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돈키호테, 페리스 휠(관람차)
우리가 일본에 있을 때, 한국에는 비가 내린다고 했었다. 그래서 여행이 시작하기 전부터 ‘옆 나라인 일본도 비가 올 확률이 높겠지? 첫 해외여행인데 제발 아니었으면!’ 이러고 있었다. 다행히 교토에 있을 땐 엄청 맑았고, 교토에서 오사카로 가는 날에 하루만 비가 내렸다.
캐리어와 우산을 들고 우리는 오사카에 도착했다. 짐을 두고 놀고 싶어서 바로 호텔로 가려고 했지만, 입실시간이 남아서 근처 백화점에 들어갔다. 여행을 도와준 회사 동료들 선물도 고르고, 간식도 사고, 사케도 샀다! 호텔로 들어가는데, 입구에서 사케를 떨어뜨려서 깨뜨려버렸다…. 호텔직원분께 사과하고 설명을 하는데, 친절하게 “괜찮아요~ 다친 곳은 없으신가요?”해주며 방 안내를 해주셨다. 남자친구도 괜찮다며 나가서 더 맛있는 걸로 먹자고 해주었다.
호텔에 짐을 두고 바로 다시 나왔다. 오사카에서 목표는 딱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돈키호테 도톤보리점’과 ‘치보 오코노미야끼 도톤보리점’을 방문하는 것!
둘이서 도톤보리로 향하는데, 운이 좋게 비가 멈췄다!!! 여유롭게 도톤보리 강 주변을 구경을 하며 돈키호테로 향했다. 돈키호테에는 정말 이것저것 다 있다. 선물용으로도 좋은 것도 있고, 생필품도 많고, 간식도 많다. 그리고 사람도 많다! 그렇게 이것저것 구매할 결심을 하고 들어왔지만, 생각보다 구매한 건 별로 없었다. 휴족시간과 온열 안대 정도??
‘필요한 건 한국에서도 살 수 있고, 원래도 잘 안 썼는데 뭐~’
대신 돈키호테 페리스 휠(돈키호테 도톤보리점에 있는 타원형 관람차)을 탔다. 비가 와서 운행을 못 했는데, 비가 그쳐서 탈 수 있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우리나라에서도 관람차는 한 번도 시도조차 못 해봤는데 모순적이게도 관람차에 대한 로망은 있었다. 남자친구랑 같이 타면 로맨틱할 것 같았다. 심지어 운행시간도 15분 정도여서 나에게 딱이었다.
근데 웬걸, 진짜 무서웠다. 생각보다 높게 올라갔고 내가 무서워하는 것을 보고 장난치던 남자친구도 어느 순간 “이거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지?”하고 있었다(ㅋㅋㅋ). 둘이서 같이 “으아앙”하고 있으니 관람차가 내려가고 있음을 느꼈다. 마음이 조금 편해졌고, 그때부터 오사카의 야경이 보였다. 비가 내리고 있을 땐 ‘왜 하필 오늘 비가 와서!’였지만, 비가 내린 덕분에 야경이 더 깨끗하게 보였다.
‘나쁘다고 생각했던 게 꼭 그렇지만은 않구나’ 갑자기 이런 생각들이 들면서 남자친구랑 우리의 첫 일본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남자친구 역시 “비가 오는 것보다 맑은 날이 좋긴 하지만, 비가 계속 내렸어도 여행하면서 우리만의 재미를 찾아 즐길 수 있었을 것 같아”라고 했다.
“일정만 가득하지 않으면 여유로운 거 아니겠어?” 일본여행을 계획했을 때 내가 했던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유로운 여행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관람차에서 남자친구랑 이야기하며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도 마음가짐에 여유가 있는 것이 진정한 여유로움이란 것을 느꼈다. 남자친구와 이런 대화를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관람차에서 내려오고 오코노미야끼를 먹으러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