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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희태 Feb 05. 2019

FANGCHENG GANG.( 防城港)


FANGCHENG GANG.(防城港)에서 먼저 접안하여 Lightering을 할 200K TERMINAL 부두에 접근하든 모습



두 번째의 부두로 이선하여 작업을 하기 위해 첫 번째 부두를 떠나든 날의 모습


 


 FANGCHENG GANG.( 防城港) :  중국 남동부 북위 21도 37분, 동경 108도 20분에 있는 항구 

 베트남과는 50마일 정도 떨어져서 국경선을 마주 대하고 있는 통킹만의 북쪽 해변가에 있는 중국의 광시 성 广西壮族自治区(GuǎngxīZhuàngzúzìzhìqū)에 속해 있는 항구이다.


 GUANGZHOU를 간다고 예정되어 있던 행선지가 입항 나흘을 앞둔 시점에서 갑자기 바뀌어 FANGCHENG을 찾아가라는 용선주의 지시를 받았을 때는 참으로 당황했었다.


 우선 어떤 곳인가 알아보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인 찾아가는 길잡이가 될 관련 해도가 없다는 사실 때문에 걱정부터 앞서기 시작했다. 


 장님이 지팡이도 없이 길을 나서는 것이나 진배없는 상황이 우리 배를, 나를 찾아온 것이다. 혹시 그곳을 기항하는 일이 취소되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마음에서 용선주와 연락도 해보고 회사와도 이야기를 했지만, 다 소용없는 일로 결국 이멜을 통해서 회사로부터 해도를 전송받아 기항하는 데 사용하는 거로 일단 일을 마무리 지었다.


 항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수로를 통해 입항해야 하는데 수심이 별로 좋지를 못해 만조 때를 이용해서 입항한다는 사실도 알아내었다. 


 그런 저런 핸디캡을 가지고 찾아오는 과정에 암담했던 마음을 추스르고 그래도 처음 기항하는 곳이라 열심히 준비를 했고 약속한 ETA에 딱 맞추어 11시 30분에 도선구역에 도착하게 되었다.


 중간에 파이로트와 통화하면서 그가 조금 늦게 약속 장소에 나타날 것이란 설명에 은근히 실망하면서 속력은 줄였지만 그래도 타력이 만만치 않아 얕은 곳으로 계속 밀려가는 상황이 되었다.


 할 수 없이 배의 선수를 우현으로 전파하여 낮아지는 수심 구역으로 빠져 들지 않도록 조치하면서 쳐다본 측심기의 눈금은 4.4미터까지 줄어들어 있었다.


 타를 전타 한 후 반속 전진을 하도록 엔진을 사용하니 수심은 계속 조금씩 늘어나지만 선수의 오른쪽 회두 속력은 영 아니올시다 이다.


 갑갑한 마음에서 선미 쪽을 내다보니 싯누런 황토색의 뻘물이 뭉게뭉게 솟아 나오고 있다.


이제 우리 배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도선 터그보트를 찾아내어 보면서 엔진 속력을 정지시키고 대기했다.


 약속한 시간보다 30분 늦게 터그보트를 타고 나온 파이로트는 물 때-조고 차가 늘어나는-를 기다린다며 승선 후 20분 가까이 기다리겠다며 열심히 전자해도를 장착한 컴퓨터를 설비하고 있다.


 FANGCHENG GANG이란 이름이 한자로는 어떻게 쓰는지를 알 수가 없으니 그 기회를 찾아 지금까지 사용한 제일 빠른 방법은 파이로트에게 물어보는 것이지만 오늘의 빠이로트는 우리 배와 만나는 약속에 늦게 나타나서 신뢰를 벗어난 사람 같아 묻기가 싫어 다음 방법을 쓰기로 한다. 


 터그보트에 쓰인 이름을 보고 알아내려는 것이다.


중국 모든 항구의 터그보트는 대개가 그 항구나 소속 구역 이름에 선박별 번호를 붙이어 표시하는데 특히 선미에는 선적항을 적어 놓고 있으니 그걸 보면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아직 터그보트가 본선에 붙어서기에는 좀 더 수로를 따라 들어 가야 하기에 저 멀리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터그 보트를 보며 잠시 참기로 한다. 


 마침 고조시까지 한 시간 가량 남은 수로의 수심은 지금 5미터를 오르내리고 있다. 우리 배의 17미터 흘수에 더하여 5미터 정도 있다는 이야기는 이곳의 수심이 현재 23미터가 된다는 이야기이고 고조의 조고 3~4미터를 빼면 평소 수심이 19~20미터가 된다는 뜻이다.


 이윽고 수로의 중간 부분을 좀 더 지나 안으로 진입한 곳에서 대기하고 있던 네 척의 터그보트가 자신이 맡은 본선의 한쪽으로 붙어 설 준비를 하고 다가온다.


 그중에 우현에 접안 한 터그 보트의 꽁무니를 보니 防城港 이란 문자가 큼지막하게 쓰인 게 눈에 들어온다. FANGCHENG GANG이란 단어를 원래의 이름을 한자로 써서 표시한 선적항의 이름이 틀림없다.


 뜻 글인 그 漢文字를 보며 얼핏 들어오는 감이 있다. 이곳이 국경 지대와 가까운 곳이라서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일까? 하는 느낌이 서면서 삼국지에서 읽어 본 제갈공명의 남만정벌 이야기를 떠올려 보는 것은 내가 너무 촉 빠른 짐작일까?


 부두에 접안한 후 크레인 외벽에 적혀 있는 내용을 보면 더욱 정확하게 이곳의 이름을 알아낼 수가 있었다. <廣西 北部灣港 防城港區> 이것이 중국 사람들이 FANGCHENG항구의 위치를 정해준 내용이다. 


 그런 저런 우여곡절을 겪으며 본선이 접안 한 부두는 <200K TERMINAL>로 LOA 290M BEAM 45M DRAFT 9.5M짜리 배를 위한 설비로 3개의 GANTRY CRANE과 3개의 재래식 UNLOADER가 비치되어 있었다. 


 여기서 어느 정도 하역해 준 후 다시 안쪽의 부두로 옮겨간다는 예정을 수속 올라 온 대리 점원에게 듣는다. 

   < 그림의 오른쪽 끝쯤에 연결되어 있는 부두가 두 번째 이선하여 작업을 한 부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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