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 준비는 이렇게 합니다 - 2

by 이기장

https://brunch.co.kr/@captainlee2/152

1. 임무 내용 확인

2. 착륙장 협조

3. 공역통제사항 확인

4. 항로 설정


지난 글에 이어서, 임무 준비 과정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5. 전자지도장비 셋팅

헬기에는 최신 전자지도장비가 탑재되어 있으며, 이를 활용하기 위해 비행 전 컴퓨터를 이용해 항로 파일을 준비합니다. 조종사는 주요 참고점이 포함된 항로와 고도를 설정하고, 비행경로를 가로지르는 공역의 주파수를 입력합니다. 설정한 파일을 휴대용 저장매체에 저장하고, 항공기에 가져갈 수 있도록 별도로 챙겨놔야 합니다. 항공기 시동 간에 자료를 업로드하면, 조종석 전자지도 화면에 항로가 표시되어, 비행 중 정밀한 항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불과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종이지도가 필수였고, 조종사는 지도를 바탕으로 항로를 직접 설정하고 비행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기술의 발전으로 임무 준비와 비행 절차가 훨씬 효율적이고 정밀해졌습니다.)


6. 비행 보고 시스템 입력

우리 기관은 전국적으로 다수의 헬기를 운영합니다. 따라서 비행 안전과 상황 공유를 위해 비행 전, 중앙통제본부에서 관리하는 비행 보고 시스템에 비행 정보를 입력해야 합니다. 조종사들은 이륙 X시간 전까지 출발지, 목적지, 주요 지점까지의 비행시간과 대기 시간을 입력해야 합니다. 이러한 정보는 중앙통제본부와 각 지역마다 설치된 비행협조소가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관제 교신과 안전관리에도 활용됩니다.


7. 보고서 작성

비행 전에는 헬기 운영 팀장에게 해당 임무의 주요 내용을 보고하기 위한 문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비행 시작 및 종료 예정 시간, 협조 기관 및 협조 내용, 공역 사용 계획 등 사전에 확인된 사항들을 정리하여 제출합니다. 가끔은 이 절차가 번거롭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보고 과정에서 조종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위험 요소나 누락된 부분을 조직 차원에서 한 번 더 점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비행 안전을 위한 마지막 검증 과정을 거친 뒤, 최종 승인을 받음으로써 임무 준비가 공식적으로 완료됩니다.


8. 비행계획연구서 작성

비행계획연구서는 실제 비행 중 조종석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작성하는 문서입니다. 예를 들면, 업무 협조 담당자의 이름과 연락처, 공역 사용 가능 시간, 주요 항로점 통과 예정 시간, 예상 가용 연료량, 적용해야 할 무전 주파수, 공역 인가 코드 등, 머릿속에 모두 담아두기 어려운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적어두는 일종의 '운항 메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행 중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 이 문서가 즉각적인 참고 자료가 되므로, 간결하면서도 핵심 정보를 빠짐없이 포함하도록 정리해야 합니다.


9. 승무원 미팅 (Crew Meeting) - 계획 전파 및 장비 셋팅 등

비행 전, 함께 항공기에 탑승해 임무를 수행할 조종사 및 승무원 전원이 모여 '승무원 미팅'’을 진행합니다. 이 자리에서 임무 계획을 공유하고, 비행 절차와 역할 분담, 장비 준비 상태, 필요 점검 시간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합니다. 승무원 간의 인식 차이, 또는 준비 미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절차로, 팀 전체가 같은 그림을 보고 비행에 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10. 충분한 휴식과 안정

비행 임무는 높은 집중력과 빠른 상황 판단을 요구하기 때문에, 임무 전 충분한 휴식과 심리적 안정은 필수입니다. 과로하거나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는 판단 능력과 반응 속도를 저하시켜 비행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행 임무 전날에는 과도한 업무나 음주, 무리한 활동을 피하고, 신체적·정신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조종석에 앉을 수 있도록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실 그동안 비행 임무를 준비하는 과정이 제 머릿속에서는 늘 복잡하게 틀어져 있었습니다. 한 번쯤은 차분하게 임무 준비 과정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글감을 찾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평소에 정리하지 못했던 업무가 있다면, 혹은 복잡하게 반복되는 일상 때문에 어지러움을 느끼고 계시다면, 이번 기회에 한번 찬찬히 글로 풀어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저도 그 과정을 한번 엿보고 싶습니다!




PYH2013111812040001300_P4.jpg 출처 : https://www.yna.co.kr/view/AKR20131118143600003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