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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경록 Feb 04. 2022

아침 카페

나만을 위한 이 짧은 휴식. 이 정도면 좋은 쾌락이었다.





"안녕하세요. 아침 카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무엇을 드릴까요?"






"네, 여기 과일 맛 나고 꽃향기 나는

파나마 게이샤 커피 한잔하고요,

바흐 첼로 ‘피에르 푸르니에' 버전으로 반주 빼고 주시고요,

시나몬 크로플 같은 여유 위에

낭만 생크림 얹어 주세요."


첼로연주 |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 Bach-Suites for Cello Solo | 피에르 푸르니에-첼로 - YouTube


"네, 주문하신 거 나오기 전에,

일광욕 마사지 서비스로 드려요.


큰 창가에서 잠시 멍 때리시면 좋아요.

오늘 태양 로스팅이 잘 되었거든요.

타지도 덜 익지도 않고 딱 적당하게"


진공관에서 중배전으로 달궈진 ‘피에르 푸르니’의

무반주 첼로 선율이

로스팅이 잘 된 햇빛을 만나 주홍빛 휴식을 준다.





이제 나가봐야 한다.


커피와 첼로와 햇빛으로 급속 충전으로

냉랭해진 마음에 다정함을,

뿌연 머릿속은 안개를 빨아들이듯 맑아졌다.




나만을 위한 이 짧은 휴식.

이 정도면 좋은 쾌락이었다.



2022. 2. 4. 입춘 아침

한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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