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해진 스토리, 빈약해진 공포
안녕하세요! 카라멜팝콘M 입니다.
이번엔 제임스 완 감독의 <컨저링2>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2013년 여름,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로 입소문을 탔던 <컨저링>을 기억하시나요? 저도 당시에 보고나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는데요, 잔인하거나 죽지 않아도 그보다 더한 공포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신선했습니다. 엑소시즘 영화는 그동안 수없이 많았지만 <컨저링>이 공포를 전달하는 방식은 그동안의 것들과는 분명 사뭇 달랐으니까요.
그래서 <컨저링2>에 대한 기대는 저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관객들에게도 많은 기대를 받았습니다. 게다가 제임스 완 감독이 <컨저링> 히트 후, <분노의 질주:더 세븐>을 연출하고 호러영화 은퇴를 선언했지만 이를 번복하면서까지 연출한터라 관심이 더 집중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의 평점도 나쁘지 않고, 관람객들의 평점은 그보다 더 높은데요, 이는 역시 컨저링이라는 새로운 오컬트 브랜드 파워가 아닐까 싶네요. 관람 전에 예고편을 통해 미리 <컨저링2>를 접하고 혼자 보고 왔는데,
막상 관람을 하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예고편에서 보여준 포인트가 전부일 거라는 생각은 못 했는데, 거의 전부 였던거죠. 공포를 주는 타이밍이나 원인 제공 등이 이미 고스란히 예고편에 드러나 버려서 어느 정도 예상이 되어 버리더군요.
1편이 워렌 부부, 특히 아내인 로레인 워렌의 엑소시즘, 악령과의 밀고 당기는 영적싸움, 본질적인 퇴마장면을 보여주는데 치중하고 있다면 2편은 그보다 더 스토리를 치밀하게 구성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또 전편과 다르게 남편인 에드 워렌이 악령과 혈투를 벌이는 모습을 주로 다루죠. 단순히 악령과의 싸우고 퇴치하는 것 이상으로 악령의 배경과 원한, 원인까지도 모두 담아내려고 합니다.
그렇게 스토리 구성에 더 집중해서였을까요?
<컨저링2>에서 기대했던 간담이 서늘한 그 공포는 전작만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실제 워렌 여사가 이 사건만큼은 아직도 생각할 때마다 소름이 돋는다고 말할 정도로 강력한 악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허무하게 퇴치되어 버리죠. 차라리 <컨저링>에서 보여줬던 오감을 동원하게 만드는 본연의 공포심을 더 발전시켰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워렌 부부 역을 맡은 베라 파미가와 패트릭 윌슨의 캐미는 여전히 좋습니다. 자넷을 맡은 메디슨 울프라는 아역의 연기도 꽤나 훌륭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작년 말의 <검은 사제들> 생각이 많이 났었는데요, 구성도 제법 비슷하고 추구하고자 했던 분위기도 비슷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시 박소담의 연기가 정말 엄청났었다는 걸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컨저링>에서 마지막에 등장했던 워렌 부부의 오컬트 박물관은 이번에도 역시 등장하며 그때 나왔던 어린 여자인형(애나벨)은 다시 한 번 클로즈업 됩니다. (애나벨은 컨저링 1년 전 이야기로 2014년에 개봉되었습니다)
워렌 부부의 사건파일에는 아직도 많은 에피소드들이 남아 있을테니, 3편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임스 완 감독이 계속 메가폰을 잡을지는 모르겠지만 1편, 2편의 장점을 발전시킨 더 강력한 3편이 나오길 기대합니다.(혹은 아애 드라마 시리즈로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5개: 재미+작품성=어머, 이건 꼭 봐야해!)
(4개: 작품성or재미=딱히 싫어하는 취향이 아니라면 보면 좋을 영화)
(3개: 무난하게 볼 수 있는 킬링타임용)
(2개: 취향을 심하게 타고, 굳이 안 봐도 될...)
(1개: 왜 만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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