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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레시피 Feb 08. 2017

르노삼성 SM6, PR로 현대차를 압박하다.

SM6로 자동차 PR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르노삼성

마케팅 그리고 PR

 마케팅은 어떤 가치를 창출해낼 것이며 이것을 어떻게 소비자 머릿속에 심을 것이냐에 관한 문제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많은 정보들을 기억하기 위해서 축약해서 저장하며, 보통 한 카테고리당 1~2 개의 키워드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 머리 속 키워드를 점유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며, 이를 위해 많은 기업들은 수많은 비용을 들여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것이 광고입니다.

 이는 자동차 업계 역시도 예외가 아닌데, 각 제조사들에서 막대한 돈을 들여 광고를 하는 덕분에,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자동차 TV 광고, 유튜브 광고들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서 광고 외에 중요한 마케팅 활동이 한 가지 더 있는데, 바로 PR 활동입니다. 자동차 회사의 PR 활동은 쉽게 얘기해서 "보도자료 내는 것 혹은 언론플레이라고 부르는 그 것"입니다. (아주 쉽게 얘기해서입니다. 언론 기사가 대표적인 PR 활동이긴 하지만 이게 다는 결코 아닙니다)

 세계적인 마케팅 구루인 알 리스는 광고와 PR 활동에 대해 이렇게 대조했습니다.

알 리스


광고는 바람이고 PR은 태양이다.
광고는 시각적이고 재미있고,
PR은 언어적이고 진지하다.
이 때문에
브랜드를 알리는 데는 광고가 효과적이지만
브랜드 신뢰성 구축에는 PR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동차는 고관여 상품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PR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됩니다. 사람들은 보통 광고를 통해 제품을 "인지"하게 되지 광고 하나를 가지고 제품에 대한 인식을 확정 짓지는 않습니다. 인식은 알게 모르게 노출된 기사를 통해 조금씩 생겨나가게 되고, 이게 한 번 굳어지게 되면 인식은 거의 바뀌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보통 광고 집행보다 보도자료 내는 것이 비용적인 측면에서 더 유리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자신들을 제품을 노출하는 데 효율적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자동차 회사들은 끊임없이 기사화가 될 거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와 동시에 안 좋은 기사를 막고 해명하는 것도 중요한 PR의 기능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PR 활동은 물론 신차, 연식 변경 등 신제품 출시 보도 자료 및 발표 행사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자사 혹은 제품에 도움이 될 만한 토픽(속칭 야마)을 담고 있다면 무엇이든 보도 자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수시로 시승회나 제품 테스트 결과, 해외 수상, 1호 차 전달 등 다양한 내용의 레퍼토리의 보도자료들이 릴리즈됩니다.



르노삼성, SM6로 자동차 PR의 진수를 보여주다.

 그동안 자동차 업계에서 PR 파워가 가장 강한 곳은 현대기아차였습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홍보실을 통합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효율성 면에서 우위가 있으며, 현대 그룹의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만큼 PR에 대한 노하우 역시 굉장히 풍부한 편입니다. 또한 현대자동차그룹의 국내 사업 범위가 광활한 만큼 보도 자료를 낼 만한 거리도 가장 많았습니다.

 그에 반해 다른 곳들은 홍보를 홍보 대행업체에 맡기거나 직접 운영하더라도 소수의 규모인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열세였습니다.

사진: 르노삼성


 하지만 최근 들어 르노 삼성은 SM6를 통해 PR의 진수를 보여주며 현대기아차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대표 이사 자리에 오른 박동훈 사장이 PR의 달인인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SM6는 런칭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언론의 관심을 끌며 "대세"라는 인식을 심는 데 성공했습니다.

 박동훈 사장은 출시 전후 "새로운 기준", "남는 거 없이 팔아야 할 정도", "현대 기아차의 놀이터에서 놀지 않겠다" 등의 다소 파격적인 발언을 통해 기대감을 끌어올렸습니다.

 여기에 더해 사전 계약이 시작되자 지속적으로 계약량을 보도자료로 내면서 "대세" 이미지 형성에 나섰습니다.

 이는 신차 런칭에는 어느 회사나 각별히 공을 들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르노삼성의 PR 솜씨의 진면목은 그 이후에 드러납니다.

