내고 같이 일하여 준 갑판부 최군의 부인 등과 커피 한잔을 나누며 한담을 나누던 중 좀 전 집으로 전화를 걸어 알아낸 소식을 그리 전하며 혼잣말을 덧 붙였다.

-6일 아침에만 출항하여도 막내 녀석을 만날 수 있을 텐데.....

우리 배가 하루라도 일찍 떠난다면 10일 아침 귀대 예정의 막내의 휴가기간에 대일 수 있음을 아쉬워하는 중얼거림을 하다가, 그 순간의 자신을 빠끔히 쳐다보고 있는 최군 부인의 시선을 느끼며 아차! 하는 표정이 되었다.

최군의 부인은 좀 전까지 8일 날 떠나는 집으로 가는 기차표를 샀다가 7일 아침에 떠날 예정이라는 우리 배의 당겨진 예정 때문에 할 수 없이 6일 출발의 차표로 바꾸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남편과 떨어지기가 싫어 하루라도 더 우리 배가 머물러 주기를 염원하고 있던 중이었다.


심지어는 우리의 차항차 기항지인 캐나다까지도 같이 동승하고 싶어 하는 심정이 간절한 새댁이었는데, 그런 그녀 앞에서 빨리 떠나야겠다는 자신의 욕심(?)만을 앞세운 속내를 드러낸 셈이니..... 아내는 순간적으로 들어서는 미안한 마음에 머쓱해진 시선을 그녀에게 보낸다.


가족을 만나려고 배를 찾아온 똑같은 입장에서 한 달 여를 같이 배에 타고 있었으면서도, 지금 이 순간에는 어쩌다 한 사람은 빨리 떠나가기를 원하고 또 다른 누구는 하루, 아니 한 시간이라도 더 머물러 있어주기를 바라는 극과 극을 달리하는 심정들이 되어 한 배에 동승하고 있는 셈이다.


결코 적과의 동거는 아니지만, 이렇듯 의지가 갈리는 상대일때도 함께 해야 하는 게 뱃사람이나 그 가족들 간의 인연이다. 그러나 배가 출항하고 나면, 남은 자나 떠난 자 모두 다시 한 마음이 되어 본선의 무사한 항해의 완수 완성을 위해 동고동락을 강조하고 또한 한결같이 애틋한 재회를 기다리는 본연의 분위기로 되돌아 가게 될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禧來福 과 不狗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