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는 판매량 뿐만 아니라 떨어진 현대차의 이미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그랜저=현대차 반전의 키
현대차는 최근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이 심각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쏘나타가 흔들리는 것과 동시에 현대차의 양대 기둥인 그랜저와 싼타페가 노후화된 영향이 컸습니다. 이 틈을 수입차와 타 국산 3사가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신형 그랜저의 성공이 절박합니다. 그랜저가 구원투수로서 3천만 원 대 시장을 "지배"해야 밑으로는 쏘나타 F/L이 나오기 전까지 중형차 시장 수요를 흡수해 경쟁사를 견제하고, 위로는 4천만 원 대의 수입차 선택하는 고객들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랜저를 통해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확보해야 제네시스, 아슬란, 쏘나타 등 주변 차량들로 Up/Down 셀링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우선 기아 K7을 넘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먼저 현재 준대형 차급 1위이자 형제차인 기아 K7을 넘어서야 합니다. 같은 차급에는 임팔라나 SM7도 있지만 이들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준대형 차급에서 K7을 넘어서야 타 차급에서 수요를 흡수해오는 것도 탄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랜저와 비교했을 때 약 9개월 먼저 나온 K7의 상품성은 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아차에는 아슬란의 대응 모델이 없어 K7이 더 넓은 가격대를 커버해야 하기 때문인지 사이즈도 더 크고, 엔진 역시 3.0 대신 더 높은 배기량의 3.3 GDI를 채택했습니다. 편의 사양 역시 그랜저만의 킬링 사양은 없으며, 있더라도 그건 사례를 봤을 때 K7도 연식 변경을 통해 채택할 것입니다.
기아차는 1세대 K7 때 준대형 차급 1위 자리를 유지하다가 그랜저 HG가 나오면서 현대의 공세에 순식간에 밀렸던 경험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에는 다르다며 대응을 단단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당장 LED 헤드램프가 열세 사양이니 재빨리 LED 헤드램프가 적용된 한정판 5,000대를 내놓으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LED 헤드램프는 추후 연식 변경에 정식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기아차는 앞으로 필요시 시장 방어를 위해 가격 할인도 불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랜저가 시장 지배자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험난해질 K7과의 경쟁에서 우선 이겨야 합니다.
그랜저 런칭, 일단은 성공적.
하지만 더 중요한 건 현대차의 이미지
일단 그랜저의 런칭은 이름값만으로도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이미 사전 계약만 2.7만대를 달성한 것이 이를 반증합니다. 하지만 쏘나타 역시 사전 계약 성과는 훌륭했으나 신차 효과가 빠지자 고전했듯이, 앞으로 펼쳐질 본격적인 경쟁에서는 이름값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입니다.
소비자들에게 "역시 그랜저다"라는 말이 계속해서 나오려면 세심한 부분에서 이슈 대응이 중요합니다. 모든 신차가 그렇듯 앞으로 있을 기자시승회 및 고객 시승 행사는 물론이고 실제 출고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생각지 못했던 각종 이슈와 논란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현대차가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그랜저의 롱런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그랜저가 높은 판매량을 달성한다고 해서 런칭 미션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현대차는 그동안 쌓여온 현대차에 대한 불신과 반감이 심각한 상황인데다가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거기다 최근 현대차 내부 제보자에서 시작된 세타2 엔진 논란으로 위기가 절정에 다다랐습니다.
현대차가 이러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그랜저를 통해 달라진 현대차의 모습을 어필하고 이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가 다른 차종으로 퍼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즉 그랜저는 판매량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현대차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역할까지 해야 합니다.
이는 결국 현대차가 얼마나 고객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응답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고객의 목소리는 결코 멀리 있지 않습니다. 그랜저의 성공과 현대차의 위기 탈출이 절박한 만큼 새로운 현대차의 모습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