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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경록 Jan 07. 2022

어느 날 갑자기 폭삭 망한다 해도

스피커에서 귀까지 어두운 공기가 벌써 운다.

https://youtu.be/fVzoZnrLSWI



설령 혼자 남게 된다 해도,

이렇게 좋은 음악만 있다면 견딜만할 것 같다.


Ellen David · Charlie Haden · Keith Jarrett


재즈가 좋은 점은 말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저 어두운 bar 구석탱이에 앉아, 위스키만 홀짝이면 된다.


스피커에서 귀까지 어두운 공기가 벌써 운다.


슬프다기엔 너무도 아름답다.

울고 있는 공기가 내 어깨를 툭툭 치며 달래 준다.


'어차피 혼자가 아닌가!'


성공을 한 들 실패를 한 들

외로움에 벗어나려 발버둥 치려 해도,

결국에는 혼자다.


당연한 이치겠지만,,,,


우울한 가습기는 한숨만 푹푹 내어 쉰다.



술 마시러 나가기도 귀찮은 일요일 밤,

머릿속으로 위스키 얼음을 녹여 본다.


얼음에 설탕을 섞어 놓았더니,

우울함이 달콤하게 녹는다.



엎질러진 물감처럼 망친 그림 같은 인생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네.

세상을 멀리서 바라본다면,

엎질러진 물감들이 모인 한편의 그림 일 거야!


그러니 세상 밖으로 나와 마음껏 뒹굴러 보자구!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누구의 기대도 바라지 않으며

터져버린 식지 않는 검붉은 물감처럼

시원하게 휘갈기다 가자!


2021.12.5

한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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