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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희태 Jan 18. 2019

광조우 XINGSHAN 부두에 접안




 도선사는 네 시 30분에 승선한다며 그때까지 닻을 3 샤클까지 감으면서 기다리고 있으라는 연락을 해왔기에 새벽 네 시부터 준비하여 닻을 감기 시작한다. 


  엊그제 닻이 끌렸던 관계로 다시 투묘하면서 열 개 샤클까지 내주었었기에 최소한 30분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기에 열심히 감아 들이기를 계속한다.


  재 투묘 후 또다시 끌리는 일은 없어서 이곳에서는 최소한 열 개 샤클 까지는 사용해야 할 거라는 정보를 간직하며 열심히 윈드라스(권양기)를 돌리어 체인을 불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 짙은 어둠이 깔려 있는 해면 너머로 마카오의 등불이 뿌옇게 눈 안에 들어온다.


  아마도 도박의 짙은 맛에 빠진 사람들의 애환이 그 불빛 안에 녹아있지 않을까? 잠깐 상상해 보다가 다시 마음을 내 할 일에 돌려 열심히 선수 쪽을 살피니 우리 배를 향해 오고 있는 도선선으로 추정되는 작은 배의 접근이 눈에 띄인다. 


  점점 다가와서 확실한 도선선(Pilot boat) 임을 믿게 될 무렵 3 샤클에서 중지하지 말고 계속해서 감으라는 지시가 그 도선선으로부터 다시 온다. 


 이윽고 배는 도선사용 사다리를 준비해 놓은 왼쪽으로 다가왔고, 그들이 배에 올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E-DECK에서 내린 후 브리지까지 한 층을 더 걸어서 올라올 무렵에 닻이 모두 거두어들여졌음을 선수에서 알려 온다. 


  하드 포트! 데드 스로우 어헤드! 도선사의 지시가 떨어진다. 나는 하드 스타보드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그들은 나와는 반대의 조타 명령을 내려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처음 스타트한 기관은 전타 된 타의 영향력까지 받아서 힘든지 아주 천천히 왼쪽으로 돌려주기를 시작한다. 


 발묘된 상황에서 가야 할 곳을 향해 방향을 잡으려는 배의 움직임이 어느새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한다. 


 마카오를 완전히 왼쪽으로 보내고 오른쪽으론 신 홍콩 공항의 모습을 점점 멀어지게 하는 코스로 접어들어 정침을 하고 보니 선수 오른쪽은 붉은색 왼쪽은 초록색의 일제히 켜졌다 꺼지는 모습으로 줄을 선 등부표들의 등불 빛이 눈에 들어온다.


 제대로 강의 하구로 들어설 무렵 이미 태양이 솟아오르는데 오늘 하루 뜨거울 거라는 예감을 충분히 갖게 할 만큼 후꾼거리는 느낌을 준다. 

                                                                      <HUMEN BRIDGE>


 멀리 왼쪽으로 원자력 발전소 스타일의 발전소 돔이 눈에 들어온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작은 배들이 항로상에 나타나며 조선을 하는 도선사들의 신경을 아주 날카롭게 만들어 주고 있다. 

 HUMEN BRIDGE 가 WEIYUAN DAO를 동쪽으로 하고 DAJIAO TOU DAO를 서쪽으로 하여 섬의 상공을 지나며 길게 걸쳐져 있는 다리 밑을 조용히 지나간다.


 이상한 모습의 섬이 항로의 한가운데 서서 뱃길을 자신의 몸통 쪽으로 가깝게 끌어들이며 갈라놓고 있다. 

DAHU SHAN 섬의 기묘한 모습


 그렇게 다섯 시간가량의 항해 끝에 배는 GUANGZHOU의 XINGSHAN WHARF에 도착하였다.

GUANGZHOU의 XINGSHAN 부두에 접안하려고 부두에 접근하고 있는 모습
본선의 뒤쪽에 접안한 선박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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