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아이, 어린이집 적응기
3월부터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22개월 동안 엄마, 아빠의 품에서만 지내던 아이가 처음으로 낯선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것입니다. 이 작은 발걸음은 아이에게도, 그리고 저에게도 큰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아이가 곁에 없는 아빠의 시간, 아빠가 곁에 없는 아이의 시간. 영영 오지 않을 것만 같던 '그때'가 결국 찾아온 것입니다.
아이의 어린이집 적응 과정은 주차별로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면 이루어졌습니다. 첫 주에는 30분, 그다음 주에는 1시간, 셋째 주에는 점심식사를 포함하여 3시간, 그리고 이제는 낮잠까지 어린이집에서 자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점진적인 변화조차 아이에게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아이는 여전히 어린이집에 다다르면 울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눈물을 똑똑 떨어뜨리는 아이를 보는 마음이 결코 편할리 없습니다. '이렇게까지 하는 게 맞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결국 견뎌낼 수밖에 없는 과정인 것입니다.
적응 과정의 어려움은 몸으로도 찾아왔습니다. 집단생활을 시작하며 아이는 감기에 걸렸고, 3월 내내 병원을 다녀야 했습니다. 오랜 기간 약을 복용하는 것은 아이가 태어나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3월의 마지막 주, 아이는 40도에 이르는 고열에 시달리며 적응을 위해 몸부림치는 듯 보였습니다. 그 와중에 저도, 아이의 엄마도 감기를 비켜가진 못했습니다. 가족 모두가 함께 온몸으로, 온 맘으로 적응의 시간을 헤쳐 나가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4월이 되면서 아이도, 저도 조금씩 새로운 삶에 적응하며 몸을 추스르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아이는 어린이집 앞에서 울음을 참지 못하지만... 아침마다 아이에게 "어린이집에 가야 해"라고 말하면, 아이는 늘 "아빠도 같이 가?"라고 묻습니다. 저는 늘 "그럼! 아빠는 항상 우리 ㅇㅇ랑 같이 가는 거지!"라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이 대답을 할 수 있는 날도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한 달 뒤, 육아 휴직을 마치면 저는 집에서 먼 일터로 떠나야 합니다. 평일에는 더 이상 아이가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기약 없는 부재의 시간이 한동안 이어질 것입니다. 아이가 이제 막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고 있는 시기에, 또다시 큰 변화를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픕니다. 아이는 잘 적응할 수 있을까요? 저 역시 아이가 곁에 없는 시간을 잘 견뎌낼 수 있을까요?
'당신이 그리운 건 내게서 조금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조금'이 아니고 '많이', '오래' 떨어져 있으면, 그립다는 말로는 그 마음을 미쳐 다 표현 못하겠지요. 아이가 곁에 없는 아빠의 시간, 아빠가 곁에 없는 아이의 시간, 그 시간들이 그리 길지 않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