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오슝 한국학교

옛날을 생각하며 찾아가 본 곳

by 전희태
JHT_6778.JPG 가오슝 한국학교 운동장과 건물



어제는 밤늦게 까지 시내를 두루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고 호텔로 돌아왔기에 피곤하였다. 그래도 새벽이 되니 지금까지 배 안에서의 습관대로 새벽 일찍 눈이 떠졌고 또 그냥 자리를 차고 일어났다.


같이 귀국할 3 항사와 실항사도 집에 간다는 기쁨 하나로 잠을 설쳤는지 마찬가지로 기상하고 있었다. 일어난 김에 걷기 운동을 하자고 의견을 모아 셋이서 같이 호텔 문을 나섰다.

도로 가를 걷는 거지만 될수록 산이 있는 곳을 향하기로 한다. 아무래도 공기가 나아 보이는 야산 공원이 있는 곳으로 나선 길이다.

이른 시간이라 차량의 행렬이 복잡하지 않은 도로 가를 따라 걷는데 눈에 들어오는 간판이 있다.

한국학교(韓國學校)를 가리키는 표지판이다. 기왕에 나선 걸음 그곳을 찾아가기로 하고 발걸음을 그에 맞춘다.


JHT_6772.JPG 한국학교의 안내 표지판이 마지막으로 찾아 드는 골목길 앞 전보대에 게시되어 있다.

도교 사원을 가는 길에 마지막에 왼쪽으로 꺾이어 들어간 막다른 골목 끝의 산기슭에 한국 학교는 있었다. 옆에 한국 교회를 두고 있는데 교회는 조용히 문이 잠겨 있어 더 이상 살펴보거나 물어보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JHT_6784.JPG

국어사랑, 나라사랑 이란 한글 표어를 건물 외벽에 써 붙인 작은 운동장을 가진 학교는 아무래도 펼치지 못하는 기상을 안으로 갈무리하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구나! 싶어 지는 추측을 가지게 한다.


60년대 초 해양대학의 원양실습선 반도호를 타고 실습차 이곳 가오슝을 처음으로 기항했을 때 당시 교민들의 이야기로는 이곳에 한국학교가 있고 그 위치가 가오슝에서 제법 좋은 곳이라는 말을 들었던 듯싶다.

JJS_5609.JPG 예전 처음 찾아왔을 때 항만 출입구가 있었던 곳

그렇지만 지금 눈앞에서 한국학교를 잠겨진 문 너머로 얼핏 본 순간에 찾아드는 감회는 인적도 없이 태극기만이 호젓이 미풍에 휘날리며 운동장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라 지금의 학교 교세가 그 옛날 내가 이곳 가오슝을 처음으로 찾아왔던 시기와는 비교될 수 없는 상황 즉 융성하지 못한 후락한 상황일 거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로부터 너무나 많은 세월이 흘러 정치적으로 많은 것이 달라져 있는 상황이 그런 마음을 갖게 하는 모양이다.

JHT_6783.JPG 한국학교 출입구 부근 도로변에 있는 바나나 나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가오슝 야간 관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