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무관심을 바라보는 시선

선택의 책임과 오락으로서의 스포츠

by 이기장


최근 올림픽을 향한 대중의 시선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중계권 문제나 시차 같은 기술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온 국민이 TV 앞으로 모여들던 과거의 뜨거운 열기와 비교하면 그 온도 차는 명확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대중의 태도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게 관심과 응원을 보내달라"는 언론의 서사는 과거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괴리는 오늘날 올림픽을 바라보는 대중의 관점이 더 이상 '국가적 사명'이라는 구태의연한 틀에 머물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이제 스포츠는 숭고한 희생의 영역이 아닌, '개인의 선택'과 '시장의 논리'가 작동하는 냉정한 프로의 세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중요한 사회적 징후로 읽힙니다.


우리는 흔히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고군분투를 보며 정서적 부채감을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운동선수는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 그 길을 선택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특정 직업이나 전공을 선택한다는 것은 그에 따른 보상뿐만 아니라, 시장의 무관심이나 경제적 고충까지도 본인이 감내하겠다는 암묵적인 약속을 포함합니다. 누군가 비인기 종목을 선택했다면, 그것은 본인의 열정과 가치관에 따른 결정이며 그 결과로 나타나는 '비인기'라는 환경 또한 본인이 책임져야 할 영역입니다.


특히 스포츠를 기초 과학, 예술 분야와 동일 선상에 놓고 지원의 당위성을 논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합니다. 기초 과학은 인류의 생존과 진보를 위한 지식의 토대를 쌓고, 예술은 인간 사유의 깊이를 확장하는 공공재적 성격을 띱니다. 반면 엘리트 스포츠는 본질적으로 '누가 더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갖췄는가'를 겨루는 엔터테인먼트, 즉 오락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개인의 건강 증진을 돕는 생활 체육과 달리, 소수의 엘리트를 육성하여 메달을 따는 것이 우리 사회의 지적·기술적 자산으로 축적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시장에서 외면받는 오락 콘텐츠가 '설움'이라는 감정적 호소를 통해 국가의 지원이나 대중의 관심을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프로의 세계는 철저히 재미와 실력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곳입니다. 관객이 들지 않는 공연이 무대 뒤의 눈물로 티켓을 팔 수 없듯이, 스포츠 또한 대중에게 어떤 즐거움과 영감을 줄 수 있는지 스스로 고민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올림픽과 비인기 종목에 대한 무관심은 우리 사회가 성숙해지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이제 스포츠를 국가의 대리전이 아닌 개인의 커리어로 보기 시작했으며,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하는지 묻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되 그 책임 또한 개인에게 귀속시키는 사회, 그리고 감성적인 호소보다는 시장의 가치와 사회적 기여도로 투자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태도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합리적 공정성의 모습일 것입니다.



image.png 출처 : 막노동도 불사했던 김상겸…'비인기' 설움 딛고 400번째 메달[올림픽]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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