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기적이면 어때. 나를 지키는 일인데.

딸들에게 전하는 편지

by Caraish
BC0504CC-FBFA-4063-8BF5-637F4BBE10EE.jpg 12월의 샌디에고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한데 아직까지 낯선

우리의 일그러진 일상 가운데에서도

또다시 웃을 거리를 만들어주고

억지로라도 바쁘게 움직일 일들을 제공해 주고

서툰 엄마를 세상의 전부라 믿고 따라와 주는 꼬맹이들. 고맙고 사랑해.


하지만 엄마가 너희를 지켜주는 것만큼이나

엄마가 엄마를 먼저 지키는 것도 중요해.


그래서 말인데 세 가지 부탁이 있어.

주말 아침에 너희 아침을 챙겨주고

엄마가 커피를 마실 때는 너희가 기다려줘.

마지막 한 모금을 마시고 나서부터는 정말 신나게 놀아주기로 약속해.

그리고 저녁시간에 엄마가 아빠랑 대화할 때는 너희도 끼어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조금만 기다려줘. 엄마도 아빠와 제대로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그 짤막한 5-10분 남짓이 참 중요하거든.

마지막으로 저녁에 너희를 먼저 씻겨주고 엄마가 씻을 차례가 되었을 때는 엄마 혼자만의 공간에 있고 싶으니 그럴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해.


부탁해 아가들.


그리고 너희 또한 성장해가면서 너 스스로 몸과 마음을 지키기 위해

자신과, 그리고 타인과 바운더리를 정해갈 때 엄마가 곁에서 지지하고 응원해줄게.


가끔은 좀 이기적이면 어때.

너를 지키는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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