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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 KALLIOPI-L

SIGHTING ANCHOR 하는 배도 만나고

by 전희태
990ȣ-21.jpg 닻을 감아 움직이던 때의 MV. KALLIOPI-L 모습



지난달 21일부터 투묘하고 대기 중이던 225미터짜리 살물선(산적화물선 : Bulk Carrier)이다.

아침 9시 30분 닻을 다 감은 그 배는 프로펠러를 돌려 흰 거품의 모습을 선미에 남기며 움직이기 시작한다.

기다림의 모임에서 손을 털고 떠나려는 모양이라 여기고 열심히 주시하고 있었다.


아직은 비 공식적인 연락이지만 회사로부터 이곳에서 하선해서 연가를 떠나게 될 거라는 내 개인에 대한 회사의 계획을 통보받고 있는 중인데, 저 배는 그대로 나보다 먼저 이곳을 떠나고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떠난다는 것이 미심쩍어 계속 지켜보니, 그 배는 닻을 올려 SIGHTING ANCHOR(주*1)를 한 후 다시 우리 배보다 북쪽에 있는 투묘지로 가서 닻을 내려준다.

아직도 시황은 풀리지 않은 꽁꽁 얼어 있는 겨울인 상태로 이렇게 우리들의 발을 묶어두고 있다.



주*1 : SIGHTING ANCHOR. 장기간 닻을 내리고 있을 경우 묘박 상태와 닻의 이상 유무를 검사하기 위해, 닻을 감아서 움직여 다른 곳으로 투묘지를 옮겨 닻을 내려주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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