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아온 인도네시아 항구
얼마 만에 찾아온 인도네시아 땅인가 감회가 새롭다.
1970년대 처음 선장이 되어 이곳저곳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던 나라가 인도네시아였는데 그것도 원목을 선적할 때는 빠지지 않고 찾곤 하던 칼리만탄(보르네오 섬의 인도네시아 명칭)의 바릭파판이다.
이제는 석탄을 실으러 그것도 정식의 부두 설비를 하여 컨베이어 벨트로 석탄을 이동시켜 선적기(LOADER)로 배에 실어주는 최신의 설비를 자랑하는 곳으로 변한 곳을 찾아든 거다.
그곳 터미널에 석탄을 공급하는 방법은 브라질이나 호주 등과 같이 철도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 대형 바지에 석탄을 잔뜩 싣고 터그 보트로 끌어 다가 쌓아 둔 후 도착한 배에다 옮겨 싣는 좀은 후진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곳이 육상 교통의 기반 시설인 철도가 발달하기 전에 세상이 더 먼저 발전하였기에 이제는 공항을 가지고 있어 비행기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걸 수월찮이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철도는 없는 것이다.
BALIKPAPAN 시.
보르네오섬 동남부 적도 남방에 위치한 이 항구는 지금 원유의 생산을 가지고 있는 오일필드를 바로 턱 앞에 보유하고 항구 내에는 석탄을 수출하는 부두도 만들어 파나막스급의 선박이 계속 들락거리는 바쁜 항구로 변신해 있다.
석탄을 실어주는 BALICPAPAN COAL TERMINAL 부두의 제원은 아래와 같다.
Position of Terminal : 001.21 S / 116.47 E
Pilot Boarding Position : 001.21.20 S / 116.56.54 E
AA. LOADING FACILITIES
Type : One Luffing travelling
Max. throw of coal from fender line : 43 Mtrs
Longitudinal travel : 180 Mtrs
Highest Boom Working angle : + 12
Lowest Boom Working angle : - 8
Maximum Ship's air draft : + 19 Mtrs LWD
Average Loading Rate : 3,000-4,000 MT/Hrs
WHARF
Design Vessel Maximum : 150,000 DWT max / 15,000 DWT Min
R.L Top Of Wharf : + 5.0 Mtrs
Length of Wharf : 247 Mtrs
Numbers of Mooring dolphins : 2
Distance between : 300 Mtrs
Berth Depth : - 15 Mtrs LWD
Water Density : 1.018 Kg - 1.021 Kg/L
Channel Depth : - 13 Mtrs LWD ONLY
Depth turning basin : - 20 Mtrs approx LWD
Highest astronomical Tide : + 3.10 Mtrs
Working Hours : 24 Hours day
Cargo Stowage Factor : About 42 CUFT/MT
Max Loa : The maximum Loa at BCT is 250 M
Max Air draft : Max air draft is 17 M( Top of Hatch cover)
그런데 대리점이란 사람들이 하는 짓을 보면 입출항을 위한 정보의 공유가 아주 부족하여 미리 물어보던가 하여간 닦달을 해야 대답이 오는 것으로 느껴질 정도로 답답한 감이 든다.
자기들이 필요한 사항도 시간이 촉박해서야 알려 달라고 연락을 하고 본선이 필요한 정보는 꾸물거리고 있다가 급하게 물어봐야 겨우 대답을 하는 식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이른 아침인 7시에 도착한다고 마지막 이티 에이를 주고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6시 30분에 도착하여 투묘하고 상황을 통보해주고 기다렸지만 별 다른 이야기가 없더니 위성전화로 파이로트와 연락을 하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불러도 대답 않던 도선사가 대답을 하는 게 지금 당장 닻을 감아서 도선구로 오라는 이야기를 한다.