 르노삼성은 상대적으로 신차 효과가 떨어질 때부터 지속적으로 대중과 언론에게 이슈를 환기시킵니다.

 우선 8월 디젤 라인업 추가를 통해 다시 한번 언론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르노삼성 10-07 디젤 출시 관련 보도자료


 여기에 더해 10월에는 4만 대 돌파를 자축하며 SM6가 최고급 트림 위주로 팔린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했습니다. 여기에 바로 일주일 다시 한번, 전체 판매 대수로는 쏘나타가 앞서지만 자가용 등록 대수로는 SM6가 7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그동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택시 빼면 SM6가 진정 1등이라는 얘기를 확인시켜준 것으로 다시 한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SM6가 화두에 오를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이었습니다.

르노삼성 10-13 보도자료 (클릭 시 해당 보도자료로 이동)


 12월에는 국토부 주관 올해의 안전한 차에 선정된 것과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선정 2017 올해의 차에 뽑힌 것을 수상 사실과 시상식 두 번에 걸쳐 홍보하면서 다시 한번 대세 이미지를 굳혀갔습니다.

르노삼성 12-06 올해의 안전한 차 수상 보도자료 (클릭 시 해당 보도자료로 이동)

르노삼성 12-28 올해의 차 수상 보도자료 (클릭 시 해당 보도자료로 이동)


 이에 더해 이번 주에는 디젤 세단 중 SM6가 압도적으로 많이 팔리고 있다는 보도 자료를 통해 "압도하는 느낌"을 만들어갔습니다.

르노삼성 02-07 디젤 점유율 관련 보도자료 (클릭 시 해당 보도자료로 이동)


  사실 통상적으로 엔진을 선택하고 차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차를 선택하고 엔진을 선택한다고 가정했을 때는 SM6가 라인업이 적으니 디젤 선택 비율도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즉 SM6는 디젤, 가솔린, LPG 3개의 라인업인데 반해 쏘나타/K5는 디젤, 가솔린 3종, LPG, 하이브리드 등 6개의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디젤 선택 비중은 당연히 낮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또한 가장 많이 팔린다는 SM6 디젤 조차도 SM6 전체 판매량 대비 판매 비중은 15% 정도로 낮습니다. 이 얘기는 어차피 디젤 중형 세단 시장 자체가 큰 호응을 못 이끌어내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이런 데이터 해석에의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를 통해 토픽을 뽑아낸 PR 솜씨가 정말 대단합니다.

  르노삼성이 대단한 것은 보통 신차 효과가 떨어질 때 즈음에는 PR 활동에도 자연스럽게 소홀하게 되는데, 약 1년 동안에 걸친PR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SM6를 사람들의 관심사에 두는 데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물론 라인업이 극단적으로 적고, 홍보할 만한 차가 SM6와 QM6 뿐인 르노 삼성의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겠지만 비슷한 시기에 런칭한 말리부의 PR 활동과 비교해보면 더욱 더 인상적입니다. (말리부는 오히려 연식 변경 등으로 안 좋은 이슈들이 많았습니다.) 르노삼성의 지속적으로 보도 자료 토픽을 뽑아내고 대세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는 능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현대차의 침묵? 어떤 식으로 반격할까?

 사실 SM6의 보도자료는 결국 1위인 쏘나타를 겨냥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디젤 점유율 1위, 자가용 점유율 1위 보도 자료에서는 직접적으로 쏘나타를 거론하며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르노삼성 보도자료 중 디젤 중형 세단 판매량 비교표


 현대차 입장에서는 불편할 만도 한데 딱히 직접적으로 맞불을 놓고 있지는 않습니다. 사실 이런 식의 PR을 활용한 프레임 설정은 현대차가 즐겨 쓰던 방식이었는데 말이죠.

 이는 현대차가 상대적으로 다른 신차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거나, 딱히 대응할만한 보도 자료 거리를 찾지 못 해서 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르노 삼성이 지속적으로 PR에 신경 쓰면서 보도자료를 내는 PR 활동들은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소비자 인식 속 키워드를 조금씩 바꾸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이슈가 없어도 만들어내거나 조만간 나올 쏘나타 F/L을 통해서 어떤 식으로든 이슈 전환을 해내야만 합니다. 현대차 홍보실과 마케팅 담당들의 머리가 복잡해지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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