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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장 Jan 06. 2025

새해 목표, 덜어내기


  2024년 12월의 어느 날, 다가오는 새해의 목표와 계획을 구상하며, 현재 내가 부족한 것이 무엇이고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었다. '아직 영어실력이 부족해', '책을 더 읽어야겠어', '근육량을 좀 늘려야 하는데' 등등등. 그런데... 매년 말, 늘 이런 식으로 '더하고, 쌓고, 늘리고'에 매달리다 보니 문득 이게 정답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한 것을 쌓아가기보다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는 것이 오히려 삶을 더 건강하고 여유롭게 만들 수 있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나 할까. 오래 고민할 필요도 없이, 당장 내 삶에서 덜어내야 할 세 가지를 금세 떠올릴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스마트폰 사용이다. 현대인의 삶에서 스마트폰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나도, 너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들여다보는 정보들은 대부분 쓸모없는 것들 뿐이고,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느라 낭비하는 시간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이제 그만하고 싶다. 나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고, 나의 귀한 시간을 갉아먹는 스마트폰의 악령에서 벗어나고 싶다. 새해에는 모든 방법을 총 동원해서 스마트폰과 서먹서먹한 사이가 되어보려 한다.


  두 번째로, 야식 습관이다. 지난 한 해 동안 꾸준히 운동했다. 주 2회 이상 수영을 했고,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10km 이상을 달렸다. 육아를 하고 있다는 핑계를 댈 법했지만, 단 한 주도 운동을 거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달 인바디 기계가 내놓는 나의 몸뚱이에 대한 처참한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늘지 않는 근육, 빠지지 않는 지방. 그 원인에는 '야식'이라는 무시무시한 적이 있었다.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매일 밤 치킨을 뜯고, 빵을 씹으며, 맥주를 들이켰다. 이제 그만 먹고 싶다. '먹기 위해' 운동하는 삶을 마감하고, '건강하기 위해' 운동하려 한다. 야식, 이제 그만!!!


  세 번째로, 복잡한 머릿속이다. 나는 평소에 생각이 많다. 하루 계획을 어떻게 세울지, 어떻게 하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낼지, 계획한 것들이 어긋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틈나는 대로 머리를 굴리곤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내일, 다음 달, 내년, 그리고 먼 나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등등, 절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근심을 많이 하곤 한다. 하지만 나는 분명히 알고 있다. 어느 책에서 말했듯, 나의 걱정거리가 현실이 될 확률은 5% 미만이라는 것. 물론, '아는 것'과 '하는 것'의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는 점은 함정... 


  2025년이 끝날 즈음, 한 해 동안 덜어낸 것들 덕분에 나는 한층 더 가볍고,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기를 바란다. 스마트폰과의 거리두기, 야식과의 결별, 끊임없이 머릿속을 떠도는 불필요한 걱정과 고민들을 비워내고, 그 빈 공간에 더 많은 자유와 건강, 평온한 마음을 가득 채웠기를 희망해 본다. 무언가를 더 잘하는 사람이 되고자 애쓰기보다는, 이미 가진 것들에 감사하며,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한 해를 보내기로 다짐해 본다.


  가볍고 날렵해질 2025년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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