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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레시피 Sep 28. 2018

한국의 승차 공유 관련 논란, 어디까지 왔나? ③

업계 이해관계자 간 주요 논점과 택시 업계를 위한 제언

 승차 공유 논쟁 관련 3부작

① 한국에서 승차 공유 논란이 이어져 온 흐름
② 업계 이해관계자 간 주요 논점과 택시 업계를 위한 제언
③ 앞으로 예상되는 모빌리티 업계 내에서의 변화


승차 공유(라이드 셰어링)는 논란 중!

 우리나라 말로 "자동차 함께 타기"라고 할 수 있는 라이드 셰어링은 스마트폰의 확산과 함께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생활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왔습니다. 이러한 대세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라이드 셰어링이 점점 뜨거운 논쟁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란의 과거, 현재, 그리고 앞으로에 대해 3부작으로 다루어보았습니다.

라이드 셰어링=메가 트렌드


라이드 셰어링 자체는 전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커다란 흐름입니다. 세상은 점점 더 상호간의 연결이 쉬워지는 방향으로 발전 해왔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사람들 사이의 연결을 극대화하며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했습니다. 이제 다음의 커다란 흐름은 자동차 등 이동 수단들 간의 연결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커넥티드 카/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되고 난 후에는 소유하는 것보다 구독하는 것이 훨씬 더 저렴해질 것이며 이때에는 지금과는 다르게 차량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이러한 미래의 모습으로 가기 전에 자연스럽게 거치게 될 단계가 현재 가지고 있는 자원의 활용도를 극대화로 상승시키는 것 즉 "라이드 셰어링의 활성화"입니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기술 발전과 활용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막는 것은 잠깐일 수밖에 없으며 결국에는 급작스러운 변화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클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과공급이지만 출근 시간대와 저녁+심야 시간대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택시 산업의 자체의 문제는 택시 업계 자체적인 힘으로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택시 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중교통의 발전으로 인해 전반적으로는 과공급 상황이지만 특정 시간대에는 공급 부족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공급 부족 상황을 해결하는 데는 근본적으로 택시 산업 내부의 혁신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택시 전반적으로는 과공급 상황이기 때문에 특정 시간대만 공급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IT 기술을 접목해 신뢰성 있는 합승과 수요/공급 매칭 효율성을 증가해 해당 시간대의 공급 효율을 끌어올리더라도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누군가는 특정 시간대 특정 지역에서는 택시를 타고 싶어도 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공급 측면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특정 시간대에는 택시 가격을 올려서 수요를 감소시켜야 하며, 이럴 경우 불편하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이동할 수 있는 선택권을 국민들에게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대중교통의 확대로 해결하는 것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거대한 해결책입니다.

출처: 서울특별시

또한 택시 산업 자체에 남은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택시 산업은 심각한 구인난으로 인해 젊은 층의 유입이 매우 적어 고령화는 지금도 심각한 편이며, 고령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택시 기사의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이대로는 법인 택시 면허 1대 당 기사 수가 1인 이하로 곧 진입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택시 산업이 지금처럼 유지되기는 힘들 것입니다. 

2015년 5월 vs 2018년 5월 (출처: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


  택시 업계는 2013년 우버가 등장한 이래 우버를 몰아내는 데만 집중하고 우버를 몰아내는 데 성공한 이후에는 현실에 안주해 스스로 변화를 주도해나갈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아무 변화 없이 너무나도 많이 써버렸습니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늦지는 않았습니다. 택시 업계는 더 늦기 전에 모빌리티 변화 자체를 막으려하기 보다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택시가 어떻게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SKT나 티원 모빌리티와 같은 외부의 기업들과 손잡고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이러한 시도들이 더욱 적극적이고 빠르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다양한 형태의 모빌리티 기업의 등장


 스타트업은 소비자의 문제를 사업을 통해 해결하는 조직입니다. 모빌리티 시장에는 다양한 문제점이 혼재되어 있는 만큼 스타트업들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이미 한국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라이드 셰어링 업체들이 등장하고 있고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형태의 스타트업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6년~2017년에는 카풀 기반의 라이드셰어링 스타트업 풀러스,럭시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출퇴근 카풀이라는 제한에 묶여서 고전을 했기 때문에 2018년에는 이러한 형태를 벗어나 때로는 꼼수 같기도, 때로는 진득한 혁신 같기도 한 새로운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해가 잘 안되시죠? 그게 정상입니다 ^^; 사용자 입장에서는 쉽지만 실제 구조는 엄청 복잡한 모델입니다.

