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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희태 Jan 07. 2019

예기치 못한 상륙 금지 조치

타이창에 접근하면서 본선을 추월하여 앞서간 컨테이너선

 

 두 항구에 기항하여 양하 할 예정이었기에 아무래도 먼저 찾은 베이룬에서는  일의 진행을 바삐 서둘러야 하니, 상륙하여 볼 일은 일단 다음 기항지로 넘기기로 했다. 따라서 머리 깎기 이발은 차 기항지에 들리면서 하리라 작정을 하고 있었다. 


 타이창은 상하이 가까이 있는 항구로서 그런 마음을 가지고 두 번째 기항지로 들린 건데 막상 들어와 보니 예기치 못한 일이 우리 선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상륙 금지의 조치를 받은 것이다. 


 2인 1조로 입항수속을 담당하는 출입국 관리관이 대리 점원과 같이 승선했는데, 첫 기항지에서 입항 수속하며 발급해 준,  이곳에서도 유용한 선원 상륙증 21장을 검수 확인을 받으려고 내어주니 그대로 들어서 매수부터 세더니 스물한 장이 맞다면서도 수속 가방에 넣어 버린다. 상륙 불허를 뜻하는 행위인 것이다.


 황당한 마음에 멀뚱히 쳐다보는 나에게 현재 상하이에서 엑스포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 안전관리를 위해 인근 항구에 입항하는  외항선박 선원들은 모두 상륙이 금지되었다는 간단한 설명으로 상황을 끝내는 것이다. 


 그런 행사가 있다면 많이 구경하라는 뜻에서라도 우리 처럼 엑스포와 관계없이 찾아온 사람들에게도 더욱 개방하여 관람하라고 권유는 못할 망정 아예 범접 못하게 발을 묶으려 하다니... 답답한 마음부터 든다. 


 말인즉 테러라든가 하여간 안전상 선원들이 상륙하는 것은 바람 직 하지 않다는 판단하에 내려진 방안이라며 잘 드는 칼로 무 자르듯 단숨에 우리들의 발길을 차단시키는 방법을 채택한 그들의 결정-관의 횡포-에 그냥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중국 행정 당국이 하는 일은 이처럼 국민이나 서민을 위해 무언가 베푸는 식의 행정이 아니고 자신들의 일 처리에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대로 막아 버리고 눌러 버리는 그야말로 공산당식 독재의 힘을 휘두르고 있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것이다.


 모든 행정이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행정의 편의를 위해 있는 듯싶게 국민들의 권익을 무시해가며, 아니 제한하면서라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막아버리는 방향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의 입항 수속을 하면서도 대리 점원은 앞에 나서서, 원활한 수속을 진행하기 위해서라며 검역, 출입국, 세관 그리고 항만 당국의 담당자를 위한 작은 선물의 준비마저 요구해 오고 있다.


 출항할 때도 마찬가지의 선물 요구는 반복되고 있다. 이런 일선 관리들의 묵인 아래 벌어지는 행태를 보며 우리들 마음의 한쪽에서는 아직까지 중국을 크게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하나를 만들어 가져 보는 것이다. 


  만약에 소소한 부정이 하나도 없는 나라가 된다면 이 나라의 사회적인 파워는 생각할 수 없도록 강력한 힘을 갖게 되어 주위 나라에 얼마든지 버거운 영향을 줄 수 있는 저력을 갖게 되는 건 아닐까? 


 아직은 그렇게 할 수 있는 과정이 멀어 보이게 하는 이유의 한 가지로 이 일을 덧붙여 안도감(?)도 가져보지만, 한 번씩 찾아올 때마다 매번 뭔가 달라지는 분위기를 갖는 이 나라의 빠른 사회상의 변환이 은근히 당혹스러울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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