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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레시피 Dec 20. 2016

2016 한국 자동차 시장 올해의 말#1

르노삼성 박동훈 사장

2016년을 마무리하는 12월입니다. 올 한해 자동차 업계에서 화두가 되었던 말들을 정리해보는 시리즈입니다.

 그 첫 번째는 임팩트 있던 발언을 현실로 만들어나가고 있는 르노삼성 박동훈 사장의 말입니다. 말을 현실로 만든 르노삼성의 올 한해 행보와 2017년을 전망해봤습니다.


박동훈 사장 (사진 르노삼성)
누가 뭐래도 우리 자동차 시장은 현대차가 만들어놓은 놀이터였다. 지금까지는 그 놀이터에서 같이 놀아왔는데 이제는 르노삼성만의 놀이터를 만들겠다.

-3월 25일
르노삼성 사장 취임 기자간담회 中



르노삼성의 약진이 돋보인 2016년


 사실 2010년 대는 르노삼성에게 악전고투의 시간들이었습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 vs 수입차 구도에 쉐보레, 르노삼성, 쌍용차는 상대적으로 소외되어있었습니다. 쉐보레야 그런대로 잘 버티고 있었지만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FMC 타이밍을 놓쳐 시장 주도권을 완전히 놓아버린 시간들이었습니다.


르노삼성 2010-2015년 판매량

 특히 르노삼성의 후퇴는 심각했습니다. 주력이던 SM5, SM3 모두 노후화에 따라 판매량이 꺾이며 2012년부터는 2010년 대비 판매량이 50%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2015년도에는 쌍용에도 전체 판매량을 역전당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에는 반전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SM6와 QM6의 성공적인 런칭에 힘입어 비록 2010년의 15만 대에는 미치지는 못해도 르노삼성은 오랜만에 연 판매 10만 대 고지를 무난히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르노삼성의 2016년 성과에는 박동훈 사장의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르노삼성은 2016년 무난히 6%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위의 차트는 2016년 11월까지 누적 점유율


박동훈 사장의 주특기=차별화, PR 활용

1) 마케팅의 기본=차별화
 박동훈 사장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손꼽히는 마케팅 전문가답게 "차별화"를 핵심 키워드로 들고 나왔습니다. 그의 취임 간담회에서의 발언 그 자체로 모든 전선에서 싸울 수는 없으므로 이길 수 있는 곳에서 싸우겠다는 선포였습니다.


그는 2005년부터 2013년까지 폭스바겐코리아 대표를 맡으면서 국내에서 폭스바겐이 "일반 소비자도 접근 가능한 고품질 수입차"로 다른 수입차들과 차별화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물론 지금은 디젤 게이트 때문에 주춤하고 있지만 2014년까지 폭스바겐은 분명 국산차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각광받았습니다.


QM3는 그동안 한국에 없던 "고연비"의 "소형" "SUV"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수입차"라는 이미지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대박이 났습니다.

 그는 2013년 르노삼성으로 자리를 옮기자마자 QM3를 들여오는 등 차별화 전략을 적극 펼쳐왔습니다. 기본적으로 국산 3사는 현대기아차 대비 영업 네트워크, A/S망, 빠른 상품 대응 등에서 열세에 있기 때문에 현대기아차보다 더 빨리 새로운 영역을 발견하고, 그들과는 다른 Needs를 충족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는 전쟁에서도 군대의 규모와 화력에서 차이가 나면 정면 승부를 하면 승산이 없다는 교훈과 같은 맥락입니다. 전력을 집중해 상대의 약한 부분에서 순간적 우위를 바탕으로 상대를 궤멸시키는 "망치와 모루 전술"은 알렉산더의 가우가멜라 전투 이후 한니발, 나폴레옹은 물론 제2차 세계 대전의 조지 패튼까지 수많은 전략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마케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문에 이름부터 기존 5에서 6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SM6 런칭 시에도 "새로운 기준", "기존 중형차가 부족했던 것을 채워줄 것"이라는 말을 적극적으로 했으며, QM6 런칭 시에도 4WD를 적극적으로 내세웠습니다. 또한 카카오페이를 통해 사전계약을 진행하는 등 구매 과정에 있어서도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 PR의 능숙한 활용

 그는 언론을 적극 이용하는 CEO로서, 기자간담회 발언과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의 기대를 고조하고 시장 분위기를 만드는 데 능숙합니다. 연초의 놀이터 발언 역시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메세지를 던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SM6가 자가용 등록 기준으로는 1위라는 점을 보도자료를 통해 적극 홍보한 것도 그의 PR 활용 실력을 잘 보여줍니다.


