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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희태 Jan 06. 2019

중국 BEILUN에 도착하다

우리의 선수를 가로질러 순찰 업무를 하고 있는 군함.

 두 종류의 철광석을 싣고 호주를 떠나 도착한 중국의 첫 번째 항구 BEILUN. 


  예전에 이곳에 처음 찾아왔을 때 경험한 닻의 끌림(DRAGGING ANCHOR)이 항상 뇌리에 남아 있기에 도선사가 승선하는 지점과 너무 가까이 있어 드나드는 선박들을 근접하여 만나게 되는 묘박지를 기다림의 장소로 찾아 들어가는 게 영 께름칙하기만 하다.


 항만 당국과 연락을 하려고 열어 놓은 VHF 전화기에서는 계속 떠들고 있는 소음이 흘러나와 짜증이 날 지경을 넘어서건만 그를 탓하는 법령은 없는 모양이다.


 심지어 음악까지 틀어 놓은 상황도 벌어지지만, 그건 이미 음악이 아니고 그냥 남의 귀를 괴롭히려 보내는 강력한 소음이다. 


 그들의 그런 방해전파(?)로 인해 도저히 항만 당국과 연락을 할 수가 없다. 할 수 없지만 요금이 제법 비싼 위성 전화를 걸어 본선의 상황을 통보해 주기로 한다.  


 마침 배가 많이 밀려 있어 안쪽의 투묘지가 만원 상태인 모양이다. 


외해의 적당한 곳에 투묘한 후 위치와 시간을 알려 달라는 NINGBO CTS의 허가를 얻어내게 되어 그나마 편해진 마음으로 널찍한 해면을 가진 수심도 괜찮은 곳으로 투묘 지를 결정하여 접근을 시작한다. 


 탁한 황토 색깔이 조류 따라 빠르게 흐르는 해면을 눈으로 확인한다. 


전속 후진(F/ASTERN ENG.)을 발령한 엔진으로 전진 타력을 상쇄시키는 동안, 선미에서는 더욱 탁해진 황토물이 구름 일 듯 일렁이며 솟구쳐 올라 다시금 DEPTH FINDER의 그림을 확인해 보게 만든다. 


 그러나 걱정했던 것 같은 얕은 수심은 아니었다. 


KEEL(용골)하방 10미터 이상의 수심을 가지고 있건만 솟구쳐 오르는 뻘 물의 모습이 은근히 불안감을 주었기에 혹시나 하고 확인 한 셈이 된 것이다.


 옆에 우리보다 먼저 온 배가 투묘하고 있는 곳을 지나 그 배와 1마일 이상 떨어진 곳에 닻을 내리기로 한다. 


 촤르르 쏟아져 내리는 체인의 풀려 나가는 소리와 함께 살짝궁 허리를 휘청이게 만드는 선체 운동을 감지하며 닻줄의 내어준 양과 신출된 방향을 선수루의 일항사에게 물어본다. 


 이 배는 선수루(FORECASTLE DECK)의 BULWARK 너머로 내려다 보이는 범위가 많이 제한되어 있어서 선수 STEM, BULBOWS BOW, ANCHOR PIPE, CHAIN을 한목에 볼 수가 없거나 아주 보이질 않는 경우도 많아 닻이 어떻게 나갔는가를 살펴보기가 참 까다롭다.


 한참 만에 2 샤클이 나갔다는 보고를 하며 체인 방향도 그냥 수직으로 있다고 한다. 닻의 원활한 신출을 위해 기관 미속 후진으로 엔진 발령을 다시 내려준다.


 닻을 선수 쪽으로 어느 정도 뻗어 줄 만큼의 미속 후진을 얻으며 엔진은 다시 정지시킨다.


이윽고 안전하다고 마음먹고 있는 9 샤클의 길이까지 신출해 준 후 닻이 잘 박혔다는 대답을 들으며 투묘 부서의 해산을 명하고 기관의 사용 끝 명령도 내려준다.


 언제 나타났는지 외항을 순회하며 순찰하는 선박이 선수 창틀 너머로 보이는데 해양경찰의 선박이 아닌 중국 해군의 군함이다. 


 

투묘 대기중에 만난 저녁 무렵의 풍경
베이룬에 입항하기 위해 들어 서는 수로의 입구와 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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