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가오슝 공항.
외항에 닻을 내리고 있었을 때, 바다에서부터 육지로의 비행기들의 접근이 이루어지던 모습에서 가오슝 공항은 시의 남쪽 방향으로 여겨젔는데, 오늘 시내에서 하루를 지내고 찾아가야 하는 방향은 역시 시의 남쪽이다.
이제 그 공항을 향해 오전 9시에 마닐라를 향해 떠나는 비행기를 타려는 필리핀 선원 두 사람이 아침 식사를 같이 하고는 급히 떠나갈 때, 우리들은 각자 자신이 알고 있는 ㄹ이별의 덕담을 구사해주며 작별의 인사를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남은 우리들 한국 선원들은 점심 식사를 하고 난 후인 오후 1시 30분이 되어서야, 인천공항을 향해 오후 4시에 떠날 중국 항공의 탑승수속에 맞추어 호텔을 떠나기로 한 대리점과 약속을 그 택시 운전기사와 확인하는 절차를 챙겼다.
호텔을 체크 아웃한 후, 로비에서 시간을 보내며 바로 그곳에 설비된 인터넷을 열어 본다.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가 제대로 열려 내게 와 있는 개인 이멜도 확인이 되었다.
그렇게 가오슝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드디어 약속 시간이 되어 나타난 대리점이 수배해준 택시에 몸을 싣고 공항을 향했다.
이곳에서 뜨게 되면 직항으로 인천 공항까지 가는 것이니 비행시간도 아주 알맞은 여행이 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도착한 공항은 별로 큰 비행기가 보이질 않고 손님들도 크게 붐비지 않는 아담한 느낌을 갖게 하는 국제공항이다.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도 거대 여객기가 아닌 소형의 제트기이다.
이런 정도의 흡연실은 흡연자들을 위한 배려가 제법 되어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하지만 우리 하선자들 중 이곳을 이용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공항 면세점에 들려 금문고량주라는 이름의 대만산 술(속칭 빼갈이라고 우리들이 부르는 독주)을 한 병 샀다. 나중 나의 귀국을 축하해주러 모이는 동생들과 집에서 한잔 나눌 수 있는 술로 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