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새 없이 들고나는 버스로 번잡한 그러나 결코 복잡하지 않은 버스 정거장이, 호텔 내 방 침대에 걸 터 앉아 창문만 쳐다보면 바로 길 건너로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버스 정면 유리창 위에 써 있는 행선지를 나타내는 곳을 보면 모두가 지명이 다른 버스들인 데 몇 시간 좋이 지켜보니 한 시간이 좀 지나는 간격을 가지고 같은 곳을 가는 버스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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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의 한 버스를 타고 떠났다가 다시 그 버스를 타고 돌아오면 안될까? 하는 갈망을 품었기에 그 행선지들의 이름을 적어 보기로 한다.
LA GAUCHO, FURG, CZSSINO, TARAG, PARQUE MARINHA, POL PORTGAL, ARQUE SANTA
ROSA, BARRA, AV. PELOTAS, SAO JOAO, PG MARINHA VIA CONCHERTO, CIRO PRADA,
B. MACEDO, STA TEREZA, MARLUZ,CENTRO, JARDIM DO SOL, COHAP STA ROSA,
BOSQUE,POL. REINGARTZ, PG MARINHA VIA CASTELO BRANCO, CASTELOIE II, P.SAO
PEDRO, PG MARINHA VIA SOKOWISK, POL REINGARTZ COHAB STA.ROSA
그런데 이 많은 버스가 모두 한 회사의 버스이다. 버스 앞에 써진 차량 번호를 보면 800단위가 많지만 혹간 1,000이 넘는 숫자도 있어 가히 1,000대가 넘는 걸로 추산 해보며 큰 회사겠구나 짐작해 본다.
쉴새없이 들어왔다 떠나는 행선지가 여러 곳인 버스들이 그곳에 와서 손님을 부리고 또 기다리던 손님은 싣고 떠나가는 모습에서 나도 그 행렬에 동참하고픈 나그네의 본능을 느끼게 되어 자세히 살펴 본 것이다.
떠나고 싶은 재니 새끼(주*1)의 본능을 그렇게라도 잠재우지 않으면 안될 만큼 아직도 나에겐 방랑벽이 남아 있는 걸까? 으스스하고 음습한 냉기가 있는 이곳을 벗어나고 싶어 좀더 따뜻하고 아늑한 어딘가를 추구 하고픈 마음 때문일까?
버스는 계속 도착하여 어떤 것은 많은 사람을 이곳에서 부려주는 종점인 듯하고 또 다른 버스는 이곳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을 싣고 분주하게 떠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내린 사람들은 한기에 옷깃을 여미며 바쁘게 흩어지는 게 부근에 자신들이 출근하는 회사라도 있는 모양이다. 이제 한 시간 이상 지나면서부터 아까 봤던 행선지가 나타나는 걸로 봐서 이곳을 중심으로 하여 두 시간 거리쯤에 모든 행선지를 두고 있는 모양이다.
새벽보다 바람이 더 거세어지고 있다. 지금쯤 외해에는 제법 거센 바람이 불어 선원들이 고생하고 있는 건 아닌지? 문득 들어서는 생각에 내가 왜 이곳에 와있는지 그 이유를 새삼 깨달으며 버스 타고 떠나 봤으면 하던 상상을 아쉽지만 접어 주기로 한다.
주*1 : 이 말은 오마니가 예전에 자주 쓰시던 평북 강계의 토박이 말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머니가 이 말을 자주 쓰시던 것은 내가 어렸을 때 외출하려는 엄마를 따라 가겠다고 떼를 쓰면 이 말을 쓰며 나를 떼어 놓으시곤 했었다. 어디로든 따라 가려고 하는 내가 귀찮은 때에 떼어 놓으시면서 하시던 말씀이라 어린 마음에도 그 단어의 음색은 아직도 서운한 마음과 함께 내 귓전에 남아 있지만 이제는 방랑벽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