터미널에서 준 내일 아침 부두 접안이란 내용을 철석 같이 믿고 기관실에서는 한창 수리작업을 하려고 물이 샐 기미를 보이던 냉각수 라인을 다 뜯어 놓은 상태에서 그런 연락을 받으니 당황 안 할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다시 꿰어 맞추어 얼른 기관을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 그로부터 한 시간 가까이 지나서였지만 그래도 적절한 시간을 가지고 도선사를 태울 수 있었다.
그가 그렇게 까지 서두르지 않아도 되었을 일을 너무 독촉을 하여 한참을 스트레스를 받으며 시간을 보내야 했다.
승선한 도선사가 했던 일은 부두에 대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내항의 수속지로 옮기기 위해서였다. 아무래도 안전한 내항에 들어가는 것이 외항에서 기다리는 것보다는 우리도 바람직한 일이지만 너무 일방적으로 본선을 휘두르는 것 같은 기분을 가지게 하는 게 씁쓸하다.
닻을 내려주고 한 시간 만인 12시 30분경에 올라오겠다던 수속 관리들이 한 시간 이상을 더 기다려 오후 두 시가 넘어서 올라왔다.
검역관과 대리점 원외에 두 사람이 더 올라왔는데 그들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알 수가 없는 그런 차림새로 와서 검역관이 옐로카드를 검사하고 있는 동안 본선에서 반출해서 검사할 서류의 원본을 달라고 한다.
<입항 수속을 위해 올라온 대리 점원과 검역 관리>
본선의 증서들을 이렇게 거의 통째로 달라고 해서 수속을 하는 곳은 다른 항구 다른 나라에서는 별로 없는 일이다.
그걸 모두 일일이 검사하여 리스트를 만들어 서명을 받고 넘겨줄 수 있게 만드는 일은 과외의 짜증이 나는 일이며 이런 수속을 태연히 하고 있는 이들의 의식 수준을 비웃어 보지만 더 이상 어쩔 수 없이 바라볼 수밖에 없는 형편이 입맛 다시게 한다.
스물두 가지의 본선의 거의 모든 증서를 건네주고 나니 이제 검역을 위한 검사를 한다고 조리장을 불러 올려 앞장 세우고 밑으로 내려갔던 검역관이 돌아온다.
이제 다 끝났는가 싶었는데 내가 미리 준비해두고 있던 본선에서 그동안 사용하고 있던 그린북(인도네시아만이 가지고 있는 검역 서류철)을 새로운 폼의 새책으로 바꿔야 한다며 그 책값을 내라고 한다.
책값으로 미화 130불의 영수증을 써주며 받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이 나라가 아직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영토, 자원, 인구 등)을 십분 활용하여 그 상황만큼의 대우를 받으며 큰소리를 치게 되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후진성을 찾아내 본다.
<부두 옆에 있는 석탄 수출 부두 사무실>
<석탄 선적 부두>
타국의 배에게 자기네 나라의 고유의 폼에 따라 오라며 강제하는 일도 그런데, 어떻게 일방적으로 경비까지 물리며 또 현재 가지고 있는 책자가 아직 더 쓸 수 있는 여백도 많이 남아 있건만 그를 마다하며 강제로 바꾸게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 몰상식한 상황을 벌이고 있는 것이 국가의 정책은 아니라고 생각되기에, 그 일을 집행하는 공무원들이 부패하여 자신들의 개인적인 이익까지 덧붙여 추구하기에 나타난 결과가 아닐까 유추해본다.
어쨌거나 당해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처음으로 선장이 되어 자주 찾아왔던 70년대에 비해 별로 나아진 것이 없어 보이는 환경이다. 그러나 그때의 사람들은 순박함이 있어서 절로 호감을 품게 하였지만, 지금은 뺀돌이 같은 교활함 만을 보이는 변함을 보며, 예전에 품었던 호감의 마음이 절로 무너지는 게 안타깝고 섭섭할 뿐이다.
항구에 입항하기 전에 만나게 되었던 유전이나 가스전의 활발한 개발 환경이 이곳 사람들을 그렇게 영악한 모습으로 만들어 주는 게 아닐까?
문득 문물의 발달만이 능사는 아니로구나.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어 입맛을 다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