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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레시피 Dec 20. 2016

한국 "올해의 차", 더 발전할 필요가 있다.

심사과정이 더욱 투명해져야 한다.

 지난 번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듯이 한국 올해의 차는 중앙일보(2010~), 한국자동차기자협회(2011~),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2013~)이 당해 출시된 신차를 대상으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한국 올해의 차에 아직 아쉬운 점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시상식 권위의 조건=공정성

 

 특정 작품에 상을 준다는 것은 수상작과 그 외의 작품을 구별하는 행위입니다. 때문에 시상식을 하는 목적이 분명해야합니다. 이를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해서는 수상작이 상을 받아야 하는 이유(심사 기준, 심사 세부 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이 시상식이 어떤 작품에 상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시상식인지를 시상식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명확하게 이해하고 결과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상의 권위는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심사 기준이 명확하고, 결과 역시 투명하게 공개된다 하더라도 사람이 하는 일이므로 논란이 생길 수 있지만, 적어도 이러한 것들이 담보된다면 더 건전한 토론과 폭넓은 공감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는 좋은 시상식을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올해의 차는 아직 이런 부분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의 차에 아쉬운 점

1. 심사 위원 명단의 폐쇄성

 중앙일보의 경우 올해의 차 심사 위원을 결과 발표와 함께 명확하게 발표하는 편이지만, 나머지 두 단체는 어떤 매체의 어느 기자들이 심사에 참여했는 지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일반 소비자들은 어느 매체가 해당 협회 소속인지를 알기도 쉽지 않습니다.

2016 중앙일보 올해의 차 심사위원 명단

 중앙일보의 경우 기자 뿐 아니라 관련 업계 인사들까지 심사위원을 폭넓게 구성하고 공개하는 편이지만,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심사위원들이 어떤 배경을 가진 전문가인지와 심사위원들이 개인의 취향, 특정 제조사와 친분을 배제하고 공정하게 심사할 것인지를 소비자가 쉽게 알기 어렵습니다. 


 또한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시행되어 심사위원 명단이 공개된다고해서 제조사들이 심사위원들에게 친분을 핑계로 로비하기는 힘들므로 심사위원의 투명한 공개로 인한 리스크도 줄었으므로 공개의 필요성이 더 커졌습니다.

2. 심사 기준과 세부 결과의 불투명성

 유럽 올해의 차의 경우 당해 5개 유럽 국가 이상에서 판매가 되었고, 년간 5천 대 이상 판매한 신차를 대상으로 디자인, 안락성, 안전, 경제성, 핸들링, 퍼포먼스, 기능, 운전자 만족, 가격, 기술 혁신성 등을 평가합니다. 또한 최종 후보 투표에 어떤 기자가 어떤 차에 몇 점을 줬는 지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북미 역시 심사위원의 채점표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유럽 올해의 차 심사위원별 점수 테이블

 하지만 상대적으로 한국 올해의 차들은 이러한 기준들이 무엇인지, 어떤 심사위원이 어떤 차에 점수를 높게 주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심사 기준이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을 경우, 외부에서 봤을 때는 시상 주체가 어떤 차를 추구하는 지 알수가 없는 데다가 각 차량마다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었는지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의 권위가 올라가기 어렵고, 자칫하면 "그들만의 잔치"라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나 업계가 비교적 좁고, 제조사의 입김이 강한 한국 자동차 시장 특성상 심사 과정과 결과에 대한 투명성은 상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필수적입니다.

3. 다소 열악한 시승 평가 환경

  자동차 평가의 꽃은 시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기자들은 시승 행사에 참석하기 때문에 당해에 나온 신차들을 대부분 타볼 기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 차들을 동시에 타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비교 평가가 정확해집니다.

 사람의 감각은 정확하지는 않기 때문에 몇달 전 탄 차의 감각을 기억하기는 쉽지 않으며, 날씨, 도로 환경, 드라이버의 컨디션 등 외부 요소의 영향도 강하기 때문에 같은 장소에서 차를 비교해보면서 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2016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시승 현장 사진

  하지만 협회들의 경우 이러한 장소를 빌리기 위한 자금, 시승차 대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심사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충분한 시간 동안 후보 차량들을 제대로 시승해보며 비교 평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시승 평가를 위해 힘들게 모여도, 심사위원 모두가 참석하기는 어렵고 참석해도 모든 차량을 타보지는 못하고 본인이 못 타봤던 차량만 짧은 시간동안 타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지나치게 많은 시상 분야

 중앙일보처럼 올해의 차 선정과정에서 제조사가 심사비를 냈을 경우, 비싼 심사비를 냈기 때문에 담당자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상을 하나라도 받아야합니다. 만약 상을 못 받으면 회사 입장에서는 헛 돈을 쓴 것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담당자 입장에서 수상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면, 아예 출품을 안하려는 경향이 생깁니다.

중앙일보는 11 분야의 상을 수여합니다.

 이럴 경우 많은 차량들이 출품해서 심사비를 많이 받아야 하는 주최 측이 곤란하므로, 주최측에서는 이런 저런 부상들을 많이 만들어 체면 치례를 해주게 됩니다. 때문에 시상 분야가 많아지게 되고, 상의 권위가 살기 어렵습니다. 


5. 헤리티지의 부재

 중앙일보 올해의 차, 한국자동차기자협회,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모두 현재 홈페이지가 없습니다. 물론 중앙일보 올해의 차는 심사 기간 중에는 홈페이지를 오픈해 홍보하기는 하지만 그 외에는 닫혀 있는 경우가 많고, 한국자동차기자협회는 홈페이지가 있지만 호스팅이 만료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위에서 언급했듯 누가 심사위원인지를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어느 차가 역대 수상차인지, 어떤 면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는지 체계적으로 알기가 어렵습니다. 오직 과거 보도 내용으로 정리를 하지 않고서는 이러한 내용을 알기 어렵습니다. 

 역대 수상작들은 해당 주체가 어떤 차를 추구하는 지 알 수 있는 지표이자 헤리티지입니다. 이런 것들이 없이 매년 올해의 차를 기사로만 접하는 소비자들은 시상식의 권위와 신뢰도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한국 올해의 차는 아직 역사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오래 지난다고 헤리티지가 저절로 생겨나지는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발전을 기대하며 


 한국 올해의 차(중앙일보 2010~)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 그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고, 이제 초기일 뿐입니다. (유럽 1964~, 북미 1994~, 일본 1980~, 인도 2006~) 때문에 아직은 유럽, 미국, 일본에 비해 당연히 아쉬운 점들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선례가 있기 발전속도도 빠를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3 곳에서 올해의 차를 뽑고 있는데, 각각의 특성을 가지고 발전해나가야합니다. 시상 분야 혹은 시상 기준의 차별화가 없이는 소비자들이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3군데 모두 동시에 오랫동안 살아남기는 힘듭니다. 

 이러한 상을 제정하고 수여하는 목적이 공정하고 권위있는 방식으로 좋은 자동차를 선정해 소비자의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면 더더욱 많은 사람들이 심사 결과를 납득하고 공감하기 위해서 심사위원의 구성, 기준, 세부 평가 내역이 더욱 투명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의 차를 바라보는 인식이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 소비자들의 판단에 또 다른 지표가 될 수 있는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매김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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