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바리스타와의 협업 경험

by 커피바라

카페에서 일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 중 하나는 ‘협업의 힘’이었습니다. 바리스타라는 직업은 혼자 멋지게 커피를 만드는 모습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현장은 동료들과의 호흡이 없으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주말 오후 피크타임이었습니다. 주문이 한꺼번에 몰려 에스프레소 머신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대기표는 계속 쌓이고 있었습니다. 그때 동료 한 명이 자연스럽게 우유 스티밍만 맡고, 다른 한 명은 샷 추출에 집중했으며, 저는 음료 조립과 픽업을 담당했습니다. 말 한마디 주고받을 시간도 없었지만, 각자 역할을 나눠 빠르게 움직였고, 손님들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음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은 마치 팀 스포츠처럼 긴장감과 성취감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협업은 단순히 일의 분담만이 아니었습니다. 서로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어떤 동료는 손님 응대에 밝아 주문받을 때 분위기를 살리는 데 강했고, 또 다른 동료는 세심한 손길로 디테일을 챙겼습니다. 저는 속도에 강점이 있어 바쁠 때 흐름을 잡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런 차이가 합쳐져 하나의 완성된 팀이 되었습니다.


물론 갈등도 있었습니다. 피곤하거나 의견이 엇갈릴 때는 작은 일로도 부딪히곤 했습니다. 하지만 끝나고 나서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단순한 동료가 아니라, 함께 버티고 성장하는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깨달은 건, 바리스타의 일은 기술만이 아니라 ‘팀워크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혼자 내릴 수 있는 커피는 한 잔이지만, 함께 만들어낼 수 있는 건 카페 전체의 흐름과 분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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