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의 투자로 얻는 엄청난 수익률

by 이기장


앞선 글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조종사에게 시간 엄수는 단순한 미덕이 아니라 생명과도 같은 원칙입니다. 항공기의 출발 시간 하나에는 조종사뿐 아니라 정비사, 관제사, 그리고 임무와 연결된 수많은 사람들의 시간이 함께 얽혀 있습니다. 시간을 지키는 행위에는 단지 약속을 이행한다는 의미를 넘어, 그 시간과 연결된 타인의 삶과 책임을 존중하는 태도가 녹아 있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지연은 곧 조직 전체의 흐름을 흔들 수 있고, 그 여파는 생각보다 넓고 깊게 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임무를 계획할 때, 정해진 시간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하나의 습관을 만들어두었습니다. 바로 '5분 먼저 움직이는 것'입니다. 정해진 시간보다 늘 5분 먼저 도착하고, 5분 먼저 준비를 마치려 애씁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이 5분은 무언가를 포기하는 행위라기보다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작은 투자에 가깝습니다. 당장 눈에 띄는 성과는 없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진면목을 드러내는 시간. 바로 이 '5분'의 가치는 그 지점에 놓여 있습니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운 아침에는 임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변수가 더욱 많아집니다. 항공기 문이 얼어 쉽게 열리지 않을 수도 있고, 낮은 기온 때문에 장비가 평소처럼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정비사나 조종사, 혹은 탑승 인원 중 누군가가 예상치 못한 이유로 시간에 맞게 움직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항공기 자체에 문제가 생겨 다른 기체로 옮겨 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예상치 못한 난관에 마주 한 바로 이 순간, 비상금 통장 속 현금과도 같은 '5분'의 가치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물론 5분이라는 시간 동안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항공기 결함이나 급변하는 기상 상황 앞에서 5분은 결코 충분한 시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은, 당황한 마음을 추스르며 현재의 상황으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허락해 줍니다. 급해진 마음이 판단을 흐리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최소한의 여유, 즉 작은 완충지대를 만들어 주는 셈입니다.


이 5분이 있으면 상황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동료와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숨을 고를 시간을 줄 수 있습니다. 그 차이는 미묘하지만 분명합니다. '이미 벌어진 사건을 앞에 두고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마음 가짐은, 이내 마음의 안정으로 이어지고, 이 안정감은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차분한 감정을 만들어 주며, 차분한 감정은 곧 임무 전체의 안전으로 귀결됩니다. 결국 5분의 서두름이 더 큰 보상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 저는 비행을 통해 반복해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비행을 준비하며 제가 배운 것은 거창한 시간 관리 기술이 아닙니다. 단지 나의 5분을 먼저 내어놓는 것, 그 작은 선택이 하루의 흐름을 얼마나 편안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바쁘다고 느끼는 일상 속에서도, 조금만 일찍 움직인다면 불필요한 긴장을 덜어낼 수 있는 순간이 숨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며, 스스로에게 5분의 여유를 먼저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5분이 생각보다 큰 편안함으로 돌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



5분대기 전투조 투입 (출처 : https://www.khan.co.kr/article/20130314161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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