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보다는 표현!
복직 전까지 단골로 다니던 헤어샵이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예전 단골집을 떠올리며 예약을 하려는데, 늘 제 머리를 맡아주던 실장님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순간 의아한 마음에 채팅창을 열고 물었습니다.
“혹시 실장님 그만두셨나요?”
잠시 후 돌아온 답장은 지나치게 명쾌한? 단 한 글자였습니다.
“네”
순간 저도 모르게 “네?” 하고 되물을 뻔했습니다.
사실, 원장님의 답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실장님이 그만둔 것은 사실이었고, 그 사실을 정확하고 명확하게 전달한 셈이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말의 ‘내용’이 아니라 ‘표현’에 있었습니다.
만약 “네, 고객님. 사정이 생겨서 그만두셨습니다. 그래도 언제든 방문해 주시면 제가 정성껏 손질해드리겠습니다”라고 답했다면 어땠을까요. 같은 내용을 전하는 듯 보이지만, 답을 전달한 이후의 상황은 전혀 다르게 나타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가만히 돌이켜보니, 저 역시 일상에서 무심한 말을 내뱉은 적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에게, 동료에게, 아이에게 건조하게 답한 순간들 말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아주 효율적이고 분명하게 의미를 전달하는 말이었겠지만, 듣는 이의 마음에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을지 모릅니다.
'헤어샵 사건' 이후, 저는 다시 한번 다짐하였습니다. 앞으로 누군가에게 말을 건넬 때, 단순히 내용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작은 온기를 담아야겠다고 말입니다.
말의 힘, 내용보다는 표현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