 대표적인 모델 중 하나가 렌터카와 대리운전기사 모델을 결합한 "차차"같은 서비스입니다. 이 서비스 모델은 렌터카 회사가 운전자에게 장기 렌트를 임대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수요자가 이동을 원해 호출을 하게 되면 장기 렌터카 (원)임차인이 해당 차량을 수요자가 있는 곳으로 이동+원임차인은 렌터카를 일시 반납 후 수요자가 임차인이 되고+원임차인은 대리기사가 되어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사실상 소비자가 느끼기에는 택시를 호출해서 타는 것과 마찬가지지만 법규 상 장기 렌터카를 반납 후 타인에게 단기 렌트하는 것은 쏘카의 제로카 사례가 있었고, 렌터카를 대리운전하는 것도 가능해 불법이라고 할 명확한 근거 조항은 없습니다. 국토부는 이를 여객운수사업법에 명기되어있는 유상 운송행위로 보고 제재를 가했지만 차차 측은 반론을 펴고 있는 상황입니다.

 차차의 모델을 살짝 비틀어 만든 모델이 "어디고"입니다. 어디고는 렌터카가 아닌 자차(혹은 가족보유를 개인에게 무상 대여한 뒤 이동에 따른 탁송료와 대리운전으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용을 받는 방식입니다. 이 역시도 지금은 시작 단계지만 서비스가 조금 더 커지게 되면 차차와 동일한 논리로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에 반해 합법적인 근거 내에서 서비스를 영위하는 모델도 있습니다. 쏘카에서 인수한 VCNC에서 개발한 "타다"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을 근거로 한 모델로 11인승 카니발을 활용해 기사 포함 렌터카 상품으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타다는 현재 비공개로 서비스를 테스트 중입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제18조(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
자동차대여사업자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동차 임차인에게 운전자를 알선하는 경우
(...전략)
바.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


 이 외에도 일정 인원 이상의 출근길 그룹을 모집한 뒤 해당 시간대와 지역을 원하는 전세버스 기사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모두의 셔틀"도 있습니다. 모두의 셔틀의 경우 해당 서비스를 여객사업체로 볼지 전자상거래 알선 거래업체로 볼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지만 전자상거래 알선 거래업체로 본다면 해당 서비스는 전혀 법규에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들이 라이드 셰어링에 도전 중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확장


 현재 한국의 모빌리티 서비스 끝판왕은 누가 뭐래도 "카카오모빌리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비게이션, 주차, 대리운전은 물론 카카오택시를 활용해 이동이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솔루션에 있어 가장 폭넓은 사용자를 확보한 기업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월 카풀 기반 라이드셰어링 기업인 럭시를 인수했으며 준비 기간을 거쳐 곧 카카오T 서비스에 카풀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카오T의 핵심 서비스는 택시라는 점과, SKT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는 상황을 고려해보면 카카오모빌리티가 라이드 셰어링을 서비스 메인으로 내세우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다만 기존에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 시간대에 버려지는 호출들을 카풀 드라이버들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2017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도 충분히 파급력은 클 것입니다. 우선 현재도 특정 시간대에는 버려지는 카카오택시 호출이 엄청나게 많은 만큼 카카오가 새롭게 도입할 라이드셰어링 서비스는 시장에 즉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까지 라이드셰어링 시장은 초기 단계(Early Stage)로서 풀러스나 럭시 등의 라이드셰어링 서비스는 아는 사람만 알고, 이용하는 사람만 이용하는 서비스였습니다. 하지만 카카오라는 전 국민에게 신뢰받고 친근한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이 라이드셰어링 서비스를 알게되고 경험해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면 라이드셰어링에 대한 대중화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카셰어링 분야에서는 이미 딜카를 런칭해서 운영 중입니다.

 라이드셰어링이 대중화될 가능성이 보이면 카카오모빌리티 외  자율주행차와 관련 있는 다른 대기업들의 시장 참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완성차 기업의 현대차, 통신 기술과 관련이 있는 SKT, KT 등의 통신사, 모빌리티 H/W 제조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삼성,LG 등은 어떤 식으로든 라이드셰어링 관련 부문에 진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해외의 우버, 그랩, 디디 등 해외의 라이드 셰어링 기업들 중 하나가 한국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카카오 모빌리티의 라이드셰어링 서비스 개시는 새로운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는 의문: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지금까지 승차 공유를 둘러싼 과거와 현재의 논란 그리고 앞으로 예상되는 변화들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현재로서는 앞으로의 진행 방향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것만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변화가 더디지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은 우리나라에서 승차 공유를 둘러싼 논쟁이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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