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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슨 Oct 04. 2020

<재즈가 된 힙합>을 출간했다




최근 몇 년간 많은 미국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어온 흑인 남성 작가 하닙 압두라킵의 근작이다. 이제는 전설이 된 랩 그룹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에 관해 에세이, 비평, 시, 메모아 등의 장르를 섞어가며 썼는데, 나는 아직도 이 책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하나 아는 게 있다면 내가 앞으로 이 사람이 쓰는 글은 모두 읽게 될 거라는 사실 정도랄까. (그의 다른 저서도 내년에 카라칼을 통해 발간될 예정이다.) 책이 ‘조용한 엔터테인먼트’라면, 압두라킵은 그것에 정확히 부합하는 글을 쓴다. 그의 문장과 구문은 간결하면서도 입체적이라 눈에 잘 들러붙는다. 또한 그는 서사적 은유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각기 다른 이야기들을 심리스하게 이어 붙여가며 더 큰 이야기를 만들어낼 줄 안다.


이 번역서를 가장 먼저 집어 들게 될 국내 독자가 대부분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의 팬일 거라고는 생각한다. 표지에 ‘A Tribe Called Quest’가 떡하니 자리하고 있으니, 이 책은 분명 트라이브를 좋아하거나 최소한 그 그룹을 들어본 적이 있는 이들에게 가장 빠르게 소구할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바라는 점이라면, 트라이브를 모르더라도 힙합 음악을 좋아하거나 심지어 그냥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은 뒤 내놓는 감상평을 조금이나마 들어보고 싶다는 것이다. 영미권 독자들의 호의적인 리뷰는 많이 접해보았지만, 한국 독자의 반응은 또 어떨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트라이브의 음악이 그랬듯, 나중에는 그 그룹을 몰랐던 사람들에게도 이 책이 조금씩, 천천히, 오래 읽히는 책으로 남게 된다면 그것만큼 흡족한 일도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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