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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희태 Jan 13. 2019

1차 LIGHTERING 투묘지

북위 22도 01분, 동경 113도 56분 위치

Lightering을 위해 Crane선이 본선 옆에 Alongside를 하다


 호주의 DALRYMPLE BAY에서 16만 2천여 톤의 석탄을 싣고 떠나기 전날이 되어서야 겨우 가야 할 곳을 지정받는 아주 급박한 예정을 통보받으며 이번 용선주의 까다로운 운항 방법에 긴장을 한다. 


 우리 더러 가라고 지정해주는 중국의 GUANGZHOU라는 항구에 대한 나의 사전 지식은 다른 배에서 두 번에 걸쳐 드라이 도크에 입거 하는 수리를 위해 찾았던 경험은 있지만, 이 배에서는 당장 찾아가는 이정표를 세우는 관련 해도가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 그 구입 청구부터 난항을 겪어야 했다. 


 급하게 대리점을 통해 청구했던 해도를 우여곡절 끝에 내리는 도선사를 픽업 해가는 헬기를 통해서 보급받는 방법을 동원하여 겨우 매듭지었었고, 이제야 무사히 순항하여 찾아와서 첫 번째 LIGHTERING을 위한 투묘 지를 향한 도선사를 태우는 일부터 시작한다.


 마침 도착 시간이 오후 3시쯤이라 어두운 시간이 아니라서 그나마 편한 마음으로 GUANGZHOU VTS를 불러서 도착 예정시간을 알려주었다. 


 우리들의 통보 시간에 맞추어 도선 보트가 온다고 해서 주의 깊게 살피며 접근하는데 도선선으로 추정되는 터그 보트가 멀리서 다가오고 있는 게 보인다.


 13노트가 넘는 전속으로 달리고 있는 우리더러 6노트까지 속력을 낮추어서 접근해 달라고 연락을 해온다. 


 당장 속력을 반속, 저속, 미속으로 급하게 내려주며 속력 조절을 해주지만 워낙 전진 타력이 세니까 좀처럼 떨어지질 않는다. 


 그래도 도선선이 다가와서 도선사를 올려줄 무렵에는 6.8노트의 속력이 되도록 조절이 되었다.


처음에 LEE SIDE(바람이 선체에 막혀 조용한 쪽)에 파이로트 사다리를 준비하라는 대로 좌현 쪽에 준비를 했었는데 보트가 접근해 오면서는 우현 쪽으로 해달라는 요청을 한다. 결국 양쪽에 모두에다 준비하게 되었다. 


 바람이 불어와서 잔 파도를 일으키는 쪽(WEATHER SIDE)이 우현 쪽이건만 도선 터그보트는 그쪽으로 다가와서 도선사를 올려준다. 잔 파도는 좀 생기지만 외해의 너울이 다가오는 쪽은 반대쪽인 좌현 쪽이라 그들의 그런 접근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사다리 준비를 바쁘게 양쪽현에 다해줘야 하는 본선 선원들 입장에선 짜증이 나는 상황이지만 그런대로 열심히 작업에 응해주고 있다. 


 그렇게 승선한 도선사는 예정했던 GUANGZHOU LIGHTERING ANCHORAGE N0.2 인 NO. 8SM 구역에 도착하여 좌현 묘를 9 샤클 까지 내려 준다.  

북위 22도 01분, 동경 113도 56분 위치이다.

1차 Lightering을 위해 투묘했던 곳

  이곳에서 흘수를 17미터까지 되도록 만들어서 다음 두 번째 LIGHTERING ANCHORAGE로 가면 최종적으로 GUANGZHOU내항으로 옮길 수 있는 안전 흘수인 11미터 40까지 만드는 작업이 진행될 예정 상황이다. 


 GUANGZHOU 항구는 우리 배의 현재 흘수인 17미터 60 으로는 들어갈 수 없는 천수 해역이라 이렇게 계획한 예정인데 단번에 두 번째 LIGHTERING ANCHORAGE로 갈 수 없는 수심 15미터 해역이 있기에 숨 고르기를 하듯이 두 번에 걸쳐 옮겨 다녀야 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그렇게 닻을 내리고 어느새 날이 어두워져 갈 무렵 짐을 풀어 내려 줄 CRANE이 나타난다.


 두 척의 크레인이 와서 양현에 한대 씩 붙어서 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우현 쪽으로 너울이 큰 게 와서 크레인선의 선체를 너무 심하게 흔들어 주어 위험 상황이라 즉시 떼어내어 본선 곁을 떠나도록 시행 조치시켰다.


 여기서 하루 반의 작업을 하여 16미터 50까지 풀어준 후 옮기기로 했는데 크레인이 한 척 밖에 작업을 못해서 아무래도 그 시간 안에 예상한 흘수에 도달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니 LIGHTERING을 위해 승선근무를 시작한 대리 점원이 찾아와서 얼마의 흘수까지 되면 쉬프팅(移船措置)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온다. 


 이미 나는 그들의 본선 UKC(UNDER KEEL CLEARANCE)에 대한 질문에 (해도 수심+조고)-10% 흘수라는 공식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 주었건만 그들은 그 수식을 만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작업량 때문에 예상 흘수를 넘어서는 문제를 적당히 조절해서 이선 조치를 하고 싶어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본선의 안전을 도외시하고 그들의 말에만 따를 수는 없는 일이라 16미터 70까지는 만들어 주어야 움직이겠다는 결정을 내려주며 대화를 끝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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