중형 시장 최근 5개월 간 판매 추이, SM6는 치열한 경쟁 속에도 페이스를 잘 유지해나가고 있습니다.
SUV 시장은 쏘렌토가 워낙 견고하고, 상품성에서 우위가 있기 때문에 경쟁이 쉽지 않지만 적어도 시장의 틈새를 만들어내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결국 그는 연초에 했던 발언을 판매 성과로 실현해냈습니다. SM6는 쏘나타, 말리부와의 치열한 격전에도 불구하고 11월까지 누적 5만 대를 넘기며 시장에 안착했고, QM6는 누적 1만 대를 넘기며 SUV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에 대해 그는 최근 SM3 행사에서 "보란 듯이 나름대로의 놀이터를 만들었다"며 자축하기도 했습니다.


2017년 르노삼성의 행보를 보는 관전 포인트

1) 새로운 시장 발굴, 또 성공할까?
  이제 내년을 바라보는 르노삼성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또다시 새로운 시장을 발견해내야 하는 것입니다. 르노삼성이 우선 목표로 내세우는 내수 3위 탈환을 위해서는 반드시 지금보다 라인업을 확장해야 합니다.

 또한 국산 3사의 고질적인 약점 중 하나가 신차 효과가 지나고 경쟁사 신차가 나오면 영업력이 부족해 판매량 지속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총알이 넉넉한 현대는 분명 쏘나타 F/L을 통해 경쟁이 치열한 중형 시장에서 적극적인 반격을 시도할 것이므로 SM6도 언제까지나 지금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QM6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르노삼성 입장에서는 분위기를 반전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계속해서 신차를 통해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르노삼성 영업소를 찾아오도록 해야 합니다. 이는 압도적 1위가 아닌 모든 기업이 지니고 있는 숙명입니다.


르노 메간 해치백 (사진 르노)

 르노삼성은 내년 메간 세단이 아닌 해치백을 들여와 새로운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형 i30의 부진과 골프의 부재로 인해 국내 해치백 시장은 여전히 무주공산입니다. 더군다나 박동훈 사장은 골프를 통해 해치백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어 더욱 자신 있어 보입니다. 또한 에스파스(미니밴), 클리오(소형) 역시 계속 검토 중입니다.

기아 신형 프라이드 (사진 기아차)

 하지만 중형 세단과 중형 SUV가 국내 자동차 시장의 메인이었던데 반해 해치백 시장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며, 소형 SUV 시장과 니즈가 상당 부분 겹칩니다. 내년에 현대가 소형 SUV 시장 참전을 선언한 만큼 경쟁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또한 소형에서는 프라이드 신차가 예정되어 있고, 에스파스 역시 카니발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합니다. 올해에 비해 시장 규모는 작은데 경쟁은 더 치열한 곳에서 싸워야 하는 거입니다. 또한 과연 유럽 감성의 차들이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규모있는 판매량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지켜볼 문제입니다. 르노삼성이 다시 한번 틈을 발견해낼지 주목됩니다.


2) 어드밴티지 타임이 끝나간다.

 SM6와 QM6는 차별화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디자인과 이름 말고 상품성에서 뚜렷한 실체를 제시하지는 못했습니다.  르노삼성은 유럽의 감성을 내세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량들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데는 소비자들의 현대기아차에 대한 반감과 그동안 소외됐던 타사에 대한 기대감이 일정 부분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기대를 가지고 구매했다가 별 차이가 없다며 실망하는 사람도 생길 것이고, 또 달이 차면 기울듯이 빠가 까를 만들기도 할 것입니다. 현대기아차역시 적극적인 신차 투입과 연식 변경 및 내수 소비자 달래기를 통해 내수 방어에 나설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의 선택 하나하나는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내년에 르노삼성이 소비자의 목소리를 적극 들으며 다시 한번 차별화에 성공해 내수 3위 탈환이라는 우선 목표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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